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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대통령의 핵 전쟁 권한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습니다. “대통령으로부터 핵 공격 지시를 받더라도 위법적이라고 판단되면 거부할 것”이라는 미 전략사령관의 발언에 따른 것인데요, 앞서 지난 14일에는 상원에서 이 문제에 관한 청문회도 열렸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미 전략사령관의 발언은 현역 군인이 대통령의 권한을 부인하는 것처럼 비치는데요. 어떤 맥락에서 나온 발언인가요?

기자) 지난 18일 캐나다에서 국제 안보포럼이 열렸는데요. 이 포럼에 참석한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이 자신의 전임자의 최근 발언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과정에서 나온 겁니다. 로버트 켈리 전 전략사령관은 지난 14일 열린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대통령의 핵 공격 명령이 적법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면 거부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니까 전현직 전략사령관이 모두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셈입니다.

진행자) 미 전략사령부가 무슨 일을 하는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미 전략사령부는 7천여 기에 달하는 미국의 핵무기를 관장하는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미군의 9개 통합사령부 중 하나로,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 본부를 두고 있는데요. 우주 공간 작전과 정보 작전, 미사일 방어, 전세계적 지휘통제, 첩보, 감시, 정찰, 핵 타격과 전략적 억제, 대량살상무기 운용 등이 주요 임무입니다.

진행자) 앞서 상원에서도 청문회가 열렸다고 했는데, 미국 대통령의 핵 사용 권한이 왜 새삼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북한이 핵무기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미 본토를 타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강하게 대응하면서 핵 전쟁의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지난 14일 열린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불안정하고 변덕스러워 미국의 안보 이익에 배치되는 핵 공격을 명령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권한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 의회가 대통령의 핵 전쟁 권한에 관한 청문회를 연 건 41년 만에 처음입니다.

진행자) 전략사령관이 대통령의 핵 공격 명령을 어떻게 따르지 않는다는 건가요?

기자) 전략사령관은 대통령이 핵 공격을 검토할 때 가능한 옵션에 대해 보고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이 때 전략사령관은 핵 공격의 적법성과 필요성, 공격의 대칭성, 불필요한 피해 발생 가능성 등을 검토하게 되고요, 그 결과에 따라 대통령의 명령이 불법적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제시합니다.

진행자) 전략사령관이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하면 어떻게 되나요?

기자) 이 경우 대통령은 국방장관을 통해 전략사령관에게 명령 이행을 지시하게 할 수 있고, 거부시 국방장관이나 전략사령관을 해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전략사령관이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하는 사태는 특정한 조건 하에서 가능한 일입니다. 가령, 미국에 대한 핵 공격이 임박한 것이 명백하다면 대통령의 명령을 놓고 논란이 있을 수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이번 논쟁은 미국을 겨냥한 핵 공격의 징후가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핵 선제공격을 명령했을 때를 상정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핵 사용 명령은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미국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 아닌가요?

기자) 네, 미국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서 의회나 법원의 견제 없이 핵 전쟁을 결정하고, 이를 집행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게 통설입니다. 핵 공격에 앞서 의회에 사전에 통보하거나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그러나, 미국이 다른 나라에 핵 공격을 가하려 할 경우 최종 실행에 이르기까지 거치는 절차가 정해져 있습니다. 대통령이 명령만 하면 곧바로 핵 공격이 이뤄지는 시스템이 아니라는 겁니다.

진행자) 핵 공격과 관련한 절차가 어떻게 돼 있나요?

기자) 우선, 핵 공격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대통령은 보좌관들과 협의를 합니다. 이 때 핵무기를 관장하는 전략사령관으로부터는 가능한 옵션에 대한 보고를 받게 되고요, 이를 토대로 옵션을 결정해 전쟁상황실로 불리는 국방부 `워 룸’에 실행을 명령합니다.

진행자) 그다지 복잡한 절차는 아니네요?

기자) 아닙니다. 대통령의 명령을 받은 국방부 `워 룸’은 집행에 앞서 `비스켓’이라고 불리는 코드를 사용해 대통령의 명령을 확인합니다. 이어 잠수함 발사 핵무기, 또는 지상 발사 핵 미사일을 관장하는 지휘관에게 명령을 하달합니다.

진행자) 일선 지휘관에게 하달되는 발사 명령이 마지막 절차인가요?

기자)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발사 명령이 떨어지면 일선 지휘관은 특별코드를 사용해 다시 한 번 명령에 대해 확인합니다. 이후 전세계 곳곳의 미군 사령관들에게 동시에 명령이 전달되는데요, 지상 발사 핵무기는 통상 1~2분, 잠수함 발사 핵무기는 15분 안에 발사가 이뤄집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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