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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서울서 북한 관련 영화제 잇달아 열려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평양살림 북한영화제 개막작인 영화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의 한 장면.

서울에서 북한 관련 두 영화제가 동시에 열리고 있습니다. 서울과 평양의 교류 증진을 위한 ‘평양살림 북한영화제’, 북한 주민들의 인권 증진과 관심을 환기하기 위한 북한인권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데, 서울의 김영권 특파원이 영화제를 취재했습니다.

[녹취: 영화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

평양곡예단의 공중 곡예사를 꿈꾸는 탄광촌 여성 노동자가 평양 거리를 활보합니다.

아파트를 짓는 건설현장, 남자 주인공 가족이 사는 아파트 주거 공간, 탄광촌 마을에 사는 여주인공의 집과 식사장면, 한국에서는 거의 사라진 맷돌을 통해 콩을 가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서울시가 2일부터 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서울관)에서 연 평양살림 북한영화제 개막작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에 담긴 장면들입니다.

지난 9월부터 열리고 있는 서울 도시건축 비엔날레의 일환으로 평양의 중·상류층이 사는 아파트의 살림집 전시, 평양살림 토론회에 이어 북한 사람들의 삶을 담은 영화제를 개최한 겁니다.

평양살림 북한영화제 개막작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를 공동제작한 영국의 니콜라스 보너 감독(왼쪽)이 임동우 홍익대 교수와 함께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평양살림 북한영화제 개막작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를 공동제작한 영국의 니콜라스 보너 감독(왼쪽)이 임동우 홍익대 교수와 함께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이번 ‘평양살림’ 프로젝트 감독인 임동우 홍익대 교수는 ‘VOA’에 영화에 나오는 도시 건축물 등 배경과 세트를 통해 평양 시민들의 삶을 다각도로 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임동우 교수] “좀 더 도시와 건축에 집중해서 전시를 통해서도 보고 좀 더 학술적으로 공부도 할 수 있고 지식적으로도 할 수 있고. 또 영화를 보면서 스토리만 보던 영화를 좀 더 배경에 어떤 것이 나오나 하는, 여러 각도에서 (평양을 보기 위해) 이런 구성을 했습니다.”

개막작인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는 북한과 영국, 벨기에 감독이 지난 2012년 합작해 제작한 것으로 이미 부산 국제영화제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실제로 탄광 작업장과 주민들이 타는 버스와 식사 장면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지만, 지방 주민의 화려한 밥상, 고급스러운 평양 아파트 실내 모습 등 북한 특유의 과장과 꾸며낸 것들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이날 영화 뒤 제작자와 관객과의 대화에서도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상황을 제대로 반영했는지 의구심이 든다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녹취: 관객] “제가 여태까지 봐 왔던 북한의 이미지는 매우 가난하고 굶주린 이미지였는데 영화에서는 생각보다 잘 살더라구요. 영화에 나온 것은 그들의 과장된 유토피아 같은 건가요? 아니면 정말 생각보다 잘 사나요?”

영화를 공동 제작한 영국의 니콜라스 보너 감독은 이에 대해 영화가 사실에 기반을 둔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허구에 기초한 극영화라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보너 감독] “This is not a documentary….”

할리우드 영화인 ‘다이하드’ 같은 영화에서 주인공이 빗발치는 총알 속에서 생존하는 것처럼 이 영화도 허구성을 담았다는 겁니다.

보너 감독은 그러나 건설현장 등 일터는 일반적인 북한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며 특정 메시지를 전하는 게 아니라 코미디 영화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주최 측은 북한 정부가 반기는 이런 영화뿐 아니라 북한 정권의 선전·선동을 비판적으로 그린 영화도 함께 상영해 관객에서 균형적 접근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실을 그대로 전해야 할 다큐멘터리를 허구와 과장으로 포장하려는 북한 당국의 민낯을 폭로한 비탈리 만스키 감독의 ‘태양 아래’, 김정은 정권의 거짓 선전선동과 정보 왜곡을 폭로하는 ‘프로파간다 게임’, 북한 사회의 고립성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프로파간다가 영화를 덮쳤을 때’가 다른 3편과 함께 상영되고 있습니다.

평양살림 북한영화제가 열린 곳에서 지하철로 세 정거장을 이동하면 또 다른 북한 영화제를 볼 수 있습니다.

탈북민 등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인권 상황과 북한 정권의 독재를 비판하는 제7회 북한인권국제영화제가 3일 시내 한 극장(대한극장)에서 개막했습니다.

[녹취: ‘메콩강에 악어가 산다’]

5일까지 사흘 동안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는 한국에 정착한 탈북청년과 한국 청년들이 탈북민의 탈출 경로를 함께 방문해 촬영한 로드 다큐영화 ‘메콩강에 악어가 산다’ 등 한국 영화 10편과 외국 작품 5편이 상영됩니다.

윤완석 북한인권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은 ‘VOA’에 영화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삶과 사회를 한국인들에게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윤완석 공동위원장] “저희가 생각보다 북한 인권에 관해 잘 알지 못합니다. 영화제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인권 및 북한 사회를 소개하고 더 나아가 통일 시대에 대비한다는 목적이 있습니다.”

윤 공동위원장은 북한인들의 삶과 인권, 탈북 과정과 한국 내 정착과정에서 겪는 어려움들, 분단과 통일이란 세 가지 주제를 통해 남북한뿐 아니라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영화가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녹취: 윤완석 공동위원장] “주목할 만한 작품은 ‘독재자와 연인들’이라고 신상옥 감독과 배우 최은희 씨의 납치와 탈북 과정, 거기에 김정일의 육성 녹음까지 담겨있는 화제작이죠. 그 작품이 관심을 끌 것 같습니다. 또 좋은 시나리오를 선정해서 창작 지원금을 들여 만든 영화가 있습니다. 그중에 ‘메콩강에 악어가 산다’란 제목으로 탈북 과정을 다시 짚어 돌아가는 탈북 청년 감독의 다큐 영화입니다. 그 영화가 저희가 굉장히 좋게 개막작으로 선정했습니다.

윤 공동위원장은 인권을 정치적·이념적으로 보는 편향성이 한국에 팽배해 있다며, 영화라는 예술적 도구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북한과 탈북민의 모습을 알리는 게 영화제가 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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