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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구호단체·이산가족 "북한 여행금지 재연장에 실망"


지난 4월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자료사진)

미국의 구호 단체들과 이산가족 단체들은 국무부의 북한 여행금지 조치 재연장에 큰 실망을 표시했습니다. 국무부의 이번 결정이 대북 지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왔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대니얼 재스퍼 미국친우봉사회 워싱턴 지부장은 지난달 국무부와의 간담회에서 요청했던 북한 여행금지 조치 해제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재스퍼 지부장] “ This decision reveals that the administration may not be serious when it expresses support for humanitarian cooperation and family reunions.”

재스퍼 지부장은 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그같은 결정은 대북 인도적 협력과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지지 표명이 진지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북한 내 취약 계층을 도우려는 미국 지원단체들의 노력을 방해하고 더 나아가 외교적 관여를 지연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하려는 미국 정부의 제안도 힘을 잃을 것이라고 재스퍼 지부장은 말했습니다.

만약 북한 여행금지 조치가 해제됐다면 북한에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확인시켜줄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겁니다.

재스퍼 지부장은 이번 조치가 재미 한인이산가족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녹취: 재스퍼 지부장] “It also represents a step backward on Biden’s campaign promise to pursue reunions between Korean Americans and their families in the DPRK. “

이번 결정은 한국계 미국인과 북한의 가족들의 상봉을 추진하겠다던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공약에서 한 걸음 후퇴했음을 보여 준다는 겁니다.

재스퍼 지부장은 더 나아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지지 입장의 진정성에도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재미이산가족상봉 추진위원회의 이차희 사무총장은 이번 결정이 북한에 있는 가족과의 상봉에 기대를 걸었던 한인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 사무총장] “북한에 가족이 있는 재미 이산가족의 90%가 80대에서 90대입니다. 시간이 이렇게 절박한 데 이번 조치는 우리 상봉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 건강하지가 못합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제약도 우리에게 큰 걸림돌입니다. 마치 이번 조치는 최종적으로 관에 대못을 박은 느낌이에요.”

이 사무총장은 또한 재미이산가족 상봉은 미국인 개인의 북한 여행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2017년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일주일 만에 숨진 사건을 계기로 북한

여행금지 조치가 발령됐지만 이산가족 상봉은 미국과 북한 간 공식적 협상 사안이라는 겁니다.

이 사무총장은 따라서 예외적으로라도 여행금지 조치를 풀어주는 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니얼 워츠 전미북한위원회 수석 고문은 이번 조치로 인해 대북 지원단체들이 활동 재개 시점이 다가왔을 때 제때 움직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녹취: 월츠 수석 고문] “When North Korea finally begins to lift its self imposed border closures, it will be crucial that humanitarian actors are able to resume operations inside the country as quickly as possible.”

북한이 스스로 부과한 국경 폐쇄 조치를 해제하면 인도주의 단체들이 가능한 한 빨리 북한 내부에서 활동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워츠 고문은 북한은 장기간의 국경 봉쇄때문에 가장 취약한 계층을 중심으로 심각한 식량과 의약품 부족 상황에 직면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처럼 신속한 인도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 여행금지 같은 ‘관료적 장애물’이 구호단체 활동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20년 넘게 북한에서 의료 지원 활동을 해 온 한 단체는 VOA 에 보낸 이메일에서, 지금 당장 대북 지원의 걸림돌은 북한 여행금지 조치가 아니라 국경을 장기간 봉쇄한 북한 당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단체는 북한이 이른 시일 내에 국경을 개방할 것 같지 않다며, 북한 여행금지 조치가 해제돼도 실질적으로 지원 단체들에게는 상징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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