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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유럽, 이란 핵합의 탈퇴해야"...미 하원, 예멘 주둔군 철수 결의안 채택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4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중동 평화·안보 회의'에서 연설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4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중동 평화·안보 회의'에서 연설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유럽 주요국가들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에 동참하라고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촉구했습니다. 미 하원은 예멘 주둔 미군 철수 결의안을 통과시켰고요. 멕시코 마약조직 우두머리였던 ‘엘차포’가 미국 법정에서 유죄평결을 받은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유럽 주요국가들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해야 한다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말했군요?

기자) 네. 이란이 미국의 경제 제재를 회피할 수단을, 영국과 독일, 프랑스가 만들어줬다고 펜스 부통령이 14일 지적했습니다. 이들 유럽 동맹국이 ‘이란 핵 합의’ 탈퇴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어서 "전 세계가 이란에 맞서지 않으면 중동의 평화와 안전을 이룰 수 없다"고 이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진행된 중동문제 국제회의에서 연설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미 탈퇴하고 이란을 제재하는데, 나머지 나라들도 동참하라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이란 핵 합의’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서방국가들이 제재를 풀어 경제교류를 열어주기로 한 약속인데요. 지난 2015년 이란을 상대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들과 독일이 참가했습니다. ‘포괄적행동계획(JCPOA)’라는 이름으로 이듬해 발효됐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5월 탈퇴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탈퇴한 이유는 뭐였죠?

기자) 궁극적으로 이란의 핵 개발을 막을 수 없는 합의라고 봤습니다. 합의문에 ‘일몰조항’이 있어서, 몇 년 뒤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있고, 탄도미사일 개발을 막을 조항이 없는 점 등을 문제로 꼽았는데요. 그러면서 재협상하자고 했지만, 이란은 거부했고요, 미국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핵 합의 당사국들은 어떤 입장이었나요?

기자) 중국, 러시아는 이란의 입장에 적극 동조했고요.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나머지 유럽 국가들도 핵 합의를 유지해야 한다는 쪽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나라들은 미국의 제재를 피해 이란과 거래할 방법을 모색해왔는데요. 이런 행태를 펜스 부통령이 14일 연설에서 지적한 겁니다.

진행자) 펜스 미 부통령이 연설한 회의가 어떤 행사인가요?

기자) ‘중동 평화와 안보를 위한 국제회의’인데요. 미국과 폴란드가 주관했습니다. 60여 개국 외무장관이 참석했는데요. 이란에 맞서지 않고는 중동의 안정과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기자들에게 강조했습니다. 이란 정부와 연계된 것으로 파악된 테러조직 이름을 일일이 열거했는데요. 따라서 이란이 역내 최대 위협 요인이고, 이란의 도발을 억제하는 게 중동 지역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런 발언에 대해 이란은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이란은 불참했는데요. 이번 회의는, 미국이 조직한 ‘반이란 서커스’라고 비난했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같은 날(14일) 러시아 휴양 도시 소치로 향했는데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나 시리아 내전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그 밖에 나라는 이번 회의에서 어떤 발언을 했나요?

기자)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참석했는데요. 이스라엘 정부를 이끄는 총리로서, 외무장관과 함께 이란의 도발적 행태에 맞서고 있다고 말했고요. 이밖에 60여 개국 대표가 한자리에 모인 것 자체가, 이란이 일으키는 공동의 문제에 분명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2014냔 예멘 샤브와의 메이파마을에서 예멘 군들이 알카에다 기지를 향해 로켓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4냔 예멘 샤브와의 메이파마을에서 예멘 군들이 알카에다 기지를 향해 로켓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하원이 예멘에 주둔 중인 미군 철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하원이 13일 예멘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지원하고 있는 미군 병력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는데요. 찬성 248대 반대 177표로 통과시켰습니다. 미 하원이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을 발동시킨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전쟁권한법이라는 게 뭔가요?

기자) 미국이 베트남전에 개입했다가 패한 후 1973년 미 의회가 채택한 법인데요. 미국 의회에 '선포되지 않은 전쟁(Undeclared War)'에서 미군 병력을 철수시킬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하원의원들이 전쟁권한법을 발동시켜 예멘에 주둔 중인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의원들은 지난 2014년 예멘에서 내전이 발발한 이래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세계에서 가장 끔찍한 인도적 위기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나라의 하나가 됐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 바바라 리 의원은 이날 결의안 토론에서 "우리는 세계 최악의 인도주의 위기를 조성하는 데 일조했거나 이를 악화시켰다면서, 이 전쟁에 참전한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의원들은 또 사우디 주도 연합군의 오폭으로 병원이나 학교 등 민간 시설이 파괴되고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의원들이 예멘 내전의 참상뿐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동 정책도 비판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미군 철수는 서두르면서도 예멘에서의 미군 역할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최근 예멘 정부와 후티 반군이 평화회담과 휴전을 논의하고 있어 외국군의 개입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입니다. 미국 의원들은 또 연합군을 이끌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 왕실에 비판적이었던 언론인 자말 카쇼기 씨 살해 사건에 개입한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원을 통과한 결의안, 이제 어떤 과정이 남아 있습니까?

기자) 상원으로 보내지는데요. 상원도 지난해 말, 비슷한 결의안을 통과시킨 적이 있어 상원에서도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그렇게 되면 대통령 책상으로 갈 텐데요. 하지만 백악관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위협해왔습니다.

멕시코 마약조직 우두머리였던 호아킨 구스만(가운데)이 12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금지약물 밀거래와 불법 무기 유통, 살인 교사 등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멕시코 마약조직 우두머리였던 호아킨 구스만(가운데)이 12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금지약물 밀거래와 불법 무기 유통, 살인 교사 등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멕시코 마약조직 우두머리였던 사람이 미국 법정에 섰군요?

기자) 네. 호아킨 구스만, 멕시코의 전설적인 ‘마약왕(drug lord)’으로 불리던 사람인데요. 12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습니다. 금지약물 밀거래, 불법 무기 유통, 살인 교사 같은 공소 혐의 10개에 모두 유죄가 나왔는데요. 이대로 판결이 확정되면, 종신형을 살게 될 것으로 뉴욕타임스 등이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유죄 ‘평결’을 받았다고 하셨는데, 앞으로 ‘판결’ 절차가 있군요. 어떻게 다른 겁니까?

기자) 네, 평결은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내립니다. 이번 평결에서 배심원들은, 호아킨 구스만의 10개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고 의견을 모은 건데요. 판사가 이를 토대로 판결을 내립니다.

진행자) 종신형이 예상되는 멕시코 ‘마약왕’ 구스만, 구체적으로 어떤 범죄를 저질렀습니까?

기자) 멕시코 최대 마약 범죄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의 두목이었는데요. 콜롬비아 등지에서 조성한 마약을, 멕시코를 거쳐 미국에 유입시키는 일에 주력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1980년대부터 엄청난 돈을 벌었는데요. 그 후로도 다양한 불법행위로 세력을 더 키웠습니다. 돈으로 멕시코 현지 경찰과 정부 당국자, 정치인들을 포섭했고요. 경쟁 조직이나, 눈 밖에 난 사람들은 무차별 암살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 동안 아무런 처벌을 안 받았나요?

기자) 몇번 붙잡혔는데요. 감옥에서 도망쳤습니다. 1993년 멕시코 당국에 체포돼 수감됐지만, 2001년 빨래 더미에 숨어 탈옥했는데요. 교도관에게 뇌물을 줬습니다. 2014년 태평양 연안 휴양도시 마사틀란에서 검거 후 재수감됐는데요. 이듬해 독방 바닥에 땅굴을 파서 다시 탈옥했습니다. 구스만이 체구가 작아서 ‘땅딸보’, ‘꼬마’라는 뜻의 ‘엘차포(El Chapo)’라는 별명이 붙었는데요. ‘엘차포 탈옥 사건’이라고 각국 뉴스에 오르내리면서 세계적인 관심사가 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다 결국 다시 붙잡힌 거군요?

기자) 네. 그 뒤로 미국과 멕시코, 콜롬비아 사법당국이 공조수사를 강화했습니다. 결국 2016년 다시 검거돼서 이듬해 미국으로 신병 인도됐는데요. 유죄를 받더라도 사형집행은 안 한다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미 법무부는 지난 1980년대 말에 구스만을 기소했는데요. 30여 년 만에 미국 법정에 세운 겁니다.

진행자) 10개 혐의에 모두 유죄 평결이 나왔는데,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 연방검찰은 적극 환영했습니다. 평결 당일 법원 앞에서 원고와 피고 양측이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최종 판결이 나올 것을 기대한다고, 리처드 도너휴 미 연방검사가 말했습니다. 기결수로 미국 감옥에 갇히면, 탈옥도 할 수 없을 것이고, 사회로 복귀할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구스만 쪽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평결문 내용에 잘못된 판단이 많다고 변호인단이 주장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잘잘못을 따져볼 문제들이 다수 있어서, 항소를 통해 바로잡아나가겠다고 제프리 릭트먼 변호사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구스만이 멕시코 사람인데, 현지에선 이 재판을 어떻게 봅니까?

기자) 13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직접 의견을 밝혔는데요. 마약과 조직범죄자들이 이 사건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정례 브리핑에서 말했습니다. “구스만과 같은 길을 선택한 사람들이, 자유라는 귀중한 선물을 이해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는데요. 이 밖에 전직 대통령들까지 연이어 입장을 밝히면서, 멕시코 정계에서 주요 현안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직 대통령들까지 이 사건에 입장을 낸 이유는 뭔가요?

기자) 역대 대통령들에게 뇌물을 뿌렸다고 구스만이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구스만이 지목한 펠리페 칼데론, 엔리케 폐냐 니에토 전 대통령은 ‘거짓 주장’이라는 반박 성명을 냈는데요. 이 문제를 수사할지를 놓고 최근 멕시코 정계가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진행자) 구스만 문제가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수사로 이어질 수도 있겠군요?

기자) 그럴 가능성도 있는데요. 일단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밝혔습니다. “공식적으로 고소· 고발이 접수되면 수사할 수 있는 문제”라면서도, “우리(멕시코 정부)의 우선순위는 과거에 있었던 일보다, 미래의 부정부패를 예방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진행중인 구스만 재판, 판결은 언제 나옵니까?

기자) 재판부는 오는 6월 선고 공판을 예고했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대로, 검찰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기대하고 있는데요. 배심원단이 이번에 10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평결했기 때문에, 종신형 판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주요 매체들이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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