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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트럼프 한국 국회 연설로 주목받는 32살 백악관 관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석 연설문 작성자인 스테판 밀러 백악관 정책담당 선임보좌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석 연설문 작성자인 스테판 밀러 백악관 정책담당 선임보좌관.

한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주 국회 연설에 호평이 이어지면서 연설문 작성자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백악관 관리들은 여러 부처와 트럼프 대통령의 합작품이라고 밝히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 수석 연설문 작성자인 32살의 스테판 밀러 정책담당 선임보좌관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영권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누가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국회 연설을 작성했을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한국 국회에서 연설을 마친 다음날 많은 한국 언론들은 성향에 관계없이 호평을 하며 이같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우려됐던 `돌출 발언,' 혹은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는 강경 발언이 아니라 남북한의 상황을 매우 자세히 비교하며 북한 수뇌부에 협상장에 나올 것을 촉구했기 때문입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North Korea is not the paradise your grandfather envisioned. It is a hell that no person deserves….

한국 국회의원들은 기립박수를 포함해 22차례에 걸쳐 박수로 호응했고 많은 전문가와 언론들은 한국인들도 잊기 쉬운 한국의 발전사를 자세히 소개했다며 긍정 평가했습니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던 한 유력 언론의 칼럼니스트는 “놀라울 만큼 한국의 발전상과 폭정에 신음하는 북한 주민들의 참상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해가지고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관한 “우려는 기우임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마크 내퍼 주한 미국 대사대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 다음날인 9일 관저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도 첫 질문은 ‘그 인상적인 국회 연설문을 누가 작성했는가?’ 였습니다.

내퍼 대사대리는 “누가 썼는지, 정확히 누가 펜을 갖고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백악관 연설문 작성자가 공로를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백악관이 노력한 결과물로 보면 된다면서, 자신도 한국뿐 아니라 북한에 대해 굉장히 좋고 구체적인 내용이 많아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내퍼 대사대리]

미 대통령이 한국의 발전상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언급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것으로 미국이 한국을 얼마나 가치 있게 생각하고, 한국의 성취를 얼마나 존경하는지를 보여줬다는 겁니다.

한국을 국빈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국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한국을 국빈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국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 백악관 관리들은 8일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국회 연설 준비에 여러 주가 걸렸다고 말했습니다.

한 고위 관리는 특히 연설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수석 연설문 작성자인 스테판 밀러 백악관 정책담당 선임보좌관의 주도 하에 작성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연설문 작성에 깊이 관여했다며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생각과 언어가 많이 반영됐다고 말했습니다.

미 대통령이 해외 주요 행사에서 하는 연설은 대개 특정 인물이 혼자 작성하는 게 아니라 백악관과 국무부, 심지어 정보 책임자들까지 관여해 작성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백악관 담당자들은 설명합니다.

백악관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11일 ‘VOA’에, 밀러 선임보좌관과 핵심 참모들뿐 아니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국무부 등 여러 부처 담당자들이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연설문 작성을 조율하고 이를 최종 정리해 대통령에게 제공하는 담당자가 수석 연설문 작성자란 점을 볼 때 밀러 선임보좌관의 공로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입니다.

밀러 선임보좌관은 올해 32살로, 33살로 알려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이가 비슷합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지난달 밀러 선임보좌관 개인을 집중적으로 분석한 기사를 보도하면서 그가 국내는 물론 외교 정책에도 가장 영향력이 있는 백악관 관리 가운데 한 명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유대계인 밀러 선임보좌관은 지난해 1월 미 대선 공화당 경선 때 트럼프 캠프에 합류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상당한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고교 시절 전미총기협회(NRA) 회장의 책 (‘총과 범죄, 자유)을 읽은 뒤 진보에서 보수로 전향했으며 대표적인 보수단체 대표이지 유대계 논객인 데이비드 호로위츠 씨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미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밀러 선임보좌관은 또 트럼프 행정부가 매우 중요한 발표를 할 때 종종 직접 기자회견에 나설 정도로 간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밀러 선임보좌관은 지난 2월 미-일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대표로 나와 미국의 힘을 근본적으로 재건해 미국의 힘이 다시는 시험받지 않게 하겠다는 신호를 전세계에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었습니다.

[녹취: 밀러 선임보좌관] “The message that was sent to the world right now is a message of strength, solidarity….

트럼프 대통령이 강함과 단결의 메시지를 보냈고 미국은 일본 등 동맹과 함께 북한의 위협에 맞서겠다고 강조한 겁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한국 국회 연설에서 강조한 강력한 힘을 통한 평화 유지와 맥을 같이하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의 힘과 결의를 의심하는 자는 우리의 과거를 보고 더 이상 의심치 말아야 한다”며 김정은 정권에 “우리를 과소평가하지 말라. 우리를 시험하지도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지난 10월 밀러 선임보좌관 분석기사에서 한 고교 동창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밀러 선임보좌관에게서 나온다고 밝혔습니다.

이 동창은 “나는 스테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심지어 성명을 읽을 때도 나는 그 게 스테판임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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