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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역일꾼, 보위부원도 가족과 함께 탈북"


지난 2월 북한 접경 도시 신의주에서 군인이 압록강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 강 너머 중국 단둥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지난 2월 북한 접경 도시 신의주에서 군인이 압록강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 강 너머 중국 단둥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의 집단 망명에 이어 또 다른 외화벌이 일꾼과 보위부원이 가족들과 한국으로 망명하기 위해 중국 모처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당국의 해외 일꾼 파견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망명도 증가하는 추세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 북한인권 단체 관계자는 1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무역일꾼과 보위부원이 3주 전 북한을 탈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가족들을 여행이나 친척 방문을 핑계로 미리 중국으로 보낸 뒤 자신들도 무역업무를 본다며 중국으로 와서 가족들과 합류했습니다.

이들은 5살짜리 남자 아이를 포함해 모두 10 명으로 한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개입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듣고 현재 중국 남방 지역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관계자는 무역일꾼의 경우 최근 수 년 간 실적이 저조했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면서 북한 당국에 내야 하는 상납금에 대한 압박이 커져 탈북을 결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와 관련해 확인해 줄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 집단 망명에 이어 또 다시 무역일꾼 가족들이 탈북한 사건이 전해지면서 북한의 외화벌이 일꾼들 사이에 동요가 커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내 탈북자 지원단체인 ‘북한인권 제3의 길’의 김희태 사무국장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에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해외 일꾼 파견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망명도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습니다.

김 사무국장은 3년 전 중국 투먼과 단둥에 북한 노동자만 고용하는 이른바 ‘조선공단’이 생긴 뒤 약 2만여 명의 북한 노동자가 이 곳에서 일을 하고 있고, 최근 2년 새 이 공단에서 한국으로 탈출한 탈북자가 수 십 명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뒤 북한 당국이 중국과의 접경 지역 감시를 강화해 북한을 탈출해 한국으로 들어오는 탈북자 수는 줄어든 반면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는 해외일꾼들의 망명 사례는 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김희태 사무국장 / 북한인권 제3의 길] “조선공단이 단둥이나 투먼에 생겨서 그 곳에 중국 사람들이 운영하는 공장에 종업원으로 북한 여성들이 많이 취업을 했고 그리고 외화벌이 일꾼들이 예전보다 대폭적으로 약 서너 배 정도 늘어난 것 같은데, 그 분들이 많이 탈출해서 한국으로 오려는 사람들이 늘다 보니까 추세는 늘어나는 추세지만 대폭 늘어났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사무국장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로 해외 일꾼들에 대한 외화벌이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들의 잇단 망명은 북한 당국으로서 매우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감소세가 뚜렷했던 탈북자 수가 지난 1분기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올 들어 3월까지 한국에 들어 온 탈북자 수는 모두 342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했습니다.

한국에 들어온 탈북자 수는 지난 2009년 2천914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줄어 지난해엔 1천276 명에 그쳤습니다.

특히 남성 탈북자의 수가 지난해 1분기 50 명에서 올해 77 명으로 54% 급증했고 같은 기간 여성 탈북자는 241 명에서 265 명으로 10% 증가했습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시적 증가일 수 있다며 이번에 탈북자 수가 증가한 정확한 원인은 좀 더 분석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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