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북한 평양에서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가로수가 쓰러졌다.
지난달 26일 북한 평양에서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가로수가 쓰러졌다.

미국의 구호단체들이 북한의 잇단 홍수와 태풍 피해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신종 코로나 여파로 구호 활동이 중단된 상태여서 주민들의 고통이 더 클 것이라며, 북한이 요청하면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지난달 한반도를 강타한 장마에 이어 제8호 태풍 ‘바비’를 시작으로 9호 태풍 ‘마이삭’과 10호 태풍 ‘하이선’이 잇따라 북한을 지나가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대북 지원 활동이 중단된 미국의 구호단체들은 북한의 잇단 자연재해에 우려를 나타내며 현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친우봉사회는 북한에 있는 친우봉사회 협력단체들과 4개 협동농장에 의존하는 북한 주민 1만2천 명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루이스 대표지부장] “AFSC remains in contact with DPRK partners. Our biggest concern continues to be for the well-being of AFSC partners in North Korea and the 12,000 people who rely on our four partners farms.”

이 단체의 린다 루이스 중국-북한 사업단 대표는 8일 VOA에, 현재 북한 측 협력단체와의 정기적인 연락은 유지되고 있지만, 최근 북한을 강타한 홍수와 태풍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전달받은 것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지원 요청 여부나 신종 코로나 방역 조치에 따른 북한의 국경 봉쇄 조치와 관계 없이 농업 자재 등 관련 물품을 최대한 빨리 북한에 보내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황해남도 태풍 피해 지역을 방문했다고, 27일 관영매체가 전했다.

국제구호단체인 사마리탄스 퍼스의 프랭클린 그레이엄 대표는 9일 VOA에, 북한 정부가 지원을 요청한다면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레이엄 대표]“ We stand ready to help during this time of flooding if the government of North Korea requests foreign assistance. Since 1997, Samaritan's Purse has provided more than $15 million in emergency relief and humanitarian assistance to the people of North Korea.”

그레이엄 대표는 지난 1997년부터 사마리탄 퍼스가 북한 주민에게 1천500만 달러 이상의 긴급 구호와 인도적 지원을 을 제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이 단체는 지난해 7월 홍수로 농경지가 침수된 북한의 함경북도 등 3개 지역 어린이에게 식량 250t을 지원했습니다.

또 2015년과 2016년에는 수해로 식량난이 악화할 것을 우려해 비료 120t을 전달했고, 2011년에도 60만 달러 상당의 비누와 담요, 위생용품 등 수해 복구 물품을 북한에 제공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미북한위원회의 대니얼 워츠 국장은 VOA에, 북한의 지원 요청이 있을 경우 위원회 소속의 구호 단체들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원을 제공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워츠 국장] “We are willing to provide assistance to get the people in need. But the problem is centrally impossible for aid worker to travel to North Korea.”

하지만 워츠 국장은 현재 구호 요원들이 북한으로 갈 수 없는 것이 문제라며, 코로나 방역 일환으로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기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아주 낮아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거의 해마다 미국 내 구호단체들은 북한의 홍수와 태풍, 산사태, 가뭄 등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신속하게 대응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워츠 국장은 그동안 식량부터 위생, 깨끗한 식수, 임시 대피소까지 광범위한 지원을 해 왔지만, 올해는 북한 주민들이 여러 악재 속에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에서 결핵 치료 퇴치 사업을 벌여온 미국의 한 구호단체는 코로나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을 주민들에게 거듭된 자연재해는 더욱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을 도우려면 당국의 지원 요청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8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최근 이어진 북한의 가뭄과 홍수, 태풍 등 이상기후로 북한 주민들이 굶주림을 겪을 위험이 커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 사태에 이은 자연재해로 북한 내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비즐리 사무총장] “"I'm confident international cooperation is the key which can unlock a brighter future for the children of the DPRK. This is our chance to create the better world we all want to see."

국제사회의 협력은 북한 어린이의 밝은 미래를 위한 열쇠며, 지금은 모두가 보기 원하는 더 나은 세계를 만들 기회라는 겁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또한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WFP는 북한에 상주하며 북한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