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북한에 제트추진 드론 기술을 이전했다면, 북한은 기존 미사일과 고속 드론을 결합한 복합 공격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특히 값싼 제트추진 드론을 대량으로 투입할 경우 한국에게는 요격 수단 소진 등 방공망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러시아의 제트추진 드론 기술이 북한에 이전됐다면 북한은 기존 미사일 전력에 고속 드론을 결합해 방공망을 압박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의 조지 바로스 혁신∙오픈소스 분석기법 국장은 5일 VOA와의 통화에서 제트추진 드론의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과 빠른 속도, 대량생산 가능성에 주목하며 북한에 관련 기술이 이전됐다면 상당한 군사적 의미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지 바로스 / 미국 전쟁연구소(ISW) 혁신 오픈소스 분석기법 국장
“이런 종류의 기술 이전은 대단히 중대한 의미를 갖습니다. 제트추진 드론은 아주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타격 수단이고 대량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요격하기도 매우 어렵습니다. 제트추진 드론은 빠른 속도로 비행하고 순항미사일과 유사한 궤적으로 날 수 있습니다.”
(The transfer of that sort of technology would be extremely significant because what the jet-powered drones effectively allow a state to do is to have an extremely cheap and versatile strike vehicle that can be mass produced and is very difficult to intercept. …)
바로스 국장은 특히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기존 저속 드론에 제트추진 드론까지 결합해 대량으로 투입할 경우 서로 다른 속도와 비행 특성을 가진 무기들이 동시에 날아들면서 방공망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제트추진 드론의 요격률은 약 50~60%로, 기존 저속 드론의 약 90%에 비해 크게 낮다는 점을 예로 들었습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4일 러시아가 북한에 제트추진 드론 기술을 이전한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키이우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최신형 제트추진 드론 기술을 북한과 공유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 물론이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북한과 “모든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며 북한이 러시아에 미사일을 제공한 만큼 다른 군사기술 역시 공유됐을 것으로 본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제트추진 드론 기술 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와드와니 AI 센터의 카테리나 본다르 선임연구원은 VOA에 북러 군사협력이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확대된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한을 자국의 드론 생산을 보완하는 일종의 ‘후방 생산기지’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카테리나 본다르 /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
“러시아 입장에서는 이 기술을 공유해 북한이 생산 능력을 개발하고 구축하도록 돕는 것이 타당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훨씬 멀리 떨어진 곳에 일종의 ‘플랜 B’, 즉 백업 생산시설을 두는 겁니다. 우크라이나가 그런 생산시설을 타격하기는 훨씬 더 어려울 것입니다.”
(From Russia’s perspective, it may make sense to share this technology and help North Korea develop and build up its production capacity. That would give Russia a kind of ‘Plan B’ — a backup production facility much farther away from Ukraine, where it would be much more difficult for Ukraine to strike those production facilities.”
본다르 선임연구원은 그러면서 이번 사안을 단순한 무기 기술 이전을 넘어 북한의 자체 생산과 운용 능력을 구축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카테리나 본다르 /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
“기술을 공유한다는 것은 단순히 무기체계를 어떻게 생산하는지, 어떤 기술이 들어가는지만 공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공급망을 어떻게 구축하고, 인력을 어떻게 훈련하며, 기술자를 어떻게 양성하는지도 포함됩니다.”(Sharing technology doesn’t just mean sharing how to produce the weapons system or what technologies go into it. It also includes how to build the supply chains, how to train personnel, and how to develop engineers and technical specialists. …))
대량생산 체계 구축 방법부터 부품 공급망 조성, 기술자와 군 병력의 훈련, 실제 배치와 운용, 나아가 미사일과 드론을 결합한 대규모 복합 공격 전술까지 러시아의 실전 경험이 함께 이전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본다르 선임연구원은 이어 북한이 이런 생산과 운용 기술을 습득할 경우 제트추진 드론을 자체적으로 개량하고 대량 생산하는 역량까지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제트추진 드론을 대량 운용할 경우 미사일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한국의 에너지 시설 등 주요 기반시설과 도시를 광범위하게 위협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난 것과 유사한 위협이 한반도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변화가 한반도에서 새로운 ‘비용 비대칭’ 현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마이클 호로위츠 국방·국가안보 프로그램 디렉터는 VOA에 “제트추진 드론 기술 이전 자체만으로 북한의 군사 역량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이를 저비용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게 된다면 이란과 러시아, 우크라이나처럼 한반도에서 상당한 비용 부담을 강요할 유용한 수단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드론을 대량 투입하는 반면 한국과 미국은 이를 막기 위해 훨씬 비싼 방공 요격체계를 사용해야 하는 만큼 공격과 방어 사이의 비용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바로스 국장은 이런 비용 비대칭이 실제 군사작전에서는 방공망의 요격 자산을 먼저 소진시키는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공격에 앞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트추진 드론을 대량으로 투입할 경우 패트리엇과 같은 고가의 요격체계를 먼저 소모시킨 뒤, 더 파괴력이 큰 미사일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지 바로스 / 미국 전쟁연구소(ISW) 혁신 오픈소스 분석기법 국장
“이런 시설들을 보다 경제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방어할 방법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탄도미사일이 처음 발사되기도 전에 드론이 대량으로 몰려올 경우, 방공 부대가 값싼 제트추진 드론을 요격하는 데 필요한 수단을 소진해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정작 더 크고 파괴력이 강한 탄도미사일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요격 수단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And the unfortunate thing is that the interceptors, such as the Patriot interceptors that are used to intercept ballistic missiles, could, if we're not careful about thinking of more economically sustainable ways to defend these sites, if they're swarmed with the drones before the first ballistic missiles are launched..)
바로스 국장은 이에 따라 한국과 역내 국가들이 기존 북한의 미사일 위협뿐 아니라 드론과 미사일을 결합한 복합 공격에 대비하는 동시에, 저가의 드론을 값비싼 미사일로 요격하는 데 의존하지 않는 보다 경제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어 수단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