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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훈련 ‘축소’ 장기화…미일 ‘육해공 전방위’ 훈련과 대조 


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의 ‘노블 퓨전’ 연합훈련에 참가한 미 해군 F-35B 전투기가 4일 태평양 상공에서 KC-135 공중급유기로부터 공중 급유를 받고 있다.
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의 ‘노블 퓨전’ 연합훈련에 참가한 미 해군 F-35B 전투기가 4일 태평양 상공에서 KC-135 공중급유기로부터 공중 급유를 받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과 중국의 영향력 확대 시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이 근래 들어 연합훈련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한 훈련은 몇 년째 축소된 채로 진행되고 있는데, 북한 등 위협에 대한 한국과 일본 정부의 인식 차이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미한 준비태세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거듭 제기됐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중국 변수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역내에서 미국과 일본이 연합훈련을 강화하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미국 해병대는 이달 1일부터 7일까지 일본 해상자위대와 함께 일본 오키나와 근처와 미야코 해협, 루손해협 등에서 ‘노블 퓨전’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미국 국방부는 이 훈련이 동맹국과의 신속 통합기동 역량과 해상 거부작전 수행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2018년 이후 처음으로 미 해병 원정대와 상륙 준비단 등 2개 팀이 함께 작전을 수행했다는 사실에도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녹취: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 “This was the first time since 2018 that two Marine Expeditionary Unit, amphibious ready group teams were operating together in the Indo Pacific.”

앞서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는 1월 26일부터 이달 3일까지 합동 지휘소 훈련인 ‘킨 에지 2022’를 진행했습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미군 해병대 병력 2천650명과 FA 18 전투기, 일본 육상자위대 병력 약 1천 400명이 참여한 ‘레졸루트 드래곤’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지난해 미일 연합훈련 중 최대 규모였습니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이 기간 두 나라는 일본과 미국 본토에서 함께 진행한 ‘라이징 썬더 21’ 훈련, 미 항공모함인 칼빈슨함과 에이브러햄링컨함, 미 공군 B-1 전략폭격기 등이 참여한 훈련을 수 차례 진행했습니다.

이와 함께 일본 방위성은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2021년부터 최근까지 약 40건 이상의 미일 훈련 사진과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미일이 지상과 해상, 공중 등 전방위 분야에서 실기동훈련을 강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대규모 야외 기동훈련을 하지 않고 있는 미한 연합훈련과 대비됩니다.

미국과 한국은 남북, 미-북 정상회담이 시작된 2018년 이후 실제 병력·장비가 대규모로 이동하는 기동훈련(FTX)을 4년째 사실상 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대대급 이하 소규모 훈련은 지속하고 있지만 연대급 이상 훈련을 중단된 채 각자 실시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2020년부터는 코로나 관련 방역을 이유로 훈련 취소·축소도 잇따랐습니다.

실례로 3대 미한 연합훈련으로 불렸던 키리졸브(KR)·독수리훈련(FE)·을지프리덤가디언(UFG)은 2019년 폐지되거나 성격이 바뀌었습니다.

해마다 3~4월 전쟁 상황을 상정해 하는 대규모 기동훈련인 독수리훈련은 2019년 공식 폐지됐습니다. 3월 키리졸브연습,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은 2019년 ‘연합지휘소훈련(CCPT)’으로 규모가 축소되거나 대체 훈련을 진행됐다가, 2020년 이후부턴 코로나로 무기 연기 또는 축소돼 진행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규모 연합 상륙훈련이었던 쌍용훈련은 폐지됐고, 대규모 연합 공군 훈련인 ‘비절런트 에이스’도 대폭 축소돼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실시된 미한 주요 연합훈련인 2021년 8월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은 실병기동 훈련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지휘소훈련으로 진행됐습니다.

당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코로나19 상황, 연합방위태세 유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 지원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베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9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미한, 미일 훈련이 최근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은 ‘위협’에 대한 각 정부의 인식 차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벨 전 사령관] “Japan, in my view, sees a real and present danger to their security. And consequently, they've decided to attempt to do something about that. Specifically, that means strengthening their alliances with United States. So that result in a wide range of field, land, sea and air exercises…”

일본은 북한은 물론 역내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이 제기하는 위협을 자신들의 안보에 대한 실질적이고 현재적인 위험으로 인식한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미일동맹 강화 등 무언가를 시도하기로 결정했고, 그 결과 육해공 다양한 영역에서 미국, 그리고 역내 다른 파트너들과 함께 훈련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벨 전 사령관은 설명했습니다.

반면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남북한 평화 진전’을 유산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가운데 “(북한) 위협의 본질을 인식하길 꺼려한다”며, 이 때문에 “야전 기동훈련과 높은 수준의 지휘소연습 재개를 주장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 결과 북한 공격에 대한 준비태세와 북한 억지 역량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벨 전 사령관은 미국은 현재 동맹국과 안보 태세에서 선제적 접근이 아닌 대응적 접근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벨 전 사령관] “The United States is in a reactive security stance instead of a proactive security stance. So my sense is, as long as Japan is asking for increased participation in exercises and activities and security procedures …”

일본이 훈련 참여와 안보 절차 등의 강화를 요구하는 한 미국은 그렇게 할 것이지만, 한국이 이 같은 접근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미국은 굳이 강요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제임스 셔먼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한국과 일본은 미국과 별도의 방위동맹을 맺고 있어 훈련 성격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면서도 강력한 미한 방위태세 유지가 필요하다는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제임스 셔먼 전 사령관] “I am not concerned with the adjustments that the US and ROK have made to their exercise programs. As you state, COVID has caused some adjustments and the ongoing diplomacy with North Korea has resulted in scaling the exercises back. Having said that I do believe the ROK and US need to maintain the highest levels of readiness Again.”

코로나로 훈련이 조정되고 대북 외교 모색을 위해 축소되는 등 미한 훈련 조정에 대해 우려하지 않지만, 한국과 미국은 최고 수준의 준비태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런가 하면 현재 미한 연합군의 훈련 방식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우리는 대규모 훈련에 대한 북한의 불만을 민감한 문제로 여겨왔다”면서, “그러나 미국과 한국 군은 미국과 일본 군보다 훨씬 더 통합돼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오핸런 선임연구원] “As you know we have been sensitive to North Korean complaints about large exercises. But also, US-ROK forces are integrated much more tightly than US-Japan forces. We may not be doing the classic, huge exercises that also involve bringing in additional American forces from the region or the US. But every day, at the unit level, combined forces are practicing. I’m generally ok with that, since in the US, we usually train at the level of hundreds or low thousands of troops, not bigger than that”

오핸런 연구원은 “우리는 다른 지역이나 미국에서 추가 미군을 파견하는 방식의 전통적이고 대규모 훈련은 하지 않더라도, 매일 부대 차원에서 연합군이 연습하고 있다”면서 “미국에서도 보통 수백 또는 수천 명 병력 수준에서 훈련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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