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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탈북민 월북 사건으로 관리체계 도마 위에..."인력 충원, 전담기구 필요"


한국군 병사가 비무장지대 파주 인근 철책을 따라 걷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에서 2020년 11월 동부전선 최전방 철책을 넘어 망명한 탈북민이 1년여 만에 다시 월북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허술한 탈북민 관리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인력 충원과 정부 내 전담기구 설치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경찰은 지난 1일 강원도 고성 지역 22사단의 일반전초 즉 GOP 철책을 넘어 월북한 탈북민 A씨가 한국에 있을 당시 월북 징후를 보여 두 차례 상부에 보고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씨를 담당했던 노원경찰서는 지난해 6월 두 차례 A씨에게서 월북 징후가 보인다고 서울경찰청과 경찰청에 보고했지만 상부에서는 근거가 부족하다며 보강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지난해부터 월북을 준비하면서 중국과 러시아 여행 등을 알아본 정황도 파악됐지만 이후 추가 보고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때문에 탈북민 관리체계의 허점이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경찰당국은 탈북민 관리 인력 부족과 사생활 침해 문제 등으로 인해 효율적인 관리에 어려움이 크다는 입장입니다.

탈북민은 한국에 들어오면 정착교육기관인 하나원에서 12주간 사회적응 교육을 받은 뒤 거주지 전입 후 5년간 경찰 신분의 신변보호 담당관의 보호를 받게 됩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탈북민 3만3천752명의 신변보호를 담당하는 신변보호 담당관은 881명으로, 경찰 1명당 38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동지회 서재평 사무국장은 탈북민들이 밀집해 살고 있는 지역은 사정이 훨씬 더 나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서재평 사무국장] “전국에 보안경찰하고 전국의 탈북민 숫자를 평균 낸 거에요 그것은. 노원, 양천 등 탈북민이 집중돼 있는 구역에 있는 경찰서 경찰관들이 있잖아요, 한 명의 경찰관이 보통 적어도 100명을 담당해요 지금. 송파에도 (탈북민이) 600명이 되는데 송파경찰서 보안계 형사가 한 사람이 보통 80명 담당해요.”

탈북민과 가장 밀접하게 연락을 주고받는 신변보호 담당관의 인력 부족도 문제지만 탈북민들도 일정 기간이 지나 어느 정도 정착하게 되면 잦은 연락을 ‘감시’로 여겨 인권 침해 논란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경찰은 탈북민을 대북 활동과 북한의 위협 수위에 따라 가∼다 등급으로 분류해 관리합니다.

A씨를 포함해 대부분 다 등급에 속하는데, 가 등급이나 나 등급처럼 밀착관리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어서 담당 경찰관이 한 달에 한 번 꼴로 전화나 대면 만남을 하면서 특이점을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 사무국장은 탈북민들이 거주지 이전 등 국내에서의 이동상황에 대해 경찰에 잘 알리지도 않고 해외여행도 별 거리낌 없이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이우영 교수는 정부 내 탈북민 전담조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신변보호 담당관이 경찰로서의 자기 주업무와 병행해 탈북민 관리까지 맡는 현 방식으로는 형식적인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이와 함께 탈북민 정착 지원기관으로 전국에 설치돼 있는 하나센터는 정부가 민간에 위탁한 반관반민 기구로, 경찰이나 국가정보원 등과의 유기적인 네트워크 구축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전담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제안입니다.

[녹취: 이우영 교수] “이번 같은 경우도 경찰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면 경찰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되는 거거든요, 상담을 한다든지. 그런데 이런 것까지는 경찰이 할 수 없다는 거에요, 근본적으로. 하나센터에서 할 순 있겠지만 하나센터는 백업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그것은 완전히 공적 기구로 보기도 어렵고…”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한국으로 들어왔다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간 탈북민은 총 3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러나 이는 북한 매체 보도나 추가 조사 등을 통해 확인된 수치여서 실제로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탈북민 재입북의 상당 부분은 한국에서의 삶에 대한 기대치와 현실간의 큰 괴리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입니다. 차별과 소외를 경험하고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이번에 월북한 A씨도 2020년 11월 탈북 후 하나원 교육을 받고 사회에 나와 청소용역 등의 일을 하며 생활형편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4일 A씨가 한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북한이탈주민법에 따라 신변보호와 주거, 의료, 생계, 취업 등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이 이뤄졌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반적인 탈북민의 재입북 원인에 대해선 “재북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정착 과정에서 겪는 심리적 경제적 어려움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며 “통일부는 탈북민 정착지원제도에서 부족한 부분을 점검하고 제도 개선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한국사회가 탈북민들에 대한 포용성을 강화해야 하는 건 여전히 숙제라고 말했습니다.

조 박사는 그러나 탈북민들이 정부 지원에만 의존하려 하거나, 정부도 탈북민들을 보호 대상으로 관리감독하려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고 시대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탈북민 본인들의 책임성이 가장 중요한 시대가 됐어요. 과도한 한국사회에 대한 기대를 갖고 왔다가 사실은 이번에 월북한 사람도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니까 바로 올라간 거거든요. 이미 지금 있는 탈북 지원 체제도 만족스럽지 않지만 본인들이 노력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거든요. 한국사회에 정착하는 데 가장 큰 문제는 주택이거든요. 그런데 임대주택이라고 하는 게 월세만 내면 거의 반영구적으로 살 수 있는 체제가 갖춰져 있거든요. 한국의 일반 취약계층보다 훨씬 더 유리한 상황이거든요.”

한편 부승찬 한국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월북 사건과 관련해 지난 2일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대북통지문을 2회 발송했지만 4일 현재까지 북한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군 당국은 이번 월북과 연관이 있다고 볼만한 북한 군의 특이동향은 아직 없고 전체적으로 북한 군은 현재 동계훈련을 진행 중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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