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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FBI, 선거참모 불법 감청”...트럼프 전 변호인, 대통령과 대화 몰래 녹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수사국(FBI)과 연방 법무부를 다시 비난했습니다. 해외정보법원을 속여 자신의 선거 참모였던 카터 페이지 씨를 불법적으로 감청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씨가 트럼프 대통령과 내연 관계라고 주장하는 여성을 입막음하는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한 대화를 녹음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연방 정부가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멸종위기종법’ 개정안을 공개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FBI와 연방 법무부를 다시 비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22일과 23일 인터넷 트위터에 비난을 쏟아놓았는데요. 중요한 내용은 FBI와 연방 법무부가 해외정보법원(FISC)을 속여 자신의 선거 참모였던 카터 페이지 씨를 불법적으로 감청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민주당과 바락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대선 기간 자신의 선거 진영을 감시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이 필요한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지난 21일 저녁에 해외정보법원이 공개한 문건이 발단입니다. 해당 문건은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 기간 트럼프 후보 진영에서 잠깐 외교자문역을 맡았던 카터 페이지 씨 감청 요청서입니다. FBI가 대선 기간 전후 페이지 씨를 감청하기 위해 해외정보법원에 영장을 신청했었는데, 이때 법원에 제출한 문건이 공개된 겁니다.

진행자) 그럼 FBI가 감청 영장을 신청한 이유가 문건에 나와 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문건에 나와 있는 감청을 요청하는 이유가 논란입니다. FBI는 페이지 씨가 러시아 정부를 위해 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FBI는 지난 2016년 10월 처음으로 감청을 신청하면서 페이지 씨가 러시아 정부의 포섭 대상이었다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FBI는 페이지 씨가 러시아 정보요원을 비롯한 러시아 관리들과 관계를 맺고 이들과 협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참고로 FBI는 모두 네 차례 페이지 씨 감청 영장을 법원에 신청했습니다.

진행자) 페이지 씨 측 설명은 어떻습니까?

기자) FBI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페이지 씨는 해당 문건이 공개된 다음 미국 CNN 방송과 회견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FBI 설명이 말도 안 되고 어이 없는 얘기라고 반발했습니다. 그는 지난 2013년에 에너지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 대통령궁 측에 자문해 주고, 2016년엔 러시아 학교 졸업식에서 연설한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은 어느 외국 정부를 위해서도 일한 적이 없다고 페이지 씨는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해외정보법원이 감청 요청서를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이런 문건은 다 비밀내용인데요. 하지만, 뉴욕타임스와 유에스에이투데이 등 몇몇 언론 매체가 ‘정보자유법’에 따라 소송을 낸 결과, 결국 공개됐습니다.

진행자) 페이지 씨 감청 문제는 올해 정치권에서 크게 논란이 됐던 이른바 ‘누네스 메모’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누네스 메모는 FBI가 페이지 씨 감청 영장을 부적절한 방법으로 받았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진행자) 부적절한 방법이라면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라는 겁니까?

기자) 네. FBI가 법원에 영장을 신청할 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진영이 돈을 댄 회사가 고용한 사람이 모은 정보에 대부분 의존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 정보가 담겨 있는 문건이 이른바 ‘트럼프 문건’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누네스 메모는 FBI가 페이지 씨에 대한 감청 영장을 모두 네 차례 신청했고, 그때마다 문제가 된 정보를 법원에 제출했는데, FBI 측이 자신들이 제출한 자료에 정치적인 영향력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법원에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메모는 결론적으로 FBI가 반트럼프 성향을 가진 사람이 모은 신뢰성 없는 정보를 이용해 감청 영장을 받았다면서, 이는 FBI와 FBI를 감독하는 연방 법무부가 자신들에게 부여된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페이지 씨 감청 건이 누네스 메모에 이어서 이번에 다시 논란이 된 건데, 관련 문건 공개에 대한 정치권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예상하시겠지만, 당적별로 반응이 확연하게 갈렸습니다. 먼저 공화당 측은 대부분 FBI와 해외정보법원을 비난했습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 의원은 페이지 씨 감청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요. 역시 공화당 소속인 굿 라티 하원 법사위원장도 감청 영장이 트럼프 문건이라는 가짜 문건에 근거해 발부됐다면서 영장을 내준 해외정보법원을 다시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는 그간 오바마 행정부가 대선 기간 트럼프 선거 진영을 줄곧 감시했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FBI와 연방 법무부를 동원해 불법적으로 감시했다는 건데요. 이번에 나온 감청 요청서로 그런 주장이 확인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마녀사냥인 뮬러 특검 조사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쪽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역시 트럼프 진영과 러시아와의 유착 관계가 확인됐다면서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씨가 다시 뉴스가 됐군요?

기자) 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이 가장 먼저 보도했는데요. 코언 변호사가 지난 2016년 대선 수주 전에 당시 트럼프 후보와 나눈 대화를 몰래 녹음한 테이프가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당시에 무슨 얘기를 한 건가요?

기자) 네. 트럼프 후보와 내연관계를 유지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을 입단속 하는 문제를 논의했는데, 이때 오간 대화를 녹음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 여성이 성인 잡지 모델 출신인 캐런 맥두걸 씨였죠?

기자) 맞습니다. 맥두걸 씨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 내연 관계를 유지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대선 기간 맥두걸 씨가 이 사실을 폭로하려고 하자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친한 잡지사 사장이 맥두걸 씨 측에 돈을 주고 얘기를 샀는데, 이 이야기는 기사로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실을 모른다고 줄곧 부인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FBI가 코언 변호사를 압수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녹음테이프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입막음을 위해서 돈이 건네졌는데, 이 돈의 출처가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만일 이 돈이 트럼프 후보 선거 진영에서 나갔다면 연방 선거법을 어긴 것이 됩니다.

진행자) 이 보도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코언 변호사가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는 사실을 들어보지 못했고, 그랬다면 아마 불법이라고 지적했는데요. 그러면서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CBS 방송 등 언론들은 뉴욕의 경우, 대화 당사자 가운데 한쪽이 녹음하는 게 불법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변호를 맡은 루돌프 줄리아니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언 변호사와 맥두걸 씨 문제를 논의한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는데요, 하지만 그뿐이고, 대통령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코언 변호사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코언 씨 변호인 래니 데이비스 변호사는 어떤 시도도 녹음테이프 안에 담긴 것을 바꿀 수 없고, 이 녹음이 코언 씨에게 해를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코언 씨는 현재 금융사기 등 혐의로 연방 검찰에 기소된 상태입니다.

미국 정부가 알래스카주에 지정한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멸종위기종인 북극곰 어미와 새끼들이 이동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알래스카주에 지정한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멸종위기종인 북극곰 어미와 새끼들이 이동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에 ‘멸종위기종법(Endangered Species Act)’이란 법이 있는데요. 미국 연방 정부가 이 법의 개정안을 공개했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네. 해당 법을 집행하는 부서인 연방 내무부와 상무부가 함께 발표한 내용인데요. 개정안은 기존 멸종위기법의 중요한 항목을 삭제하거나 변경했습니다.

진행자) 이 멸종위기종법이란 게 어떤 법입니까?

기자) 만들어진 지 45년이 된 법인데요.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한 법입니다. 이 법에 따라 미국에서는 현재 동식물 1천600개종 이상이 보호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연방 정부가 공개한 개정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나요?

기자) 중요한 항목들을 정리해 보면요. 먼저 ‘절멸위협종(Threatened Species)’을 모두 ‘멸종위기종(Endangered Species)’에 준하게 보호하던 항목을 없앤 것이 눈에 띕니다. ‘절멸위협종’은 ‘멸종위기종’보다 멸종할 위험이 한 단계 낮은 종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가장 높은 수위로 보호하는 동식물 대상을 줄이겠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런가 하면 절멸위협종을 정의하는 기준도 바뀌었습니다. 기존에는 이걸 ‘예견할 수 있는 미래(foreseeable future)’에 멸종위기에 처할 종이라고 정의했는데, 개정안은 이 기준도 강화했습니다. 또 주무 부서가 보호 대상을 정할 때 기존 법은 경제적인 영향을 고려하지 말라고 규정했는데, 개정안에서는 이 항목이 빠졌습니다.

진행자) 경제적인 영향이라면 구체적으로 뭘 말하나요?

기자) 보호 대상이 된 동식물이 사는 지역은 개발이 제한되거나 금지되는데, 이런 조처가 가져오는 경제적 효과를 말합니다. 개정안은 경제적인 효과가 아니라 오직 최선의 과학적-상업적 정보에 근거해 보호 대상을 정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사실, 이 ‘멸종위기종법’을 반대하는 쪽에서 제일 문제 삼는 것이 바로 경제적인 피해였죠?

기자) 맞습니다. 절멸위협종이나 멸종위기종이 사는 곳에는 도로나 송유관을 마음대로 놓을 수도 없고요. 대규모 토지 개발이나 자원 개발도 제한됩니다. 그래서 특히 미국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농장주나 지역 정부, 그리고 에너지 회사가 이 법을 개정해 달라고 오랫동안 요구해 왔습니다.

진행자) 개정안이 실행되면 자원 개발이나 토목 공사 등 그간 규제됐던 사업들이 다시 추진될 수 있겠군요?

기자) 역시 그렇게 되기가 쉽겠죠? 또 허가를 받고 추진되던 개발 사업도 멸종위기종법에 근거해 소송이 제기되면 제동이 걸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개정안이 실현되면 이런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도 많이 줄어들 겁니다. 한편 연방 내무부는 이번 개정안이 불필요한 부담을 주는 규제를 제거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환경보호단체들로서는 이 개정안이 달갑지 않겠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환경 보호론자들은 멸종위기종법이 생물종 보호에 큰일을 했는데, 연방 정부안대로 법을 고치면 환경에 막대한 피해를 줄 것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한편 상무부와 내무부는 앞으로 60일 동안 이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합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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