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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비핵화 협상 이전의 냉랭했던 상태로 되돌아가는 미-북 관계


지난해 8월 한국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군인들이 북한에서 송환된 미군 유해를 운구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한국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군인들이 북한에서 송환된 미군 유해를 운구하고 있다.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북한의 관계는 비핵화 협상 이전의 냉랭했던 상태로 되돌아갔습니다. 그나마 유지돼온 미군 유해 발굴을 위한 협의도 최근 중단되면서 모든 대화채널이 끊긴 상태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군 유해 송환 협의가 중단됐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요?

기자) 미국과 북한의 모든 대화채널이 끊긴 것을 의미합니다. 양측이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에는 한국전쟁 미군 유해 수습과 송환에 관한 조항이 있습니다. “신원이 이미 확인된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전쟁포로, 전쟁 실종자들의 유해 수습을 약속”한 겁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북한은 55구의 유해를 송환했습니다. 양측은 이후에도 장성급 회담과, 서신과 서류 등을 주고받으며 공동 발굴과 송환 문제를 협의해 왔습니다. 사실상 유일한 대화채널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마저 막힌 겁니다.

진행자) 양측이 아예 연락을 하지 않고 있는 건가요?

기자) 북한이 미국 측의 서신과 대화 제의에 응답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이에 따라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 (DPAA)은 북한 측과의 협의를 위한 노력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DPAA는 최근 성명에서 “북한 내 유해 발굴 활동에 대한 계획과 조율, 실행을 더 이상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가 유해 발굴과 송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유해 송환은 싱가포르 공동선언의 4개항 가운데 유일하게 진전을 이룬 사안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올 봄에 북한 지역에서 북한 측과의 합동 발굴이 가능할 것으로 낙관했었습니다. 미군은 지난해 9월에 열린 북한군과의 장성급 회담에서 장진호와 운산, 청천 등 다수의 유해가 묻혔을 것으로 추정되는 전투 지역에서의 공동 유해 발굴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하노이 회담이 잘 됐다면 올 봄부터 발굴 작업이 진행됐을까요?

기자) 지난해 싱가포로 정상회담 직후 짐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은 이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었습니다. 또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하노이 정상회담에 앞선 공개연설에서 “국방부가 한국전쟁 중 가장 치열하고 피해가 컸던 전투 지역에서 적극적인 유해 발굴 작업을 위한 계획을 북한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유해 발굴을 통해 끔찍했던 전쟁의 상처를 마침내 보듬을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었습니다.

진행자) 북한 지역에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전쟁 미군 유해가 몇 구나 되나요?

기자) 미 국방부에 따르면 약 5천300여구에 달합니다. 북한 내 유해 발굴 작업이 시작된 건 1996년이었는데요,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면서 지금까지 200여구 정도가 수습돼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미국은 해외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를 끝까지 찾아내 고국 땅에 안장하는 것을 모토로 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은 `국가의 약속 완수’를 자신들의 임무로 삼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북 사이에 대화 재개를 위한 움직임이 전혀 없는 건가요?

기자) 미국은 북한 측에 계속적으로 대화 재개를 위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지지를 밝히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유화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미국은 또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간 만남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일절 응답하지 않으면서, 관영매체를 통해 비핵화와 관련한 미국의 입장 변화만을 계속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도적 식량 지원에 대한 미국의 지지가 유해 발굴 작업 재개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식량 지원과 마찬가지로 유해 송환도 인도적 사안이면서, 신뢰 구축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식량 지원에 호응해 유해 발굴과 송환에 협력한다면,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유해 송환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건 잘 알려진 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미군 유해 송환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몇 차례에 걸쳐 감사를 표했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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