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가상자산 거래소 MEXC’ 금융망 차단…북한 관련 거래 지원 지목

미국 워싱턴D.C. 에 위치한 재무부 건물 외경.

미국이 북한과 이란, 러시아 등의 제재 회피를 지원한 혐의를 받는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를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퇴출시켰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이 거래소가 북한의 제재 대상 금융중개인의 자금 수령에 관여한 사실 등을 조치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재무부가 세계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MEXC 글로벌(MEXC)’을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차단하는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반(FinCEN)은 6일 공개한 공식 명령문에서 이같이 밝히고 MEXC 는 북한과 이란, 러시아의 관련 제재 회피와 사이버 범죄 등에 연루된 불법 금융 거래를 처리했다고 밝혔습니다.

명령문에 따르면 MEXC는 2025년 6월부터 9월까지 미국의 제재 대상인 북한의 금융중개인 심현섭이 약 35만 달러를 수령하도록 지원했습니다.

금융범죄단속반은 심현섭이 이미 2023년 4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고, 당시 그의 가상자산 주소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는데도 2년 이상 지난 뒤 MEXC를 통해 자금 수령이 이뤄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심현섭을 북한 금융기관 고려광선은행의 대리인으로 지목해 왔으며, 가상자산 자금세탁과 해외 IT 노동자 수입 관리, 북한 정권을 대신한 담배와 통신장비 등의 구매 대금 지급에 관여한 인물로 제재한 바 있습니다.

금융범죄단속반은 또 MEXC가 북한 관련 거래뿐 아니라 이란과 러시아의 제재 회피, 랜섬웨어와 가상자산 사기 등 사이버 범죄 관련 자금 이동에도 관여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2021년 5월부터 2026년 5월까지 MEXC가 처리한 불법 금융 관련 자금은 최소 약 16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또 이 가운데 러시아의 제재 회피와 관련된 거래는 약 15억 달러로, 미국과 유럽연합, 영국의 제재 대상 기관들과 직접 거래한 금액도 2억3천200만 달러에 이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MEXC는 이란과 관련된 거래에 약 18억7천만 달러가 노출됐으며, 이란 가상자산 거래소 40여 곳과 직접 주고받은 거래만 1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이번 명령을 통해 미국 금융기관들이 MEXC와 주고받는 자금 이체를 금지했습니다. 여기에는 가상자산의 송금과 수령도 포함됩니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의 불법 금융 활동과 관련해 MEXC를 미국 금융시스템에 대한 주요 자금세탁 우려 기관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입니다. 법적 근거로는 러시아 자금세탁 대응법 9714조가 제시됐습니다.

이번 조치는 연방관보에 게재된 뒤 30일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합니다. 명령을 위반하는 금융기관과 관련 임직원은 민사 또는 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금융기관은 두 가지를 동시에 선택할 수 없다”며 “이란 정권을 지원하거나, 미국 금융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거나 둘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재무부는 이란 정권의 경제적 생명줄을 계속 차단하고, 디지털 자산을 이용해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려는 시도를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재무부는 MEXC가 이용자 약관에서 이란과 북한 등 일부 국가에 있는 개인이나 단체의 이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제재 대상 인물과 기관의 거래를 처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MEXC는 2018년 설립된 세이셸 소재 가상자산 거래소로,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6월 기준 하루 거래액이 10억 달러를 넘고 약 50억 달러의 준비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 20대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하나로 평가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