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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선언 1주년] 4. 미 전직관리 15인 설문 “단계적 비핵화 해법이 현실적...3차 정상회담 열릴 것”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해 6월 미국 뉴욕 한인타운의 한 식당에서 손님들이 관련 TV 뉴스를 보고 있다.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해 6월 미국 뉴욕 한인타운의 한 식당에서 손님들이 관련 TV 뉴스를 보고 있다.

미국과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열고 6.12 공동성명을 발표한 지 1년이 됐습니다. 양측은 공동성명에서 새로운 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 한국전쟁 미군 유해 발굴과 송환 등 4개 항에 합의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어느 한 분야에서도 뚜렷한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대화 마저 중단된 상태입니다. VOA가 보내 드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 1주년 기획보도’,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미국의 전직 관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북 협상 전반에 대한 설문조사 내용을 전해 드립니다. 안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VOA가 한반도 관련 분야에서 근무한 미국의 전직 관리 15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실시한 설문조사 문항은 모두 5개.

먼저, ‘하노이 회담’ 결렬의 책임이 어느 쪽에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15명 가운데13명, 약 87%가 미국과 북한 모두에 있다고 답했습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방부 차관보를 지내고 트럼프 행정부 출범 당시 국방부 정책차관 후보에 올랐던 메리 베스 롱 씨 입니다.

[녹취: 롱 차관보] “In fact, they’ve made progress on all of the other three pillars of the negotiation structure, the only one that they didn’t make as much progress on is the denuclearization. And there’s been misunderstanding for decades. And the issue is still coming to terms with what exactly denuclearization means.”

미국과 북한은 (싱가포르 공동성명 4개항 중) 3개 항에 대해 진전을 이뤘지만 비핵화 문제는 그렇지 못했고, 양국은 여전히 지난 수 십 년 간 비핵화 정의를 두고 언쟁을 벌여온 그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입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부차관보는 양측 모두 최대한을 얻으려 하면서 양보는 최소화한 것이 회담 결렬 원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Both of them were seeking maximum benefit and minimum concessions. This is often typical at the beginning of a negotiation, and both will have to make compromises.”

그런 일은 협상 초기에 전형적으로 있는 일이며, 미국과 북한은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수전 손튼 전 국무부 차관보 대행은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할 지를 결정하지 않은 채 협상장에 나온 북한”에 책임이 있다고 답했고,

북 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미국 대통령을 만난 김정은이 오히려 2005년 6자회담 때보다 더 적은 것을 내놓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They did offer an interesting plan on Yongbyun, but they’ve not offered in a kind of comprehensive roadmap for denuclearization.”

북한이 영변 핵 시설과 관련한 ‘흥미로운 제안’을 했지만 비핵화를 위한 포괄적인 로드맵은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지금은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전직 관리들이 생각하는 현실성 있는 비핵화 해법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만 ‘빅 딜’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답했고, 나머지는 ‘단계적 접근법’을 제시했습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한국주재 대사는 ‘하노이 회담’에서 드러났듯 비핵화 과정 마지막 단계에 제재를 완화하겠다는 방식의 ‘빅 딜’로는 미국의 궁극적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행동 대 행동을 기반으로 한 단계적 접근’이 비핵화를 진전시킬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버시바우 전 대사] “The ‘Big Deal’ is unlikely to succeed in that it withholds any sanctions relief until the very end of the process. A step-by step approach, based on the action for action principle, is the more realistic way to proceed.”

토마스 컨트리맨 전 국무부 차관 대행은 미국과 북한이 ‘빅 딜’을 이룰 방안은 없다면서,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점진적이고 상호 보완적 해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북한과의 협상 진전을 위한 목적으로 ‘빅 딜’과 ‘스몰 딜’ 등, 해법에 대한 논쟁을 벌일 수는 있겠지만, 그 정의를 나누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도 스몰 딜을 제시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I am for a deal that works. I don’t think we are in the position to describe the big deal that both sides would embrace. There’s no trust here between the North and the US. So I think the small deals that are verifiable that can follow one after the other after both sides get confidence in the other side’s performance makes more sense.”

자신은 (비핵화를) 작동시킬 수 있는 ‘딜’을 선호하는데, 미-북은 신뢰 관계가 구축되지 않은 만큼, ‘빅 딜’을 성사시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겁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따라서 검증 가능하고 양측이 서로의 행동을 신뢰하며 다음 단계를 이어갈 수 있는 ‘스몰 딜’이 타당해 보인다고 답했습니다.

메리 베스 롱 전 차관보는 큰 개념 안에서의 ‘스몰 딜’에 앞서,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만남 등을 통한 관계 구축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롱 전 차관보] “Whether it’s a big deal of a little deal, it can’t happen without the rhythm of regular meetings, because that’s how you get through these misunderstandings and misperceptions. So without that, you are not going to get a big deal or small deal. So the first this has to be a rhythm and building the relationships. And then, we will get small deals within a bigger concept.”

상호 규칙적인 만남을 통해서만 서로의 오해와 간극을 줄일 수 있으며,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빅 딜’ 이든 ‘스몰 딜’이든 어떤 것도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케네스 퀴노네스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빅 딜’과 ‘스몰 딜’은 ‘소설’에 불과하다며, (북한 비핵화는) 길고 더딘 과정이지 간단 명료하게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일한 해법은 북한의 핵 동결 대가로 경수로와 중유 제공을 약속했던 1994년의 ‘제네바 합의’ 와 같은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녹취: 퀴노네스 전 담당관] “There’s no such thing as a small deal or a big deal. We have to expect it is a long and slow process. There’s no simple, quick solution. The only solution is what we had in 1994 agreed framework.”

3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설문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15명 모두, 두 정상이 원하고 있는 만큼, 열릴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북한의 비핵화와 미-북 수교가 가능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13명, 87%가 ‘불가능하다’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힐 전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비핵화와 미-북 수교가 가능하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관건은 미국이 북한에 핵무기 없는 미래가 핵을 보유한 미래보다 더 좋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데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I think it’s possible, but the problem is that to make North Korea understand their future without nuclear weapons is better than the future with nuclear weapons.”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도 이에 대해 ‘신중하게 낙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빠른 시일 내 실무 협상을 재개하고 북한이 비핵화 ‘로드맵’과 ‘시간표’에 동의한다면 내년 대선에 앞서 실질적인 비핵화 단계에 들어서고, 미-북 수교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북한 비핵화를 이끌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보다 강력한 대북 압박으로 북한 정권의 옵션을 줄여나가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답했습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와 갈루치 전 특사는 초기 조치로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게 영변 핵 시설을 폐기하는 등의 진정성을 보인다면 미국 역시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말했습니다.

마크 토콜라 전 주한 대사대리는 의미 있는 비핵화 합의는 실무진과 전문가들을 통한 심도 있는 협상에서 나온다면서, 핵 신고서와 검증, 시간표 등 구체적 사안에 대해 합의할 수 있는 실무 협상 재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미-북 양측이 미-한 연합군사훈련 유예와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유지하면서, 핵 분열 물질 생산과 미사일 감축 등으로 북한의 역량을 제한해 나가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과 미국의 정치적, 경제적 보상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밝혔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하노이 회담 결렬의 책임

비핵화 해법 ('빅딜' vs '스몰딜')

3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전망

트럼프 임기 내 비핵화·미-북 수교 전망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부차관보)

양측스몰딜YESNO

수전 손튼 (전 국무부 차관보대행)

북한스몰딜YESNO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

양측스몰딜YES신중한 낙관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

양측

비핵화 정의부터 확립해야

YESNO

토마스 컨트리맨 (전 국무부 차관대행)

양측스몰딜YES

NO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양측스몰딜YES

NO

메리 베스 롱 (전 국방부 차관보)

양측스몰딜YESNO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

북한스몰딜YES북한 의지에 달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

양측스몰딜YESNO

더그 밴도우 (전 대통령 특별보좌관)

양측스몰딜YESNO

케네스 퀴노네스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

양측스몰딜YESNO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국대사)

양측스몰딜YESNO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양측빅딜YESNO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

양측스몰딜YESNO

마크 토콜라 (전 주한미국대사대리)

양측스몰딜YESNO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마련한 기획보도, 전직 관리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마지막 순서로 보내 드렸습니다. 안소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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