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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관계, 코로나 책임론으로 ‘악화’…대북 협력 난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책임론을 둘러싼 공방으로 최악의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무역, 군사, 인권 등을 둘러싼 갈등에 코로나 문제까지 더해진 건데, 양국 간 대북 공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관련해 중국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녹취 : 트럼프 대통령] “So what else is new with China? What else is new? Tell me. I’m not happy with China. They should’ve stopped this at the source.”

‘중국 해커가 백신 관련 기술을 훔치려 한다’는 보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새삼스럽지 않다며 “나는 중국이 마음에 들지 않고, 그들은 근원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았어야 했다”고 지적한 겁니다.

이에 앞서 중국 외교부는 9일 미국 인사들이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중국에 불합리한 주장을 펴고 있다며 30쪽에 달하는 반박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중 간 ‘신냉전’이 도래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기간 ‘환율조작국 지정’과 ‘하나의 중국정책 폐기’ 등을 거론하며 중국을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취임 이후에는 시진핑 주석과의 개인적 관계를 강조하며 ‘밀월관계’를 유지한 때도 있었습니다.

2017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별장인 플로리다주 마라라고에서 이틀 동안 열린 미-중 정상회담.

[녹취 : 트럼프 대통령] "I think we made tremendous progress…”

트럼프 대통령은 “큰 진전을 이뤘고 시진핑 주석과 친밀한 관계를 맺었다”고 말했고, 시 주석은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이 “두 나라와 국민을 위한 번영을 만들고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별장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2017년 4월 6일 팜비치 국제공항에 도착한 중국 시진핑 주석.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별장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2017년 4월 6일 팜비치 국제공항에 도착한 중국 시진핑 주석.

특히 두 정상은 당시 북한 문제와 관련한 협력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시 주석이 매우 열심히 돕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 트럼프 대통령] “I think he's working very hard. I can say that all of the pundits out there saying they've never seen China work like they're working right now."

그러나 이듬해 3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 500억 달러 어치에 대한 관세 부과를 담은 행정명령을 발표하며 미-중 무역 갈등이 본격적으로 불거졌습니다.

양측은 1년 반 넘게 ‘관세전쟁’과 함께 줄다리기 협상을 거듭하다 올해 1월 중국이 2년 간 총 2천억 달러의 미국 상품을 구매하는 내용을 담은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했습니다.

[녹취 : 트럼프 대통령] “Today, we take a momentous step — one that has never been taken before with China — toward a future of fair and reciprocal trade, as we sign phase one of the historic trade deal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China.”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중 갈등은 무역 문제에 국한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인식의 ‘총론’으로 평가됐던 2018년 10월 펜스 부통령의 허드슨 연구소 연설.

[녹취 : 펜스 부통령] “America had hoped that economic liberalization would bring China into greater partnership with us and with the world. Instead, China has chosen economic aggression, which has in turn emboldened its growing military.”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펜스 부통령은 중국이 더 큰 협력관계를 원했던 미국의 바람과 달리 ‘경제 침략’과 ‘군사 굴기’를 선택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의 미국 선거 개입 의혹, 인권 문제 등을 거론하며 전방위로 중국을 압박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타이완’ 문제와 관련해, 타이완에 대한 지원ㆍ교류 관련 법규를 잇따라 채택하고 무기 판매를 비롯한 군사협력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8년 3월에는 고위 공직자의 타이완 방문을 허용하는 ‘타이완여행법’, 올해 3월에는 타이완의 국제 활동을 지원하는 ‘타이완 동맹보호 강화법’을 제정했습니다.

그러자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행동을 멈추지 않을 경우 강력한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이밖에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적 긴장, 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홍콩 인권 문제, 중국 통신제조업체 ‘화웨이’ 문제 등도 양국 간 갈등 요소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문제는 ‘한반도 비핵화와 안정’이라는 공동 목표 아래 양국 간 협력이 가능한 분야로 거론되지만, 양측의 입장 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해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보리에 결의안 초안을 제출하며 대북 제재 완화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미국은 줄곧 중국의 제재 이행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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