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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남아공 탐사보도 기자] "아프리카 국가들, 북 외교관 불법행위 눈감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북한 외교관들이 취재진을 저지하고 있다. 사진제공=줄리안 로드마이어 기자

많은 아프리카 나라들이 자국주재 북한 외교관들의 불법행위에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탐사보도 전문 기자가 지적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북한의 밀수 활동을 집중 취재한 줄리안 로드마이어 기자는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들 나라들이 북한 외교관 연루 사건을 수사하는데 매우 소극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1986년 이후 이 지역 코뿔소 뿔, 상아 밀수 사건 29건 중 18건이 북한 외교관 소행이라며, 실제 건수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드마이어 기자는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초국가적 조직범죄 방지 글로벌 계획'이 아프리카주재 북한 외교관들의 범죄를 주제로 작성한 보고서의 저자로 북한 외교관들의 밀수 범죄 실태를 구체적으로 조명했습니다. 남아공의 유력 일간지 '시티프레스', '빌드', '선데이타임스' 등에서 활동했던 로드마이어 기자를 김영남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

기자) 북한 외교관들의 불법 행위 실태부터 전해주시죠.

로드마이어 기자) 지난 30년간 아프리카에 파견된 외교관이 코뿔소 뿔과 상아 밀수 범죄와 연루된 사실을 분석했습니다. 총 29건의 해당 사례를 찾아냈는데 이 중 18건이 북한 외교관이거나 외교관 여권을 소지한 사람이 연루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꽤 놀라운 숫자입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초에는 북한 외교관이 짐바브웨를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코뿔소 뿔과 상아 밀수 범죄에 가담한다는 내용을 보고서에 소개했습니다. 그 후 이러한 범죄가 많이 줄고 또 거의 없어진 것으로 보였는데, 2015년을 기점으로 북한 외교관이 밀수 범죄에 연루돼 경찰에 체포되고 해당 밀수품을 압수당한 사례들이 또다시 확인되기 시작했습니다.

기자) 최근 사례로는 어떤 게 있나요?

로드마이어 기자) 2015년 모잠비크에서 일어난 사건이 있습니다. 모잠비크 경찰이 두 명의 북한인을 체포했는데 이 중 한 명은 남아공 수도 프리토리아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고위 외교관(박철준)이었습니다. 다른 한 명은 태권도 사범(김정수)인데 나중에 북한 간첩 혐의를 받았죠. 두 명은 차로 이동하던 중 검문을 받았는데, 차에서 코뿔소 뿔 4.5kg과 미화 10만 달러 상당이 발견됐습니다. 두 명 모두 남아공으로 풀려난 뒤 북한으로 돌아갔습니다.

기자) 해외로 반출하려다 적발된 경우도 있습니까?

로드마이어 기자) 지난해 9월과 10월에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북한 남성(전광철)이 (2016년 9월 24일) 에티오피아 볼레국제공항에서 검문을 받았는데 가공된 상아 76조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10월 13일 같은 공항에서 잡힌) 또다른 북한 국적의 남성(김창수, Kim Chang-su)은 상아로 만든 팔찌 200개를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중 한 명(김창수)은 자신을 짐바브웨 대사관 소속 무역관이라고 소개했고 기소 절차 없이 풀려났습니다.

기자) 특이한 적발 사례가 있으면 소개해주시죠.

로드마이어 기자) 가장 유명한 북한 외교관 중 한 명인 한대성 북한 제네바 대표부 대사와 관계된 일입니다. 25년 전 짐바브웨에서 외교관 생활을 할 때 생긴 일로 최근 논란이 됐었죠. 그는 1992년 코뿔소 뿔을 외교 행낭을 이용해 밀수한 혐의로 짐바브웨에서 추방된 전력이 있습니다. 당시 짐바브웨 정부는 한대성이 외교관에걸맞지 않는 행동을 했다며, 추방만을 유일한 조치로 여겼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최근 그가 스위스 대사에 임명되자 이 문제가 다시 불거졌는데요. 스위스 주재 북한 대사관은 이를 날조라며 부인했습니다. 스위스 당국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인지하고는 있지만 임명을 허락한다고 밝혔고요.

기자) 북한 외교관들이 이런 밀수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는 뭡니까?

로드마이어 기자) 제가 인터뷰한 북한 외교관 출신 탈북자는 (북한 외교관을 통해) 코뿔소 뿔과 같은 물건들이 아프리카에서 중국 등으로 가는 걸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여기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북한 외교관 수입이 매우 적기 때문입니다. 보통 1000달러를 받지만 직급이 높지 않은 경우엔 400달러~700달러 선을 받죠. 따라서 생계비가 필요한 겁니다. 또 평양에 보내야 할 충성자금이 필요한 데 이를 위해 밀수에 가담하는 겁니다.

기자) 밀수가 어떤 식으로 이뤄집니까?

로드마이어 기자) 밀렵꾼들이 우선 코뿔소 뿔을 구한 뒤 중간업자에게 이를 판매합니다. 중간업자는 뿔을 구매할 외교관 등을 찾는데, 서로 아는 사람들끼리 거래하는 것으로 압니다. 과거 북한 외교관들 경우 처럼 구매자들은 코뿔소 뿔을 가지고 중국이나 베트남으로 갑니다. 여기에 (밀수품 거래) 시장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죠.

기자) 그럼 궁극적으로는 누가 코뿔소 뿔을 사는 거죠?

로드마이어 기자) 매우 다양한 종류의 암시장이 있습니다. 몇 년 전 베트남에서 의료용 수요가 크게 늘었죠. 암 치료 효과가 있다는 등 근거 없는 소문이 돌면서 암환자 등이 코뿔소 뿔을 구매했습니다. 부를 과시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을 중심으로 코뿔소 뿔로 만든 팔찌와 목걸이 등의 수요가 늘었습니다.

기자) 북한 외교관을 취재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요.

로드마이어 기자) 이메일을 여러 번 보냈지만 답을 받지 못해 카메라 기자와 함께 대사관을 방문했습니다. 북한 외교관들은 우리가 도착하자 매우 폭력적으로 변했고 카메라를 빼앗으려고 했습니다. 작은 돌을 주워 제 차에 던지기도 했고요. 어쨌든 북한 측으로부터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했습니다.

기자) 북한 외교관이 연루된 밀수 범죄가 더 많을까요?

로드마이어 기자) 최근 20년간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현장 조사는 매우 어렵습니다. 대사관은 매우 폐쇄된 공간이고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하기 매우 힘듭니다. 지난 30년간 확인된 18건의 밀수 사건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아프리카 국가들은 북한 외교관의 이런 위법 행위를 어떻게 생각합니까?

로드마이어 기자) 여러 나라가 북한과 오랜 유대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북한은 현재 아프리카 10개국에 대사관을 뒀는데, 이 나라들은 북한인 연루 사건을 해결하는데 매우 소극적입니다. 대개 그냥 눈을 감아버리죠. 북한은 과거 독립을 추진하는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과 동맹 관계로 지냈습니다.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북한에 대한 일종의 애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과거 1960~1980년대에 북한으로부터 받았던 도움 때문이죠.

기자) 북한의 도발로 인해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코뿔소 뿔 밀수에도 영향을 미칠까요?

로드마이어 기자) 제재가 강화되면서 북한이 합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밀수 범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위험이 있고요. 북한으로선 어디선가 돈을 벌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불법 행위에 더 의존할 수 있습니다.

탐사보도 전문기자인 줄리안 로드마이어 기자로부터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북한 외교관들의 코뿔소 뿔 밀수 현황을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김영남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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