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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보고서 “북한 비료시설, 생물무기 개발 전용 가능”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소재를 개발·생산하는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8월 23일 보도했다.

북한이 비료 생산 시설에서 생물무기를 제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유기농 비료를 만든다는 발효기가 병원체 배양에 이용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입니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발표한 보고서를 이조은 기자가 소개합니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평양 외곽의 강남군에 위치한 평양생물기술연구소를 주목했습니다.

2015년 3월 완공된 유기농 비료 생산 기지로 알려진 곳입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소에 설치된 발효기를 전형적인 이중용도 품목으로 의심했습니다. 생물무기로 쓰이는 병원체를 대량 생산하는데도 사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해당 설비를 유기농 비료 배양용으로 내세우지만, 언제든 군사용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우렵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벨퍼과학국제관계 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런 이중용도 특성 때문에 생물무기 위협은 핵, 미사일에 비해 눈에 띄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연구팀은 북한이 생물무기로 개발 가능한 병원체를 총 13종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흑사병을 일으키는 페스트균과 탄저균, 세균성 이질을 일으키는 시겔라균, 그리고 치사율이 높은 식중독을 유발하는 보툴리누스균 등입니다.

모두 열흘 내에 생물무기화 할 수 있는 물질로, 북한은 특히 탄저균과 천연두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입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10여년간 미국과 러시아, 한국 정부 등의 통계와 학술 연구자료, 탈북자 증언 등을 토대로 작성됐고, 시스템생물학 전문가도 참여했습니다.

연구팀은 신뢰할 만한 최신 통계와 자료가 부족해 현재 북한의 생물무기 개발 역량을 포괄적으로 평가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종합적인 정황을 고려할 때 북한은 생물무기 개발에 관심을 두고 있고, 개발 역량 또한 높여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따라서 핵, 미사일과 함께 대량살상무기(WMD)로 꼽히는 북한의 생물무기 개발을 현실적인 위협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생물무기용 병원체를 대량 생산할 역량을 갖춘 북한이 이를 무기화할 역량은 아직 부족해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연구팀은 북한의 생물무기 개발 위협이 현실화 되고 있다며, 미국과 한국 주도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병원체의 급속한 확산을 막기 위한 연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지만 대응책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주한 미군과 달리 한국군은 탄저병과 천연두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지 않았고, 생물무기 대처에 특수화된 부대도 편성하지 않은 점을 문제로 꼽았습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미국, 한국, 중국 등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해 북한의 생물무기 개발에 관한 연구를 늘리고 정보를 적극 공유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북한이 생물무기 개발 자원을 조달 받는 경로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이에 대한 철저한 감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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