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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힉스 전 미 국방부 부차관] “북한, 결국 핵 보유국으로 남을 것”


지난해 3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탄도로켓 전투부(미사일 탄두 부분) 첨두의 대기권 재진입환경 모의시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지난해 3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탄도로켓 전투부(미사일 탄두 부분) 첨두의 대기권 재진입환경 모의시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은 무기화한 핵 역량을 유지해 가는 핵 보유국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캐슬린 힉스 전 미국 국방부 수석부차관이 밝혔습니다. 힉스 전 부차관은 31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대화는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비핵화로 이끌 유인책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같이 전망했습니다. 이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한국 배치는 북한의 위협을 막기 위한 정당한 조치로, 중국의 압박은 선을 넘는 행동이라고 말했습니다. 힉스 전 부차관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전략기획 부차관과 정책담당 수석부차관을 차례로 역임한 뒤 현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국제안보프로그램 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거듭 예고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힉스 전 부차관) “I mean I think the United States always has to take seriously threat that are coming out of North Korea…”

북한의 위협이 시도 때도 없이 나오니까 이를 무시하는 경향까지 생기는데, 미국 지도부는 북한의 위협이 얼마나 큰 문제로 확대될지 인식하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수준과 준비태세에 대해 일치된 평가를 내리고 있진 않습니다. 북한은 어느 시점엔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 할 것이고, 미국은 단호한 결의를 보여줘야 합니다.

캐슬린 힉스 전 미국 국방부 수석 부차관. (자료사진)
캐슬린 힉스 전 미국 국방부 수석 부차관. (자료사진)

기자) 하지만 중국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한국에 군사, 경제적 압박까지 가하고 있는데요.

힉스 전 부차관) “It’s a defensive system, it’s been done in a response to North Korean aggression, I mean provocations…”

사드는 방어시스템이고,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 차원입니다. 중국이 심하게 반발하고 있는데, 그렇게 하기에 적절한 시점으로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은 역내에 많은 주둔군을 두고 군사훈련을 실시해 왔는데, 중국은 유독 사드를 문제삼고 있습니다. 사드의 실제 중요성보다 훨씬 더 과잉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얘깁니다. 하지만 사드는 배치할 가치가 있고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적절한 대응입니다. 중국이 한국에 가하는 압박은 선을 넘은 행동입니다.

기자) 사드 배치가 싫으면 북한을 압박하라는 게 중국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메시지인데요. 사드가 장기적으론 그런 유인책이 될 수 있을까요?

힉스 전 부차관) “I think one of the questions that many analysts in the U.S. now have is the degree to which the Chinese really can squeeze…”

미국에선 중국이 실제로 북한을 어느 정도 압박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나옵니다. 중국이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미국은 더 이상 중국의 의지나 영향력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미국과 한국의 방어적 이해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죠. 미국은 중국이 북한을 통제해주기 바라지만, 고의건 아니건 중국은 그러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드 배치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전적으로 합리적 대응입니다.

기자) 북한의 사이버 역량에 대해선 어떤 평가를 하십니까?

힉스 전 부차관) “For sure, I don’t think they are the most capable cyber actor. But then again there are many points of vulnerability for cyber, particularly in the civilian sector…”

확실히 북한을 사이버 공격 수준이 가장 높은 주체로 평가할 수 없습니다. 물론 사이버 공격에 취약한 대상이 많고, 특히 민간 부문에서 그렇죠. 북한은 기꺼이 이를 미국이나 한국 기관 등에 대한 공격 수단으로 삼고요. 따라서 북한의 사이버 공격을 우려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중국, 러시아, 이란의 역량이 북한보다 우수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북한이 사이버 공격을 통해 뭘 얻어내려고 하는 건가요?

힉스 전 부차관) “Well, I think it’s another tool for coercion--provocation and coercion--to try to, for any mixed ends, I mean it could be about particular times when they want their message heard…”

도발이자 강압적 행위인 사이버 공격을 통해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소니영화사 해킹에서 봤듯이 특정 사안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군사 행동보다 저강도 공격이어서 대응이 어렵고 사전에 억제하기도 어렵습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오른쪽)이 지난 27일 펜타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오른쪽)이 지난 27일 펜타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기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취임 후 첫 순방지로 한국과 일본을 선택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만큼 북한 문제를 심각하게 보는 신호로 봐야 합니까?

힉스 전 부차관) “I think it’s a sign Secretary Mattis takes the North Korean threat very seriously and that he very much values, I think…”

매티스 장관이 북한의 위협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한국, 일본과의 동맹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는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지금으로선 트럼프 행정부가 여기에 얼마나 가치를 두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매티스 장관의 한국, 일본 방문을 승인함으로써 적어도 매티스 장관의 우선순위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매티스 장관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동맹을 매우 강력히 지지하고, 북한에 대해 단호한 발언을 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유세 때 방위비 분담 문제를 제기한 만큼 이 주제가 테이블에 오르지 않겠습니까?

힉스 전 부차관) “The frank answer is that general topic is always a point of discussion among allies, and it has long been framed in different way…”

방위비 분담은 전시작전권 문제와 함께 미-한 동맹 사이에 늘 논의되던 사안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가 또 제기될지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관련 논의가 어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것인가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양측이 동맹의 역량 개발에 대해 정상적이고 전통적 범위에서 대화를 나눴는지, 혹은 공동 방어를 위한 방위비 분담을 둘러싸고 비난이 오갔는지 가늠하기 위해 공동선언 내용을 지켜보는 게 매우 흥미로울 겁니다.

기자) 북한 지도부 교체 없이 비핵화가 가능할 것이냐, 가장 근본적인 이 의문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십니까?

힉스 전 부차관) “It looks very unlikely. I would never say never. I think it is always important to be talking and to try to understand…”

가능성이 아주 희박하다고 봅니다. 물론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하진 않겠고, 현 북한 정권을 설득할만한 비핵화 유인책이 뭔지 이해하기 위해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재로선 충분히 강력한 유인책이 보이지 않습니다. 북한과 관여하고 대화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고, 또 완전히 포기하고 싶진 않지만, 훨씬 가능성이 큰 미래의 현실은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이 그 역량을 유지해나가는 모습입니다.

기자) 그런 전망이라면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해 어떤 조건을 내걸어야 합니까? 핵 프로그램 “동결”이나 실험 유예 조건이 여전히 유효합니까?

힉스 전 부차관) “I would have to assume the new administration, if they followed the advice of the prior administration which spoke very clearly to them about the importance of North Korea as an early priority…”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 문제를 우선순위로 꼽으며 그 중요성을 분명히 전달한 만큼, 트럼프 행정부는 실패한 것으로 보이는 ‘전략적 인내’ 등 전임 정부들의 대북정책을 점검한 뒤 다음 단계 접근을 검토하고 있기 바랍니다. 매티스 장관의 한국 방문이 바로 이 문제 논의의 첫 시발점이 될 것이고, 그는 한국 당국자들의 견해를 듣고 싶어할 겁니다. 미국은 또 일본, 중국, 러시아의 의견도 청취할 것이고 이는 매우 중요한 절차입니다.

캐슬린 힉스 전 미국 국방부 수석부차관으로부터 북한의 군사 위협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습니다. 대담에 백성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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