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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북한의 미·북 정상회담 침묵, 이례적이지 않아


지난 9일 일본 도쿄 거리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일 일본 도쿄 거리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북한은 미-북 정상회담이 합의된 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은 백악관이 중심이 돼 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그룹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북한은 미-북 정상회담뿐 아니라 남북정상회담 개최 사실도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더딘 발표는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북한은 가령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당선자가 확정된 지 일주일 넘게 지나서야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했었습니다.

진행자) 혹시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기자)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북한은 미-북 간 정상회담 성사가 결정된 직후 공개리에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 10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가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서였는데요. 박성일 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이 이메일에서 “이번 정상회담 결정은 미-북 간 모든 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우리의 일관되고 원칙 있는 입장과 일치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이렇게 볼 때 북한은 일반 주민들에게 아직 회담 개최 사실을 알리려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일본 내 친북단체인 조총련 기관지는 미-북 정상회담 기사를 보도했다가 삭제했다지요.

기자) `조선신보’는 지난 10일 `일정에 오른 조-미 수뇌회담, 전쟁 소동의 종식과 평화 담판의 시작'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가 다음날 삭제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가 없는 상황을 감안한 조치로 보입니다.

진행자) 미국이나 한국 정부는 북한이 아무런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미국은 특별한 언급을 한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미-북 정상회담의 의미를 강조하면서, 큰 성과를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 나름대로 입장 정리에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북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리는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없을까요?

기자) 현재 그런 조짐은 없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매튜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주도하는 실무그룹이 구성돼 정상회담을 준비 중입니다.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내정자가 책임을 지고 회담 준비를 총괄하도록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정상회담 준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나요?

기자) 백악관을 중심으로 국무부와 국방부, 중앙정보국 등 관련 부처 당국자들이 모여 회담 전반에 관한 사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NN’ 방송에 따르면 지난 14일 백악관 주도로 첫 실무그룹 회의가 열렸습니다. 한국 정부의 사례를 보면,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가 구성돼 의제와 전략 수립, 의전과 장소 선정 업무, 홍보와 취재 지원 등으로 분야를 나눠 구체적인 준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당장 회담 일자와 장소가 관심사인데요. 아직 확정된 건 없지요?

기자) 회담 일자와 장소는 미국과 북한이 협의해 결정할 텐데요, 물밑 논의가 진행 중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장소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 관계자는 워싱턴을 선호하고 있음을 내비치면서, 가능성은 낮지만 평양도 검토 대상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판문점 개최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직 공식 발표는 없지만, 북한도 내부적으로 준비를 진행 중이지 않을까요?

기자) 그런 보도를 한 한국 언론이 있습니다. 한국의 `YTN’ 방송은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일종의 태스크 포스로 북한이 `수뇌회담 상무조’를 구성했다며,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방송은 또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은 첫 외교무대 데뷔를 앞두고 준비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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