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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문답] 북 핵 문제 중점적으로 다룬 유엔총회


전 세계 정상들이 모인 유엔총회 일반토의가 막을 내렸습니다.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데뷔로 또 북한 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열린 토의라 더 관심을 모았는데요. 함지하 기자와 함께 더 자세히 나눠보겠습니다.

진행자) 유엔총회가 시작되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크게 주목받았습니다. 북한에 상당히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죠?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북한 정권에 핵과 미사일 개발을 멈추라고 경고하면서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심을 갖고 있지만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시키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부르면서 자살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로켓맨'이라는 표현은 벌써 굳어졌죠? 하지만 무엇보다 '완전 파괴' 발언의 파장이 컸던 것 같습니다.

기자) 전략이 담기지 않았다, 그런 비판도 제기됐고요. 일부 전문가들은 국제무대에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명확한 정책을 제시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또 의외로 많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적절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일각에선 모호하게 받아들였는지 몰라도 북한엔 확실한 메시지가 됐다, 그런 지적인데요.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김정은 정권이 오직 정권의 생존에만 관심을 두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그들이 이해할 만한 언어로 말하고자 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외교협회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의 공격을 전제로 한 ‘방어적 위협’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성명 자체는 정제되지 않았지만 공격적인 위협을 한 게 아니라, 북한 위협에 대한 보복성 위협만을 언급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 파괴' 발언은 어디까지나 방어를 전제로 한 것이라는 얘긴데요. 표현이 너무 거칠다는 비판이 있었습니다만, 과거 미국 대통령들 대북 발언 수위도 상당히 높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지난해 북한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냈는데요. 이 때도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을 전제로 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기본적인 국제 합의를 위반하는 나라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면서 북한을 겨냥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언론이 왜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주목한 걸까요?

기자) 아무래도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한 단어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로켓맨’이라는 새로운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언론이 연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목을 했고요.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는 관심을 덜 받은 토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진행자) 북한 리용호 외무상의 발언도 트럼프 대통령 발언 못지 않게 많은 괌심을 끌었죠?

기자) 리 외무상은 토요일인 23일에 연설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과대망상자’, ‘정신이상자’, ‘악통령’ 등으로 불렀고요. 또 출국 길에 오르면서도 자신의 숙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여기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을 통해 북한에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며 임의의 시각에 미 전략폭격기를 격추하겠다는 발언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선전포고’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지만 방어적 성격을 지녔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백악관과 국무부 모두 북한에 선전포고를 한 적이 없고 따라서 북한의 주장도 터무니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총회 연설을 살펴 보면요. 흥미로운 주장이 보입니다. 먼저 우주공간을 평화적으로 이용할 권리, 핵실험 권리 이런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리 외무상의 발언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다 하는데, 우리만 왜 못하느냐, 이런 겁니다. 또 미국이 핵무기를 실전에 사용한 유일한 나라이며, 무고한 민간인을 살육했다고도 주장하면서 핵을 보유한 미국을 정면으로 겨냥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외교관들이 국제무대에서 항상 제기하는 논리인데요.

기자) 예, 오래 전부터 그런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제 질서라는 차원에서 이번 문제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핵과 관련해선,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했다고 하지만 이는 탈퇴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특히 다른 유엔 회원국들이 인정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NPT 탈퇴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하고, 따라서 핵실험도 금지된다는 겁니다. 또 북한이 우주로 위성을 발사하는 등의 행위에도 안보리가 제재를 가하는데 이 역시도 안보리는 관련 대북제재 결의에 따른 조치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결의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떤 발사체도 발사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고 해도 북한은 안보리의 결정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면서 비난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런데 앞서 말씀 드렸지만 국제 질서라는 개념 속에서 이번 문제를 봐야 합니다. 동북아시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북한이 유엔 회원국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안보리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은 공개적으로 미국은 물론이고 주변국들을 향해 핵무기 사용을 위협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안보리가 제재를 가하는 건 당연하다는 겁니다. 또 흥미로운 전문가의 분석이 있는데요. 래리 닉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위원은 북한이 1950년 남침을 감행하면서 시작된 한국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당시 안보리는 한국을 돕기 위해 유엔 연합군 파병을 결정했는데요. 현재 한국 전쟁이 종전이 아닌 휴전상태인 만큼 당시 안보리 결정이 아직까지 유효한 상태이며 북한의 도발적 행위에 대응할 권리가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이 핵무기를 실전에 사용한 유일한 나라라는 발언도 흥미로운데요.

기자) 맞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1945년 핵무기를 사용한 경험이 있습니다. 바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폭탄인데요. 사실 1900년대 초부터 한반도는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 원자폭탄으로 일본이 항복을 선언했고, 한국의 독립으로 이어졌습니다. 물론 일본 민간인들을 희생시킬 필요가 있었느냐는 질문은 여전히 남지만 당시 핵무기 사용이 2차 세계대전의 종식을 이끌어낸 것도 사실입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 대표들도 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매년 첫 번째로 연설을 하는 브라질을 시작으로 북한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나라들까지 굉장히 많은 국가 정상들이 북한 핵 문제에 우려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유엔총회가 북한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직후에 열린 만큼, 북한에 대한 우려는 반드시 거론해야 하는 주제처럼 다뤄졌습니다.

진행자) 그렇긴 합니다만, 과거 집중 조명됐던 북한인권 문제는 상대적으로 덜 제기된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드네요.

기자) 실제로 그랬습니다.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요. 당시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관심은 하나로 모아집니다. 바로 인권입니다. 많은 나라 정상들이 북한 인권에 우려를 나타내는 연설을 했고요. 북한 인권을 주제로 한 장관급 회의가 열리기도 했죠.그해 3월 발표돼 큰 반향을 일으켰던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규탄이 이어졌던 올해 장관급 회의만 놓고 보더라도 주제는 ‘비확산’이었습니다. 북한 인권을 주제로 따로 고위급 회담이 열리진 않았고요.

진행자) 그래도 유엔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할 기회는 남아 있는 거 아닌가요?

기자) 물론 유엔총회의 일반토의만 끝났을 뿐 제72차 유엔총회는 내년 9월까지 계속됩니다. 미리 예고된 대로 유엔은 앞으로 1년간 ‘인권 증진’과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발전’, ‘국제평화와 안보 유지’, ‘군축’ 등 9개 분야 총 172개 의제를 놓고 토의를 벌이게 되는데요. 여기에서 북한 인권 문제도 다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함지하 기자와 올해 유엔총회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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