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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한국 정부 임기 말 겹악재...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좌초 위기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기자회견하고 있다. (자료사진)

문재인 한국 정부가 임기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대북정책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좌초 위기에 놓였습니다. 종전선언 구상은 표류하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연초부터 북한의 무력시위가 이어지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다음달 4일 중국에서 열리는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정부 대표단 단장으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당초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미-중 갈등 격화에 따른 미국의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선언 등으로 이 같은 방안이 어렵게 되자 다각도의 검토 끝에 황 장관을 낙점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는 베이징동계올림픽 무대에서 미국과 남북한 그리고 중국 정상 간 만남을 통해 종전선언을 진전시키고 교착 상태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개하는 계기를 만들어 보려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이번 결정 과정에서 정치적, 외교적 고려는 없었다고 밝히고 있지만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고심의 결과라는 관측입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국과의 종전선언 문구 합의 이후 북한에 이를 제안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었지만 임기 막바지에 접어 든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 구상은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입니다.

[녹취: 김형석 전 차관] “종전선언이라는 것은 최고 정상들간에 만나서 상징적으로 선언을 하고 그걸 통해서 한반도 정세 변화의 문을 열겠다는 구상이었단 말이죠. 그 구상에 비춰보면 장관급이 가는 것은 그 구상을 실현시키기 어렵죠. 종전선언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대한민국 정부도 인식을 하고 장관을 대표로 보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같은 장관급이라도 외교부 또는 통일부 장관이 아닌 문체부 장관을 보내기로 한 것은 이번 대표단 파견이 올림픽이라는 체육 행사에만 초점을 맞췄음을 의미한다고 풀이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북한은 연초부터 연이어 다섯 차례나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며 한반도의 긴장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2018년 4월 행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 유예, 즉 모라토리엄 선언의 철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임기 내내 추진했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좌초 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는 한반도 상황은 북한이 핵무기 고도화에 집중하면서 미국과의 갈등이 증폭됐던 2017년 이전 상황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2018년 이후 이뤄진 미-북, 남북 정상 간 합의가 최소 수준에서라도 유지되는 국면이 이어질지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홍민 박사] “만약 북한이 기존 합의의 일정 부분 그러니까 최소한 모라토리엄 정도를 유지하면서 계속 간다면 아직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성과가 어느 정도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게 만약에 그렇지 않고 모라토리엄을 완전히 파기하는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다시 2017년으로 돌아감으로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성과가 거의 없는, 완전히 제로 상태로 돌아간다는 의미가 되거든요.”

신범철 센터장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의도는 의미가 있었지만 접근방식이나 성과 면에서 실패한 정책이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의 핵무기 고도화 의지를 막는 데 실패했고, 문재인 정부는 임기 말에도 여전히 대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북한이 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겁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최근 북한의 행태나 과거 관행을 고려할 때 임기 말에 놓인 문재인 정부와 별다른 협력을 시도하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 대신 그 기간 동안 한국 정부 역할이 제한되는 점을 활용해서 자신들의 핵 능력 고도화를 더을 전격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점에서 미사일 시험이나 그밖의 도발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한국 정부에서도 한반도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5일 서울에서 주한 대사들과 국제기구를 상대로 연 정책설명회에서 “다시 긴장과 교착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늘고 있고, 그래서 지금부터가 중요하다”며 “북한이 긴장 고조보다는 대화의 길을 선택하면서 엄혹한 대결의 시기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이 국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자료사진)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이 국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자료사진)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의 연이은 무력시위는 제재 등에 따른 내부 위기가 반영된 행동이라고 진단하고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단계적으로 대미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북한은 지금 판을 깨는 게 목적이 아니고 자기들이 원래 원했던 의도를 관철시키는 게 우선적인 목적이거든요. 그러나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북한은 아마 단계적으로 선을 넘을 거다, 그러나 바로 레드라인으로 가진 않을 겁니다.”

종전선언 구상이 표류하면서 한-중 양측에서 가능성을 열어놓았던 양국 정상 간 화상회담도 어려워졌다는 관측입니다.

한국 외교가에선 한-중 화상 정상회담이 올림픽 개최 전인 이달 말에 열릴 수 있다는 얘기가 돌았습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앞서 지난 12일 ‘1월 말 한-중 화상 정상회담을 개최하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결정된 사항은 없으나 정상 간 교류 중요성을 감안해 양측이 소통 중”이라고 답한 바 있습니다.

홍민 박사는 한국 정부의 준비 상황이 포착된 게 없다며 베이징올림픽 이후가 되면 3월 초엔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고 중국도 정협과 전인대 등 굵직한 정치행사가 3월 중하순에 열릴 것으로 보여 한-중 화상 정상회담을 갖기엔 일정 상 버거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 박사는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막바지라는 점에서 한-중 정상회담에서 나눌 의제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 또한 성사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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