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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비상' 북-중 교역 봉쇄 지속...북한 주민 '힘겨운 겨울나기'


지난 2017년 중국 단둥 중조우의교 입구에서 북한 신의주로 가는 화물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출현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이 다시 강화되면서 북-중 교역 재개가 지연됨에 따라 북한 주민들의 겨울나기가 한층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식량과 난방연료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재개가 기대됐던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 간 철도 교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새 변이종인 오미크론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또 다시 기약 없이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내 탈북민 단체인 탈북자동지회 서재평 사무국장은 2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단둥과 혜산 지역 소식통의 말을 빌어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철도 교역 봉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서재평 사무국장] “단둥에 북한 철도부 대표 한 명이 나와있어요. 그 쪽에서 나오는 얘기가 11월에 열릴 줄 알았는데 못 열고 올해 그리고 내년 동계올림픽까지는 못 열 것 같다, 확실하다 이거는.”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한 때 교역 재개에 보다 적극적이던 북한도 오미크론 때문에 국경 개방을 꺼리고 있다며, 중국은 3월에 양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베이징올림픽 이후에도 철도 운행 재개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북-중 간 주된 교역루트인 철도 봉쇄가 이어지면서 북한 주민들의 겨울나기가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탈북민 출신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추수한 작물이 시장에 풀리면서 안정을 찾는 듯 했던 북한 내 식량 가격이 교역 재개 지연으로 다시 불안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조 소장은 특히 옥수수의 경우 상대적으로 비싼 쌀을 대체하는 주요 작물인데다 수입이 중단된 밀가루와 설탕의 대체재로도 수요가 늘면서 1kg당 2천원 대 후반의 높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충희 소장] “옥수수가 밀가루가 수입이 안되니까 밀가루 대체효과, 설탕이 수입 안되니까 설탕 대체효과, 옥수수 물엿으로 하거든요. 그리고 쌀 대신 옥수수를 먹으니까 그 대체효과 때문에 옥수수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것 같아요.”

일본의 북한 전문매체인 ‘아시아 프레스’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기준 kg당 1천200원까지 떨어졌던 옥수수 가격이 지난 18일 기준으론 2천600원까지 올랐습니다.

쌀의 경우 옥수수만큼 급격하진 않지만 18일 기준 kg 당 4천700원을 기록하며 조금씩 오르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농촌진흥청은 최근 북한이 올해 총 469만t의 식량작물을 생산해 지난해 440만t 보다 7%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조한범 박사는 지난해 북한의 식량 생산은 역대 최악의 수준이었기 때문에 올해 일부 증가했다고 해도 이는 기저효과일 뿐 여전히 전체 수요에 100만t 정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올 가을 채소 농사도 나쁜 기후와 비료 부족, 병충해 피해 등으로 작황이 좋지 않아 북한 주민들의 ‘반년 식량’이라고 할 수 있는 김장을 못하고 있는 집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은 해마다 부족한 김장용 배추를 중국에서 수입했는데 신종 코로나 사태로 올 겨울 배추 확보가 어려워진데다 양념류의 가격 폭등도 주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 주민들의 주된 난방 연료인 석탄도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충희 소장은 북한에서 석탄 가격은 통상 매년 월동 준비 기간인 10월과 11월에 오르다가 12월이 되면 떨어지곤 했는데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충희 소장] “예를 들면 석탄 가격이 kg 당 160원, 170원 이렇게 올라갔다가 원래는 120원 정도로 다시 내려가든지 석탄이 없는 지역은 250원, 260원 올라갔다가 200원 정도로 다시 내려가든지 이렇게 돼야 정상인데 이게 정상으로 돌아가지 않고 가격이 올라간 상태에서 내려 오지 않고 있어요.”

이런 현상은 석탄 생산에 필요한 전력 부족에 따른 생산량 감소, 북-중 교역 봉쇄 장기화에 따른 화교 자본의 북한 석탄산업에 대한 투자 위축 등이 겹친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국제사회 제재를 피해 해상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석탄 수출 규모가 상당한 수준이어서 북한 주민들에게 돌아갈 석탄 공급량이 그만큼 줄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석탄이 중국에 수출될 때 주로 화교 자본이 들어와서 광산설비들을 최신식으로 교체하거나 유지 보수했고요. 그런데 그 화교 자본이 일단 안 들어오고요, 왜냐하면 수출이 끊겼으니까요. 그 다음에 석탄 가공할 때 전기가 충분히 공급돼야 해요. 그런데 동절기엔 일단 전기 공급이 수력발전이 제한되기 때문에 줄고요. 석탄이 오히려 역설적으로 풍족하지 않은 상황이 돼 버린 거죠.”

조 박사는 최근엔 북한 당국이 산림보호를 강조하면서 땔감마저 구하지 못한 주민들이 늘고 있다며, 나무를 무단 벌채할 경우 산림보호법 위반으로 강력한 처벌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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