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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북한과 대화 열려 있지만 조건 충족 안 돼”


조준혁 한국 외교부 대변인.
조준혁 한국 외교부 대변인.

한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북한이 비핵화라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대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4월 위기설’이 잦아들면서 미-북 간 탐색국면이 펼쳐질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2일 기자설명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이 적절하면 김 위원장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 조준혁 대변인 / 한국 외교부] “한-미 양국은 북한이 비핵화라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하여 백악관 대변인도 ‘대화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의 행동, 그리고 선의와 관련해 충족돼야 할 다수의 조건이 있으나 분명하게도 지금은 조건이 올바르게 충족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조 대변인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지난 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외교장관회의에서, 그리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지난달 한국 방문 중에 하나같이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라고 밝힌 점을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습니다.

한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당분간 대북 책의 무게중심을 대화 쪽으로 옮기려는 신호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미국과 중국의 강력한 압박으로 북한이 지난달 고강도 도발을 자제했고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오바마 행정부 때와는 달리 적극적 개입주의로 선회했다는 점에서 협상의 여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우선적으로 북한과의 협상 여지를 열어놨다는 겁니다. 따라서 트럼프의 언행의 여러 가지 측면은 군사적 수단이 있지만 그러나 일단은 우선적으로 협상을 하겠다, 그리고 김정은에게 협상이 충분하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고요.”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매봉통일연구소 남광규 소장도 이른바 ‘4월 위기설’도 잦아들었고 미-한 합동군사훈련도 끝났기 때문에 당분간 미-북 양측이 대화를 탐색하는 국면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이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에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한반도 정세가 한 고비를 넘겼다고 표현한 대목에 대해서도 북한 또한 국면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는 징후라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미-북 간 대화가 단기간 내에 본격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견해도 여전히 있습니다.

미국이 여전히 대화를 위한 조건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향한 적극적인 태도 변화를 내세우고 있는 반면 북한은 핵 보유국임을 자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광규 소장은 오는 9일 치러지는 한국의 대통령 선거로 등장할 새 한국 정부의 역할이 미-북 대화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남광규 소장 / 매봉통일연구소] “새 정부가 들어서게 되면 북-미 대화 전에 한-미 간 본격적으로 관계 정립이 될 것이고 북한도 미국에 다가가는 것 보다 우선은 변화되는 남북관계에 어떻게 나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출 것이고 그 다음 단계 즉, 어느 정도 분위기가 되면 북-미 관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종 돌출발언을 해 온 전례에 비춰 이번 발언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가능성 언급이 북한을 더욱 압박하기 위한 명분으로 삼으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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