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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중·러, 대북압박 강화하라”...각국 외무장관들, 안보리서 북한 규탄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5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관련 안보리 장관급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5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관련 안보리 장관급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에 대한 각국 장관들의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중국과 러시아가 지금보다 대북 압박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이 바뀌지 않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틸러슨 장관] “Upon taking office, President Trump identified North Korea as the United States’s greatest national security threat. That judgment remains the same today…”

틸러슨 장관은 15일 유엔 안보리가 ‘비확산과 북한’을 주제로 개최한 장관급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기 북한을 미국의 가장 큰 국가안보 위협으로 규정했다”며 이러한 판단은 오늘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은 지난달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이후 미 본토 어느 지역이라도 공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주장했다면서, 북한의 증대되는 역량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주장을 공갈 협박으로 치부하지 않는다고도 했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따라서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을 향해 결의 이행을 넘어 대북 압박을 높여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녹취: 틸러슨 장관] “Continuing to allow North Korean laborers to toil in slave-like conditions inside Russia in exchange for wages used to fund nuclear weapons programs calls into question Russia’s dedication as a partner for peace…”

러시아는 북한 노동자들이 노예와 같은 조건에서 일을 하도록 허용해 이들의 임금이 핵무기 프로그램에 사용되도록 하고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러시아가 평화를 위한 협력국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고 틸러슨 장관은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의 경우, 원유가 북한 정제소로 유입되도록 하고 있다며 자국민들에게 심각한 안보 영향을 끼치는 이번 사안을 해결하겠다는 중국의 의지에 대해 미국은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미국의 대북 압박 노력의 궁극적인 목표가 북한과의 대화라는 점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녹취: 틸러슨 장관] “Last spring, the United States initiated a peaceful pressure campaign of economic and diplomatic sanctions against North Korea, with the intent of setting conditions for North Korea to engage in serious negotiations toward the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abandonment of its nuclear weapons programs…”

지난 봄부터 미국이 시작한 북한 경제와 외교에 대한 제재, 즉 평화적 압박 캠페인은 북한과 진지한 협상 조건을 만들고자 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진지한 협상의 방향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북한의 핵 무기 프로그램 폐기라고 확인했습니다.

틸러슨 장관은 최근 논란이 됐던 ‘북한과의 대화 전제조건’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습니다.

[녹취: 틸러슨 장관] “As I said earlier this week, a sustained cessation of North Korea’s threatening behavior must occur before talks can begin. North Korea must earn its way back to the table. The pressure campaign must, and will, continue until denuclearization is achieved. We will, in the meantime, keep our channels of communication open...”

이번 주 초 말했듯, 대화가 시작되기 전 북한의 위협적인 행동이 지속적으로 중단돼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대화 테이블로 돌아와야 하며, 동시에 압박 캠페인은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계속될 것이고, 또 계속돼야 한다고 틸러슨 장관은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대화 채널을 계속 열어둘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틸러슨 장관은12일 워싱턴의 애틀랜틱카운슬에서 열린 포럼에서 북한과의 첫 번째 대화는 전제조건 없이 할 수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당시 발언은 북한과의 대화 조건을 분명히 했던 미국 정부의 과거 기조와 다른 것으로, 대북 접근법에 변화가 생긴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습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5일 유엔 안보리 장관급 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대화 전제조건 등에 대해 추가로 설명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5일 유엔 안보리 장관급 회의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대화 전제조건 등에 대해 추가로 설명하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회의가 끝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대화 전제조건에 대해 추가로 설명했습니다.

[녹취: 틸러슨 장관] “With respect to the talks, we are not going to accept preconditions. You heard others called for a freeze for freeze, we do not accept a freeze for freeze as a precondition to talks. We do not accept any relaxing of the sanctions regime as a precondition of talks…”

틸러슨 장관은 미국은 어떤 전제조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쌍중단’이나 ‘제재 완화’, ‘인도적 지원 재개’ 등을 전제조건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의 대화 채널은 열려 있으며 북한도 이를 인지하고 있고, 대화를 하고 싶으면 어떤 문을 열고 들어와야 하는지도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회의는 안보리 12월 의장국 일본의 요청으로 개최됐습니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스웨덴과 우크라이나가 외무장관을 이날 회의에 파견했으며 영국은 외무차관이 참석해 북한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유엔에선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직접 참석했습니다.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무장관은 5가지 메시지를 북한에 전했습니다.

[녹취: 발스트룀 장관] “First seize all provocations. Second engage in a credible and meaningful dailog…”

모든 도발을 중단하고, 신뢰할만하고 의미 있는 대화를 할 것과 안보리 결의 이행 등 국제사회의 의무를 다하라는 겁니다. 또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함과 동시에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로 복귀해야 한다고도 촉구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전 회의 때와 마찬 가지로 평화적 해법을 강조했습니다. 우하이타이 중국 차석대사입니다.

[녹취: 우 차석대사]

평화에 대한 희망은 완전히 꺼지지 않았으며 여전히 협상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무력 사용을 선택지로 두는 건 용납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안보리 이사국은 아니지만 한국과 북한도 관련국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안보리 장관급 회의는 올해에만 벌써 세 번째지만, 북한 대표가 참석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15일 유엔 안보리에서 열린 북한 관련 장관급 회의에서 북측 대표로 발언하고 있다.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15일 유엔 안보리에서 열린 북한 관련 장관급 회의에서 북측 대표로 발언하고 있다.

북한 측 대표로 발언에 나선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미국을 겨냥했습니다.

[녹취: 자성남 대사] “Our possession of nuclear weapons was an inevitable self-defensive measure to defend our sovereignty and rights to existence and development from the U.S. nuclear threat and blackmail and if anyone is to blame for it, the U.S. is the one who must be held accountable…”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명백한 자기 방어 조치로, 미국의 핵 위협과 협박으로부터 주권과 함께 존립과 발전의 권리를 지키기 위함이라는 겁니다. 이어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이는 미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핵무기를 보유한 여러 나라가 있지만 미국처럼 공개적으로 위협과 협박을 일삼는 나라는 없다고 자 대사는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NPT 탈퇴는 정당한 방법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북한의 핵보유는 국제법과 규정을 위반한 게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틸러슨 장관은 이후 추가 발언을 요청해 “북한의 핵무기 추구는 국제법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국제 비확산 체제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며,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무기 추구를 비난한다”며, 절대로 핵을 보유한 북한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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