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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 전원회의 이틀째...김정은, 농촌 발전 '혁명적 중대 조치'


북한 노동당 제8기 제4차 전원회의 첫날인 지난 27일 김정은(가운데) 국무위원장이 사회를 보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노동당 제8기 제4차 전원회의 첫날인 지난 27일 김정은(가운데) 국무위원장이 사회를 보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농촌 발전을 위한 혁명적인 중대 조치를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원회의가 농업 문제를 우선 현안으로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북한의 심각한 식량 사정이 반영됐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농촌 발전을 위해 “혁명적인 중대 조치”를 취했다고 29일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7일 개막한 노동당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의 2일차 진행 소식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이 “첫 날 회의에서 역사적인 결론 ‘2022년도 당과 국가의 사업 방향에 대하여’를 발표한 데 이어 2일 회의에서 사회주의 농촌 발전에서 중대한 변혁적 의의를 가지는 역사적인 보고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우리식 사회주의 건설의 전면적 발전을 지향하고 있는 현실적 조건과 시대적 요구에 맞게 농촌 진흥을 위한 중장기적인 발전전략과 중심과업, 구체적인 실행 방도들을 제시하고 혁명적인 중대 조치들을 취했다”고 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농촌 발전을 위해 제시한 ‘혁명적인 중대 조치’의 내용이 뭔지는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날 전원회의를 결속하면서 상세히 공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보고에 들어있는 ‘중대한 변혁적 의의를 가지는 역사적 보고’라거나 ‘새로운 농촌 건설 강령’ 등의 표현으로 모종의 파격적 조치가 취해졌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전원회의에서 농업 문제가 우선 현안으로 집중적으로 다뤄진 것은 북한 식량 사정의 심각성이 반영된 결과로 평가했습니다.

한국 농촌진흥청은 북한의 올해 곡물 생산량을 지난해 440만t보다 7% 증가한 469만t으로 추정했지만 연간 곡물 수요량인 550만t보다는 크게 부족한 실정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의 장기화로 중국이나 국제기구의 지원물자도 제대로 반입하지 못하면서 주민들의 식량난이 한층 악화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농민의 자율적 처분권을 확대한 분조관리제나 포전담당제를 도입한 바 있지만 이번엔 반대 방향의 조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경제의 사회주의적 성격을 강화하는 쪽으로 노선을 정했거든요. 농업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조치들은 나오겠지만 그게 파격적인 시장화 조치 이런 쪽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오히려 당과 국가의 계획경제 통제나 효율적 관리 이런 쪽일 가능성이 있지 파격적인 조치일 가능성은 좀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전원회의 2일차 현장사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체중 감량을 한 모습이 완연하게 드러났습니다.

김 위원장은 과거 셔츠를 입으면 목 부분이 꽉 끼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번엔 목젖이나 목 뒤쪽 부분이 셔츠와 간격이 생길 정도로 살이 빠진 겁니다.

김 위원장은 여전히 키와 비교해 과체중이지만, 최근 들어 상당한 수준으로 체중이 줄어든 게 확인되고 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김 위원장 체중이 2019년 약 140㎏였다가 20㎏ 정도 줄었다고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보고한 바 있습니다.

박원곤 교수는 김 위원장이 집권 후 자신의 체제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외모를 모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체중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느 정도 체제가 안정되면서 건강관리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처음에 할아버지 따라하기를 했고 그 다음에 2018년, 2019년엔 미국과의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게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얘기가 많이 있잖아요. 그 다음에 넘어오면서 장기전으로 가니까 북한체제에서 가장 큰 변수는 결국 김정은의 건강일 수밖에 없거든요.”

조한범 박사는 감량의 정확한 원인을 사진으로 확인할 순 없지만 주민들의 먹는 문제를 고민하는 최고 지도자가 과체중에 시달리는 모습은 비난의 빌미가 될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의 감량은 이미지 정치 차원에서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전원회의가 상정된 의정토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해 회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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