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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선언 1주년] 2. 미-북 곳곳서 ‘불협화음’…양국 정상이 끌고 가는 ‘불안한 롤러코스터’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나란히 걷고 있다.

미국과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열고 6.12 공동성명을 발표한 지 1년이 됐습니다. 양측은 공동성명에서 새로운 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 한국전쟁 미군 유해 발굴과 송환 등 4개 항에 합의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어느 한 분야에서도 뚜렷한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대화 마저 중단된 상태입니다. VOA가 보내 드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 1주년 기획보도,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지난 1년 간의 미-북 간 만남에 대해 살펴봅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1년 전,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열린 역사적인 미-북 1차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역사적인 새출발을,

[녹취: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난 과거를 접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인 문건에 서명을 하게 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의 성공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Really fantastic meeting, a lot of progress. Really, very positive. I think better than anybody could have expected.”

싱가포르 회담이 굉장한 만남이었고 많은 진전이 있었으며, 그 누가 예상한 것보다 더 괜찮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양측은 이후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아슬아슬한 관계를 이어 가며 곳곳에서 불협화음을 냈습니다.

첫 번째 불협화음은 회담이 열린 다음 달 바로 나왔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7월에 평양을 방문하고 떠난 직후 북한이 곧바로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며 맹비난 한 겁니다.

미-북 관계에 이상기류가 생겼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7월 12일과 8월 1일 두 차례에 걸쳐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를 공개하며 이를 잠재웠습니다.

이후 진전되는가 싶던 관계는 머지 않아 다시 삐그덕 거렸습니다.

8월 23일, 미국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 임명 발표와 함께 폼페오 장관의 방북 계획을 알렸는데, 바로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폼페오 장관의 방북 연기를 결정한 겁니다.

한 발 나아가면 또 다시 뒤로 가는, 양측의 제자리 걸음은 이후에도 계속됐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9월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평양 방문 요청을 받은 뒤, 10월 7일 방북해 김 위원장을 면담했습니다.

이어 11월 5일, 미 국무부는 폼페오 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뉴욕 고위급 회담을 발표했는데, 이틀 뒤 돌연 연기됐습니다.

이처럼 엇박자가 계속되는 양측의 실무 협상에 동력을 불어넣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었습니다.

2019년 1월 1일,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대화에 다시 불을 지폈습니다.

[녹취: 김정은 국무위원장] “나는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반드시 국제사회가 환영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 역시 2019년 새해 첫 각료회의에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훌륭한 편지를 받았다며 2차 정상회담을 예고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I will probably now have another meeting. He'd like to meet. I’d like to meet.”

조만간 다시 만남이 있을 것이며 김 위원장과 자신 둘 다 만나고 싶어 하며, 조만간 다시 만남이 있을 것이라는 겁니다.

두 정상의 발언 이후 1월 18일 김영철 부위원장은 폼페오 장관과 고위급 회담을 연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면담하고, 또다시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습니다.

2월 5일,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2차 정상회담을 발표했고, 두 정상은 2월 27일, 약 8개월 만에 다시 마주 앉았습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정상회담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협상 결렬’이라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양국 정상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강조하며 다시 마주앉았지만, 비핵화 실현 방법에 대해서는 ‘일괄타결’과 ‘단계적 접근’ 사이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겁니다.

협상 결렬 이후 양국은 상대방에게 결렬 책임을 떠넘겼고 미-북 관계 역시 내리막길을 탔습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폼페오 장관을 협상 상대에서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폈습니다.

양측의 대화가 사실상 끊긴 가운데 김 위원장은 4월 12일 시정연설을 통해 올해 말까지를 미국과의 대화 시한으로 제시하며 미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이에 미국은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면서도 비핵화 조치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5월 4일과 9일 각각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며 협상 교착 상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작은 미사일’에 불과하다며 대화를 이어갈 뜻을 내비쳤습니다.

그리고, 싱가포르 회담 1주년을 하루 앞둔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한 번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며 양국의 관계가 좋아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어떻게든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양국 정상의 의지가 미국과 북한의 불신의 벽을 넘어 다시 한 번 만남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오택성입니다.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보내드리는 기획보도, 내일은 미국의 전문가들이 보는 비핵화 협상 재개 방안에 대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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