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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일-러 4국 설문, 현격한 대북 시각차 드러내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아래 화력타격훈련을 실시했다면서 지난 5월 공개한 사진.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아래 화력타격훈련을 실시했다면서 지난 5월 공개한 사진.

북한 문제에 관한 한반도 주변 4개국 국민들의 인식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대체로 북한에 비판적인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비교적 북한에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박승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벨기에 브뤼셀자유대학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4개국 국민 각 1천 명씩을 대상으로 실시한 북한 문제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응답자들은 나라 별로 북한 문제에 관해 적잖이 다른 견해를 밝혔습니다.

우선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당시와 비교해, 현재 남북관계가 어떻게 달라졌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미국 응답자의 34%, 일본 응답자의 45%는 ‘달라진 게 없다’고 답했습니다.

‘더 나아졌다’는 응답은 각각 30%와 22%였습니다.

반면 중국 응답자의 52%와 러시아 응답자의 51%는 남북관계가 1년 전에 비해 ‘더 나아졌다’고 밝혔습니다.

‘달라진 게 없다’는 반응은 중국 17%, 러시아 26%뿐이었습니다.

지난 1년 사이 미-북 관계의 변화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미국 33%, 일본 44%, 러시아 40%의 응답자들이 ‘달라진 게 없다’고 했습니다. ‘더 나아졌다’는 응답은 각각 25%, 22%, 31%에 그쳤습니다.

반면 중국은 나머지 나라들과 대조적으로 54%가 ‘더 나아졌다’고 답했고, `달라진 게 없다’는 응답자는 22%에 불과했습니다.

북 핵 해결 방법으로 미국의 55%, 일본의 51%는 ‘외교와 제재 병행’을 선택했습니다. ‘외교만 해야 한다’는 응답은 각각 12%와 15%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외교 제재 병행’과 ‘외교만 해야 한다’는 응답이 동일하게 43%씩 나왔습니다. 러시아는 69%가 ‘외교만 해야 한다’고 답했고 ‘외교와 제재 병행’은 13%뿐이었습니다.

또 북한 문제의 최우선 순위 과제를 중요한 순서대로 꼽아달라는 질문에 미국과 일본 응답자들은 비핵화, 인권, 남북관계, 북한의 국제사회 편입 순으로 응답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비핵화, 북한의 국제사회 편입, 남북관계, 인권 순으로 답했고 러시아는 남북관계, 비핵화, 인권, 북한의 국제사회 편입 순이었습니다.

‘향후 미-북 대화에서 자국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일본 응답자들은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 32%, ‘미국을 지지해야 한다’ 30%,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 18%, ‘북한을 지지해야 한다’ 2% 순으로 답했습니다.

같은 질문에 중국은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 48%,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 27%, ‘북한을 지지해야 한다’ 17%, ‘미국을 지지해야 한다’ 3% 순으로 답했습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자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4국 모두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 비율이 미국, 중국, 러시아는 각각 63%, 67%, 51%로 과반수를 차지한 반면 일본 응답자는 31%만이 ‘긍정적’일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같은 질문에 일본 응답자의 24%는 ‘부정적’이라고 답해 미국 4%, 중국 11%, 러시아 2%와 대비됐습니다.

이번 설문조사는 영국의 전문 조사기관에 의뢰해 지난 5월 말부터 약 열흘 간 실시됐다고 브뤼셀자유대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연구팀을 이끈 이 대학 라몬 파체코 한국석좌는 “대중여론은 종종 국가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며 설문조사를 실시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VOA 뉴스 박승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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