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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발사 수천만 달러 소요…인도적 지원 방식 바꿔야”


북한은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1월 30일 지상대지상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 검수 사격 시험을 진행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달 11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최대 6천만 달러가 넘는 돈을 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민생을 외부 지원에 의존하는 북한이 막대한 비용을 무기 시험에 투입해 인도주의적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 지원이 아니라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데 원조 자금을 사용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이 지난달 7 차례에 걸쳐 11발의 미사일을 쏘면서 수천만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을 한 번 발사하는 비용은 최소 3백만 달러, 중거리 미사일 발사 비용은 1천만 달러 이상이라는 추정치가 나옵니다.

활발한 대북 지원 활동을 벌여온 국제 구호 단체들은 ‘수십 년 동안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온 북한이 미사일 실험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는 것을 우려하느냐’는 VOA의 질문에 “답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9일 VOA에 “우리는 정보를 제공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우리의 (북한 내) 활동은 현재 중단됐고, 상황이 허락하면 활동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만 밝혔습니다.

[국제적십자위원회] “Thank you very much for your query, for which we are not in the position to provide information. Our activities are currently suspended. We stand ready to resume operations once situation allows.”

유럽연합 인도지원 재난관리 사무국 대변인 역시 북한 미사일 비용과 인도주의 상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즉답을 피한 채 VOA에 이미 몇 차례 제공한 정보 외에 새로운 정보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유럽연합 인도지원 재난관리 사무국] “We have provided the following information to you and your colleagues at VOA several times. We don’t have new information.”

이어 “북한의 국경 봉쇄 상황에서 우리의 인도주의 파트너들은 북한에 접근하지도 못하고 활동하지도 못한다”며 “북한 내부에서 코로나 관련 지원을 제공할 수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유엔아동기금(UNICEF),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식량계획(WFP), 유엔개발계획(UNDP)은 수 천만 달러에 달하는 북한 미사일 발사 비용과 인도주의 상황의 인과 관계에 대한 질의에 논평하지 않았습니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OCHA)은 8일 “그런 전제에 대해 추측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 “In response to your requests below, please note that we cannot speculate on these propositions, and the United Nations remains concerned over the humanitarian situation faced by the people of DPRK Korea.”

다만 “유엔은 북한 주민들이 직면한 인도주의 상황에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는 선에서 말을 아꼈습니다.

북한의 무기 개발과 인도주의 상황의 연관성을 “추측할 수 없다”는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의 답변과 대조적으로 미국 정부는 북한의 식량난은 “재원을 빼돌리고 원조를 거부한 북한 정권 탓”이라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지난 7일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 정권이 인도주의적 위기를 자초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이 불법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취약한 북한인들의 필요를 우선 순위에 둠으로써 자국민의 안위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앞서 국무부는 수년째 중단된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을 재개할 계획이 있느냐고 질문할 때마다 “북한은 계속해서 자국민을 착취하고, 재원을 주민들로부터 불법적인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증강 쪽으로 빼돌린다”고 비판해 왔습니다. 또한 북한 주민의 빈곤은 모두 무기 개발을 위해 자국민을 희생시킨 김정은 위원장의 실패한 정책 때문이라고 비판하면서, 북한의 인도주의 위기는 정권이 자초한 것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밝혀왔습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같은 정권에는 반대하더라도 북한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김정은 정권과 주민을 분리해 접근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해 왔습니다.

북한이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미사일 발사의 비용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9일 VOA에 “미사일 발사의 한계비용(marginal cost)만 생각했을 때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한 번 발사할 때 300만 달러에서 500만 달러, 화성 12형과 같은 중거리 미사일을 한 번 발사할 때 1천만 달러에서 1천5백만 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한 번 발사할 때는 2천만 달러에서 3천만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박사] “If all you’re paying for is the marginal cost of missile launch, then for a short-range missile, it might be in the $3 million to $5 million range. If it’s a medium-range ballistic missile like the Hwasong-12 I would guess $10 million to $15 million. If it’s an ICBM probably $20 to $30 million.”

베넷 박사는 이 같은 비용은 미사일 자체와 연료, 발사 이후 추적 등을 감안한 것이라면서, 북한이 미사일 시설과 발사대, 인력은 이미 갖추고 있어 돈이 들지 않는 것으로 상정해 추산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1월 5일부터 1월 30일까지 7차례에 걸쳐 극초음속 미사일, 장거리 순항미사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등 11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베넷 박사의 계산 대로라면 북한이 1월에 발사한 단거리 10발과 중거리 1발은 최소 4천만 달러에서 최대 6천5백만 달러의 비용을 수반합니다.

국제 쌀 기준가로 통하는 태국 쌀 가격이 2월 현재 미 농무부 기준 1톤당 $430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쌀 9만 3천톤에서 15만 톤을 구입할 수 있는 비용입니다.

또 미국 옥수수 가격인 1톤당 $295달러를 기준으로 13만 5천톤에서 22만 톤의 옥수수를 구입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북한 주민 전체가 하루 소비하는 곡물량은 약 1만t이며, 한국 농촌진흥청은 올해 북한 식량이 80만 t 부족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미국 정부에서 수 십년간 북한 경제를 분석했던 윌리엄 브라운 전 조지타운대 교수는 9일 VOA에 미사일 실험에 드는 비용은 전체 미사일 프로그램 개발 비용의 일부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It’s the building of the missiles you know, the building of the nuclear weapons that cost, it’s not the testing of them. Testing is part of the building. We all should complain that they’re diverting resources to the military no question about that.”

브라운 전 교수는 “실험은 미사일 개발의 일부로, 미사일 프로그램과 핵무기 프로그램에 큰 비용이 들어간다”며 “북한이 자원을 군으로 전용하는 데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우리 모두가 이 문제를 지적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국제사회 대북 인도주의 지원 저조

브라운 전 교수는 북한 당국의 이 같은 자원 전용 문제와 관련해 세계식량계획 WFP 등 유엔이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To me, they don’t do near enough of a good job of pushing changes in North Korean policies. So this has been going on for 20 years, since at least the famine… If you want to help North Korea, the North Korean government won’t help you help them then it’s a lost cause. Use your money, use your sympathies from the rest of the world to push changes.”

브라운 전 교수는 세계식량계획이 1990년대 중반 대기근 이래 20년 이상 북한을 지원해 왔다며 “그들은 북한 정책의 변화를 압박하는 역할을 잘 하지 못했다”며 “북한 주민들을 돕는 일을 하는데 있어 북한 정부의 도움을 이끌어 내지 못한다면 대의를 상실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국제기구들은 “국제사회의 동정심과 자금을 북한에서 변화를 불러 일으키는데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1월 한 달에만 미사일 발사 비용으로 4천만 달러에서 6천 5백만 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국제기구들의 대북 지원 규모는 훨씬 미미합니다.

코로나 봉쇄의 여파로 많은 기구들이 올해 대북 지원 예산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세계식량계획 WFP는 지난달 발표한 ‘북한 국가 보고서’에서 올해 2천1백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유럽연합 인도지원 재난관리 사무국은 올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구호단체 컨선 월드와이드에 각각 25만 유로씩 총 미화 58만 8천 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VOA에 밝혔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국제사회가 지난해 북한에 제공한 인도주의 지원 자금을 1천540만 달러로 집계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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