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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 상봉 개최..250여명 감격의 재회


1972년 12월 서해에서 홍어잡이를 하다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 오대양 61호 선원 박양수 씨(오른쪽)와 동생 박양곤 씨가 20일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장소에서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
1972년 12월 서해에서 홍어잡이를 하다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 오대양 61호 선원 박양수 씨(오른쪽)와 동생 박양곤 씨가 20일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장소에서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
60년 동안 헤어져 살았던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오늘(20일) 금강산에서 만났습니다. 꿈에 그리던 혈육을 만난 이산가족들은 감격의 눈물과 오열 속에 재회의 기쁨을 나눴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 금강산 호텔은 남과 북에서 온 이산가족들의 울음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이들은 서로를 얼싸안은 채 얼굴을 어루만지며 한참을 흐느꼈습니다.

[녹취: 이산가족상봉장] “언제 돌아가셨어? 아버지가요? 85년 2월 14일에 돌아가셨습니다.”

미리 준비해온 사진들을 들여다보며 오랜 세월 못다한 얘기들을 이어가던 이산가족들의 눈가는 눈물이 마를 새가 없었고, 2시간의 상봉 시간은 짧게만 느껴졌습니다. 북한에 두고 온 딸과 동생을 만난 93살 박운형 할아버지는 헤어질 당시 일곱 살 이었던 딸이 60살이 넘은 할머니가 돼 나타나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박 할아버지는 딸의 손을 꼭 잡은 채 고향을 한번도 잊어본 적이 없다며 두 세상을 사는 기분이라고 감격스러워 했습니다.60년 만에 재회의 감격을 나눈 이산가족 중에는 한국 전쟁 전후로 납북된 이들의 가족도 포함됐습니다.

1972년 12월 서해에서 홍어잡이를 하다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 오대양 61호 선원 박양수 씨와 만난 동생 박양곤 씨는 42년 만에 만난 형을 꼭 끌어 안은 채 건강한 모습을 보게 돼서 감사하다며 흐느껴 울었습니다. 박양곤 씨는 형에게 주기 위해 돌아가신 부모님과 큰 형의 묘소 사진, 고향 마을의 풍경 사진을 챙겼고, 내복과 생활 필수품을 선물로 준비했습니다. 형 박양수 씨는 준비해온 훈장증과 훈장들을 꺼내 보이며 당의 배려를 받고 잘 살고 있다며 동생을 안심시켰습니다.

이번 상봉에서는 박양수씨를 포함해 납북 선원 2명과 전시 납북자 3명의 가족이 만났습니다. 3년 4개월 만에 재개된 이번 상봉 행사에서는 남측 이산가족 82명이 북측 가족 170여명을 만났습니다. 부부와 자식이 만난 이들이 12명, 형제 자매를 만난 이들은 47 명, 그리고 3촌 이상 친지를 만난 경우가 23명입니다.

남측 상봉단은 2시간에 걸친 단체 상봉에 이어 저녁에는 북측이 주최하는 환영 만찬에 참석해 재회의 기쁨을 나누고, 첫날 행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상봉 이틀째인 21일에는 오전 9시 외금강 호텔에서 개별상봉을 하고, 금강산호텔로 옮겨 함께 점심식사를 한 뒤 오후 4시부터 2시간 동안 가족단위 상봉을 하게 됩니다.

상봉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오전에 한 시간 동안 작별 상봉을 한 뒤 남측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2차상봉은 북한에서 상봉을 신청한 88명이 같은 방식으로 남측 가족 3백 60여 명을 만나게 됩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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