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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재지정, 북 도발 재개 가능성 높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다음날인 21일 한국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TV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다음날인 21일 한국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TV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건 전방위적으로 진행해 온 대북 압박 캠페인의 일환입니다. 북한을 경제적, 외교적으로 최대한 압박해 핵 폐기를 위한 대화에 조건 없이 나오게 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에 더욱 부정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에 강하게 반발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북한은 과거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테러지원국의 고깔을 쓰고는 응할 수 없다’며 미국의 대화 제안을 거부했던 전례가 있습니다.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움직임에 대해 자국에 대한 적대적 태도의 표현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던 만큼 이번 조치를 빌미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카드를 다시 꺼내 들 가능성이 큽니다.

진행자) 미국과 북한은 최근 대화 가능성을 탐색하는 과정에 있지 않았습니까? 이번 조치로 이런 움직임도 물 건너 갔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미국을 비난하고 나설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할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북한이 오늘로 67일째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있는 건 미국과의 대화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습니다. 따라서 당장은 미국을 강하게 비난하겠지만 핵과 미사일 도발을 실제로 재개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겁니다.

진행자) 마침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여전히 외교를 희망하고 있다고 했지요?

기자) 네,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의 문을 닫고 있지는 않다는 의미입니다. 미국은 지난 8월22일 북한이 17일 간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했을 때도 한편으로는 재무부가 대북 추가 제재를 발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이 북한의 도발 자제를 평가하는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북한의 불법 행위에 대한 제재와 대화 모색은 별개라는 겁니다.

진행자) 앞서 지적한 대로 북한은 오늘로 67일 간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당분간 유보할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요?

기자) 일부 언론들이 그런 분석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줄곧 북한이 진지하게 비핵화 대화에 응할 의사가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해 왔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를 계속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 직후 중국이 북한에 특사를 파견하기로 한 데 대해 `큰 움직임’이라며 북한의 태도 변화에 일말의 기대를 나타내지 않았습니까?

기자) 이번 테러지원국 재지정이 중국 측 특사의 방북 결과와 관련이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김정은 정권이 걸어 나와 대화할 준비가 될 때까지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는 점을 알게 하려는 의도"라는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정치적 고려도 작용했음을 엿보게 하는 대목입니다.

진행자) 미 재무부는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이어 중국의 은행 등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협력을 얻는 게 더욱 어려워지지 않을까요?

기자)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중국은 개별국가의 독자적 제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따라 유엔 안보리 결의 이외에 미국의 대북 제재에는 협력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두 달 넘게 중단되면서 대화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테러지원국 재지정이 이뤄진 데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런 기류는 중국의 협력을 통해 북 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미국의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겁니다.

진행자) 끝으로, 테러지원국 재지정이 북한에 어느 정도나 압박을 가하게 될까요?

기자) 북한은 이미 유엔 안보리와 미국의 독자 제재로 주요 물자의 수출입과 노동자 해외 파견을 통한 외화벌이, 국제사회의 지원 등이 사실상 전면 차단된 상태입니다. 따라서 테러지원국 재지정이 추가적이고 실질적인 압박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정권의 잔혹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국제사회에서 외교적 고립이 심화될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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