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한 선물, 중국의 '판다 외교'

중국 정부가 시진핑 주석의 방한에 맞춰 국보인 ‘판다’를 한국에 선물했습니다. 중국은 중요한 나라들과 우의를 다질 목적에서 판다를 선물하는 이른바 `판다 외교'를 펼쳐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흰색 몸에 검은색 눈, 귀, 팔, 다리를 가진 귀여운 곰 판다는 전세계 어린이들이 사랑하는 동물입니다.

중국인들은 전세계적으로 중국에만 1천6백 마리가 서식하는 판다를 ‘국가 보물’로 지정하고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습니다.

중국은 다른 나라와 관계를 돈독히 하려고 할 때 판다를 선물해왔습니다. 다만 판다가 희귀동물이기 때문에 기증이 아닌 대여 형태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판다 외교의 시작은 63년 전인 지난 1941년입니다. 장제스 총통이 중-일 전쟁 때 중국을 지원한 미국에 감사 표시로 판다를 보낸 것입니다.

가장 유명한 판다 외교는 1972년에 이뤄졌습니다. 중국은 그 해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중국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미국에 판다 한 쌍을 보냈습니다.

<Panda 1 EJC>[녹취: 팻 닉슨 여사] "On behalf of the people of the US I’m pleased to be here and accept the precious gift the pandas and these other mementos from the government.."

닉슨 대통령의 부인 팻 닉슨 여사는 1972년 4월 16일 워싱턴 DC의 국립동물원에서 열린 판다 환영행사에서 “미국인들을 대표해 중국 정부가 보낸 판다를 비롯한 소중한 선물들을 받게 돼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탁구로 교류하는 핑퐁 외교와 판다 외교 끝에 미국과 중국은 지난 1979년에 공식 외교관계를 맺었습니다.

현재 미국에는 워싱턴 디씨와 애틀란타, 샌디에이고, 멤피스에 총 10 마리의 판다가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워싱턴 디씨에서 판다 새끼가 태어나 미국인들의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Panda 2 EJC> Nat Sound..

워싱턴 디씨의 동물원에서 새끼 판다가 태어난 지 100일째 되던 날에는 동물원에서 여러 명의 중국 외교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름을 지어주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Panda 3 EJC>[녹취: 미셸 오바마 여사] “We are thrilled to welcome this little cub, a cub who exemplifies both the common bond between our nations, and the bright future of this magnificent species..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이 행사에 보낸 영상편지를 통해 아기 판다가 “미국과 중국의 유대감을 상징하며, 판다라는 아름다운 동물의 찬란한 미래를 상징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1972년 일본과 수교하면서도 판다를 선물했고, 영국, 프랑스, 독일, 멕시코 등과 수교할 때도 판다를 선물했습니다.

5년 전에는 타이완에 관계 개선의 상징으로 한 쌍의 판다를 보냈습니다. 타이완에서도 올해 초 새끼 판다가 태어나 온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는 여객기 실종 사고로 관계가 불편해진 말레이시아에도 판다 한 쌍을 보냈습니다.

<Panda 4 EJC>Nat Sound

역시 올해 2월 중국으로부터 판다를 선물 받은 벨기에에서는 지역 간 갈등이 불붙기도 했습니다. 프랑스어를 쓰는 남부와 네덜란드어를 쓰는 북부의 주민들이 서로 자기 지역의 동물원에 판다가 와야 한다고 다퉜기 때문입니다.

판다가 남부 지역에 보내지기로 결정되자 북부 지역 주민들은 총리가 개입한 것이라며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중국의 판다 외교를 통해 현재 중국 이외에 13개 나라 18개 지역에 47 마리의 판다가 머물고 있습니다.

이번에 판다를 선물 받은 한국은 지난 1994년에도 중국과의 수교 기념으로 판다 한 쌍을 받았지만, 1998년 외환 위기가 터지면서 사육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중국에 조기 반환한 바 있습니다.

판다 한 쌍의 공식 임대료는 연간 100만 달러이며, 매일 40kg에 달하는 신선한 죽순을 중국으로부터 공수해야 합니다.

또 중국인 전속 사육사를 둬야 하며, 완벽한 냉난방 시설을 갖춘 우리가 필요합니다.

VOA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