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가 2천2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한국에서 두 번째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미국과 탈레반이 29일 평화협정에 서명할 예정입니다. 이어서 이란 총선 소식, 함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오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에서 두 번째 사망자가 나왔군요.
기자) 네, 21일 오후 사망자가 또 1명 나오면서 현재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는 2명으로 늘었습니다. 두 번째 사망자는 50대 여성으로서, 지난 19일 최초의 사망자가 치료 중이던 병원 환자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감염 확진 환자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간으로 20일 오후 4시 기준,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204명입니다.
진행자) 불과 며칠 전만 해도 50명 대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19일까지만 해도 확진자는 51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때도 하루 만에 20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아 한국 당국이 긴장했는데요. 불과 이틀 만에 확진 환자가 200명 선을 넘으며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주로 남쪽 지방에서 감염 확진자들이 나왔다고요.
기자) 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곳은 대구광역시입니다. 이곳에서 현재 126명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특별히 대구 지역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온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이곳에 '신천지'라는 종교 집단이 운영하는 교회 신도들에게서 집단 감염 사례가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한국 방역 당국은 전체 확진자 204명 중 144명이 신천지 교인 또는 그 가족들이라고 밝혔는데요. 이 교회에 다니거나 전에 다녔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확진자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진행자) 그래도 어떻게 한 교회에서 이렇게 많은 감염자가 집단으로 나올 수 있는 걸까요?
기자) 한국 방역 당국은 이들의 예배 형태가 집단 감염을 일으켰을 것으로 추정하고 조사 중입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이 바닥에 바짝 붙어 앉아 1~2시간씩 예배를 본다고 하는데요. 바이러스에 이미 감염된 일부 사람들에 의해 쉽게 전파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지적입니다. 현재 대구시 당국은 감염 경로를 조사하는 한편 주요 행사들을 취소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른 지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21일 오후 4시 기준, 수도 서울은 5명이 늘면서 20명의 확진자가 나왔고요. 경기 지역 14명, 대구를 제외한 경북 지역 27명, 전북 2명 등으로 파악됐습니다. 또 부산에서도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이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일부 지역에 여행 경보를 내렸군요.
기자) 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0일 일본에 '1단계 여행 경보'를 내렸습니다. CDC는 전날(19일)에는 홍콩에도 1단계 여행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중국 본토에 대해 여행금지에 해당하는 4단계 여행 경보를 내린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여행 경보는 모두 4단계로 이뤄져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1단계는 주의 수준으로 여행객들에게 통상적인 예방 조처를 취할 것을 권고하고요. 2단계는 경계, 3단계는 경고, 4단계는 금지로 가장 수위가 높습니다.
진행자) 한국에는 어떤 조처가 취해졌습니까?
기자) CDC 측은 한국에 대해서는 따로 여행 경보를 내리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역사회 확산이 일어나는 것으로 판단되는 나라군'에 추가했습니다. 한편 타이완은 한국을 1급 여행주의지역으로 지정하고 자국민에게 현지 예방 수칙을 따를 것을 권고했습니다. 타이완의 여행 경보는 1급에서 최고 위험 수준인 3급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 중국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 정부는 21일, 1천100여 건의 신규 감염 사례가 확인되면서 총 누적 감염 확진자가 7만5천400여 명, 사망자는 2천236명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날 신규 감염 사례 중 약 500건이 교도소 재소자들과 교도관들에게서 나와 충격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교도소에서 이렇게 많은 감염자가 쏟아져 나올 수 있는 걸까요?
기자) 교도소라는 특성상 밀폐된 공간에서 수많은 사람이 집단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인데요. 아직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지인 후베이성과 산둥성 내 교도소 등 극히 일부 교도소에서 나온 결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과 탈레반이 평화협정에 서명하겠다고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과 아프가니스탄 반군조직인 탈레반이 21일 각각 성명을 내고 오는 29일 카타르 도하에서 평화협정에 서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양 측은 이에 앞서 임시 휴전기를 가질 예정인데요. 22일 0시를 기해 7일 동안 미군과 탈레반은 물론 아프간 정부군이 각종 폭력 행위를 중단하고요. 이 기간 아무 이상 없이 지나가면 서명식을 진행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런 기간을 갖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양측이 신뢰를 구축하는 시간을 삼는 것이 한 가지 이유이고요. 또한, 탈레반이 분파 세력에 대한 전적인 통제력을 가졌는지도 확인하려는 겁니다.
진행자) 이번 합의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습니까?
기자) 평화협정에 따라, 미국은 아프간 주둔 미군 인원을 감축하게 됩니다. 현재 1만3천 명 수준인 아프간 주둔 미군이 8천600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탈레반은 아프간에서 테러 행위를 중단하고, 아프간 정부를 비롯한 다른 정파들과 함께 평화 재건 과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폼페오 장관은 성명에서 서명식 이후에 아프간 내부 협상이 곧 시작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포괄적이고 영구적인 정전을 비롯해 미래 아프간 정치의 청사진을 마련하는 단계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탈레반 측은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기자) 탈레반은 성명에서 평화협정 서명식을 앞두고 안보 상황을 잘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서명식은 다른 국가, 기관들의 고위 대표단 등 국제사회의 참관하에 진행하게 될 것이고, 포로 석방을 위한 준비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서명식이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도하에는 탈레반의 대외창구인 비공식 정치사무소가 있고요. 또 미국과 탈레반이 바로 이 도하에서 18개월 가까이 협상을 벌여왔습니다. 미국은 협상 과정에서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의 직접 협상을 제안했지만,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가 미국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며 직접 협상을 거부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서 평화협정 서명을 목전에 두고 불발된 적이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과 탈레반의 평화 협상이 시작된 건 지난 2018년 중반부터인데요. 지난해 9월에 미군의 일부 철수 등의 내용이 담긴 초안이 마련됐었습니다. 하지만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공격을 이어가면서 미국인 사상자가 발생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은 죽었다’라고 표현하며 탈레반과의 협상 격렬을 선언했습니다. 이후 양측은 지난해 12월 초에 다시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서명식이 진행되면 미국이 수행한 전쟁 가운데 가장 긴 전쟁이 끝나는 것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이슬람 무장 단체, 알카에다의 수장인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을 인도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아프간이 거부하면서 아프간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그러니까 20년 가까이 전쟁이 이어져 온 건데요.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식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탈레반과의 협상을 진행해 왔습니다.
진행자) 평화협정 서명식 이후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많은 아프간 전문가들이 평화협정 서명은 분쟁 종식의 신호이긴 하지만, 실제로 아프간에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선 아프간 국내 정파들 간의 합의가 따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21일 성명에서 어려움이 남아 있긴 하지만, 평화협정에서 이룬 진전은 희망이자 실질적인 기회라고 강조하면서 미국은 모든 아프간인이 이 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이란에서 총선이 실시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 유권자들이 21일 임기 4년의 의회 의원들을 뽑기 위한 총선에 참여했습니다. 이번 선거는 내년에 있을 이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심의 향방을 가늠할 주요 잣대가 될 전망입니다.
진행자) 투표가 마무리 됐나요?
기자) 공식적으로는 이날 오후 6시 마감되지만, 현지 사정상 늦게 연 투표소는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밤늦게까지 개방하고 있습니다. 초기 투표 결과는 22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이란 의회가 모두 몇 석이나 되죠?
기자) 총 290석입니다. 현재 약 7천 명의 후보들이 208개 선거구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상당수 온건 개혁 성향 정치인들이 자격 미달로 총선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어, 이번 선거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중심으로 한 강경 보수파가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진행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도 투표에 참여했겠죠?
기자) 물론입니다. 투표는 이날 아침 8시부터 시작됐는데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시간이 되자마자 테헤란 근처 사원에 마련된 투표장에서 투표를 마친 후, 이란의 국익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며 유권자들의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진행자)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가 선거 전부터 이란 국민들에게 투표 참여를 강조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메네이는 며칠 전에도 높은 투표 참여만이 미국과 이란에 맞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음모와 계획을 수포로 돌아가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AP' 등 일부 언론은 많은 후보가 자격 미달로 선거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역대 총선 참여율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이전 총선들의 경우 50%가 넘었고요. 지난 2016년 총선 참여율은 60%를 넘었습니다. 이란 전체 국민은 약 8천만 명인데요. 이번 총선의 유권자는 약 5천800만 명입니다.
진행자) 현 의회는 이번 총선을 끝으로 해산하게 될 텐데요. 현 의회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습니까?
기자) 100명 넘는 의원들이 개혁 온건파로 분류되고 있고요. 나머지는 강경보수파로 분류되고 있는데요. 현직 의원 약 90명이 자격 미달로 출마가 금지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번 총선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였습니까?
기자) 하산 로하니 대통령도 이날 투표를 마친 후 높은 참여율로, 이란을 새로운 승리의 단계로 끌어올리자며 투표를 독려했습니다. 당초 로하니 대통령은 개혁 성향의 온건파 정치인으로 분류됐던 인물인데요. 이란이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지난 2016년 체결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 이란 핵 합의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정치적 입지가 약화됐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이란 관리들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가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재무부가 20일 이란 헌법수호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 소속 관리 5명을 특별지정제재대상 명단에 올렸습니다.
진행자) 미국 재무부가 왜 이들을 제재하는 겁니까?
기자) 이란 헌법수호위원회와 선관위가 이번 총선에 출마하려는 사람 수천 명을 자격 미달이라는 이유로 총선에 참여하지 못 하도록 막았다고 제재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번 제재는 이란 국민이 자유롭고 공정하게 지도자를 선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막고 있는 이란 정부 지도자들을 폭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