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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광명성절' 앞두고 열병식 준비 동향...대미 긴장 고조 나설 듯


지난해 1월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8차 대회 기념 열병식이 진행되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유예 조치를 철회할 것을 시사한 가운데 선대 지도자들의 생일을 앞두고 열병식을 준비하는 동향이 포착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장 전략도발을 감행하기 보다는 미국의 반응을 지켜보며 긴장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김일성 주석 생일인 4월 15일 태양절 110주년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인 2월16일 광명성절 80주년 행사 준비를 논의했다며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이 있어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열병식 준비 장소인 평양 미림비행장 등에 막사를 짓고 군용트럭과 군인들의 이동이 분주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준락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도 20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북한 군의 정례적 동계훈련 이외의 특이동향을 묻는 질문에 “행사 준비 활동에 대해 면밀히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19일 열린 제8기 제6차 정치국 회의에서 김정일·김일성 생일을 성대히 경축하기 위한 결정서를 채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정치국 회의를 통해 지난 2018년 4월 취한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유예 조치 철회를 시사한 데 따라 선대 지도자들의 이른바 ‘정주년’ 생일을 맞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대거 동원한 열병식을 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북한이 ICBM 계열 미사일로 ‘화성-15’를 이미 시험발사한 데 이어 ‘화성-17’을 국방발전 전람회 등을 통해 공개한 바 있다며,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나 한반도 주변 역내 미군 기지를 겨냥해 아직 언급된 바 없는 ‘화성-16’ 같은 신형 장거리 미사일이나 중장거리 순항미사일 등을 깜짝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무기체계들을 점점 강한 것들을 한칸 한칸씩 보여주고 그 중간에 어떤 선언적인 메시지를 관영매체를 통해서 전달하면서 계속 긴장을 올려가는 방법을 쓸 건데 그 긴장의 정점은 어디냐 정점은 분명히 ICBM 발사일 겁니다.”

신 사무국장은 김정은 시대 들어서 한 해 열병식이 두 차례 열리기도 했다며 김 위원장이 대외 메시지용 또는 내부 결속용으로 열병식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에도 열병식이 두 차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광명성절은 중국에서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기간 중에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열병식을 통한 무력시위 수준에서 긴장 수위를 높이려고 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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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선대 지도자들의 정주년 생일 행사를 “승리와 영광의 대축전으로 성대히 경축함으로써 북한의 존엄과 위용을 남김없이 떨쳐야 한다”며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습니다.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은 경제난으로 통치력 강화를 위한 수단이 뾰족이 없는 북한으로선 미국과의 대립구도를 부각하며 백두혈통 혁명정신을 내세워 주민 결속에 나서는 양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김형석 전 차관] “통치력을 강화하려고 하면 뭔가 수단이 필요한데 지금으로선 외부의 엄혹한 현실 속에서 이것을 이겨내는 것은 백두혈통이라고 하는 혁명정신을 갖고 할 수밖에 없다는 그런 북한으로선 유일한, 불가피한 선택인 것 같아요.”

전문가들은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과 3월 한국 대통령 선거가 끝난 이후 북한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면서 그 결과에 따라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같은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는 행동까지도 나설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특히 4월엔 태양절 이외에도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후인 2012년 ‘당 제1비서’의 직함을 받은 11일과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추대된 13일까지 몰려 있고 같은 달 25일은 인민군 창건 90주년도 예정돼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이 태양절 등을 계기로 군 정찰위성을 쏘아올리는 이벤트를 준비 중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장거리 탄도미사일이지만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내세워 ICBM 발사 같은 노골적인 전략도발에 앞서 대미 압박 카드로 감행할 수 있다는 게 조 박사의 설명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8차 당 대회에서 ‘가까운 시일 내’라는 국방 분야에서의 표현이 두 번이 들어가는데 하나는 극초음속 미사일이고 하나는 군사정찰 위성입니다. 또 한국의 누리호 발사도 5월로 예정돼 있기 때문에 그리고 한국의 한-미 연합훈련도 3월 내지 4월에 개최될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렇다면 여기에 대한 북한의 여러가지 명분이 있을 수 있거든요.”

한편 중국은 미국의 대북 제재를 견제하고 북한을 옹호하는 메시지를 또 다시 내놨습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류샤오밍 중국 정부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는 20일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통화에서 “미국은 ‘제재 만능론’을 포기하고 실질적 조치를 내놓음으로써 북한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우려를 해결하고 대북 안보 위협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유예 방침을 철회할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으로 나온 겁니다.

중국은 또 러시아와 함께 미국이 북한의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해 추진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강화 방안에 대해 ‘보류’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무산시켰습니다.

박원곤 교수는 중국의 이런 태도는 북한의 향후 도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 교수는 다만 단거리 미사일에 대한 안보리 차원의 제재 논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해 온 중국이 이번에 보류 입장을 밝힌 것은 북한의 유예 방침 철회가 자칫 중국에게도 큰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ICBM을 쏘게 되면 중국도 굉장히 정치적 부담이 커지는 것은 분명하고요. 또 ICBM을 쏘게 되면 미국이 당연히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력을, 더군다나 한-미-일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분명한 명분을 더 주는 거거든요. 따라서 이것은 중국도 셈법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거든요.”

조한범 박사도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 인정은 타이완과 일본, 한국 등 역내 핵 보유 도미노를 빚을 수 있고 이는 미국과의 전략경쟁에도 불구하고 중국도 피해야 할 시나리오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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