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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안보장관 탄핵안, 상원에서 기각…하원의장, 우크라이나 지원안 표결 곧 추진


미국 연방 상원 본회의에서 17일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 투표 결과 탄핵안이 기각됐다는 결과가 방영되고 있다.
미국 연방 상원 본회의에서 17일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 투표 결과 탄핵안이 기각됐다는 결과가 방영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민주당이 다수당인 미 연방 상원이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을 기각했습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공화당 강경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을 곧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 정보 당국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중국과 러시아, 이란의 선거 개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관련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이 최종 기각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상원이 17일 마요르카스 장관 탄핵안을 기각했습니다. 하원에서 송부된 탄핵안은 두 개 조항으로 이뤄졌는데요. 첫 번째 조항은 마요르카스 장관이 이민법 준수를 “의도적이고 체계적으로 거부”한 혐의였고, 두 번째 조항은 마요르카스 장관이 국경이 안전하다고 말해 “신뢰를 위반한” 혐의였는데요. 상원은 두 조항에 대해 각각 51대 48, 51대 49표로 마요르카스 장관에 적용된 탄핵 혐의가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습니다.

진행자) 의원들 당적에 따른 표결 결과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민주당과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은 모두 기각에 동참했고요.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기각에 반대했습니다.

진행자) 마요르카스 장관에 대한 탄핵 추진이 어떻게 시작된 겁니까?

기자) 탄핵 움직임은 하원에서 먼저 시작됐습니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은 국토안보부를 이끄는 마요르카스 장관이 남부 국경에서 이민정책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해 남부 국경에 불법 이주자가 급증하게 됐고, 이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지난 2월 마요르카스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현직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하원에서 가결된 것은 거의 15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탄핵안이 바로 상원으로 송부된 게 아니군요?

기자) 네, 하원과 달리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상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공화당은 시간을 끌기 위해 상원 송부를 계속 연기해 오다가 16일에 상원으로 보냈습니다. 그러니까 탄핵안이 상원으로 송부된 지 하루 만에 바로 기각된 건데요. 절차상 상원의원들은 탄핵안이 탄핵 심리를 위해 송부된 바로 다음 날 배심원으로 소집돼야 하고요. 배심원 선서를 한 후 곧바로 탄핵 재판에 들어가게 됩니다.

진행자) 미국의 탄핵 절차에서 하원과 상원의 역할이 다르죠?

기자) 네, 미국 헌법은 탄핵 소추 권한은 하원에, 탄핵 심리 권한은 상원에 나눠서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탄핵 소추안은 하원 재적 의원 과반수가 지지하면 통과되지만, 상원에서는 재적 의원 100명 가운데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탄핵이 최종 결정되기 때문에 상원의 문턱이 더 높습니다.

진행자) 상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 어떤 주장을 펼쳤습니까?

기자)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이날(17일) 공화당이 미국 역사상 가장 정치적인 탄핵을 시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슈머 대표는 표결에 앞서 “상원의 진실성을 위해 그리고 탄핵을 드문 사안을 위한 것으로 보호하기 위해” 상원의원들은 “오늘 이 혐의들을 기각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원 공화당이 제시한 혐의는 헌법이 요구하는 탄핵 요건인 “중범죄와 경범죄의 기준”에도 충족하지 못하다며,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어떤 입장을 밝혔습니까?

기자)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탄핵 재판 없이 사건을 처리하는 것은 의회의 근본적인 책임과 남부 국경에서 발생한 위기의 진실로부터 도망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마요르카스 장관이 받고 있는 혐의에 대한 “철저한 숙고”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공화당 내부에서도 마요르카스 장관에 대한 탄핵 추진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공화당 중진인 밋 롬니 의원을 포함한 일부 의원은 이번 탄핵이 정치 논쟁에서 비롯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날(17일) 표결 후 롬니 의원은 마요르카스 장관의 혐의가 여전히 중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토론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각에 동참하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탄핵 당사자인 마요르카스 장관은 기각 결정에 어떤 입장을 밝혔습니까?

기자) 마요르카스 장관은 아동 온라인 안전 캠페인을 시작하기 위해 17일 뉴욕에 있었는데요. 자신은 통상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상원에서 탄핵안이 기각됨으로써 “탄핵을 정당화할 증거나 헌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 확실히 입증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마요르카스 장관에 대한 탄핵 추진이 관심을 끌었던 이유가 오는 11월에 있을 대선과 맞물렸기 때문이죠?

기자) 맞습니다.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민 문제를 대선 핵심 쟁점으로 내세우고 있는데요. 마요르카스 장관에 대한 탄핵을 추진한 것도 실제로 장관을 탄핵하려는 목적보다는 이민 문제를 부각하고 부정적인 여론 조성을 하기 위한 시도라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진행자) 현재 남부 국경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지난 2년 동안 남부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 적발된 사람은 200만 명이 넘고요. 작년 12월에는 적발 건수가 25만 건에 달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멕시코 쪽에서 단속을 강화하면서 불법입국자가 줄었는데요. 민주당은 공화당이 국토안보부 장관을 탄핵할 게 아니라 입법으로 국경 문제를 해결하자는 입장입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불법 입국자 수를 줄이기 위해 상원이 통과시킨 법안을 하원 공화당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이 17일 의사당에서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타이완을 지원하기 위한 별도의 법안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이 17일 의사당에서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타이완을 지원하기 위한 별도의 법안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이번엔 연방 하원으로 가보겠습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우크라이나 지원안 표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공화당 내 강경파 의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을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습니다. 존슨 의장은 17일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그리고 타이완을 각각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안보 예산안 3건을 공개하고, 가능한 한 오는 20일 법안에 대한 본회의 표결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법안의 예산 규모가 어느 정도 됩니까?

기자) 하원 세출위원회가 공개한 예산안 규모는 총 950억 달러로 앞서 지난 2월 상원이 통과시킨 안보 예산과 총액은 같습니다. 하지만, 하원은 상원처럼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타이완 지원을 하나로 묶지 않고 3개의 별도 법안으로 분리했습니다.

진행자)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볼까요?

기자) 먼저,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은 약 608억 달러 규모인데요. 이 중 232억 달러가 미국산 무기와 시설 등을 보충하는 데 사용됩니다. 그리고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싸우고 있는 이스라엘 지원 법안은 약 264억 달러 규모로, 이 가운데 91억 달러는 인도주의 지원을 위해 배정됐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타이완을 비롯한 인도태평양의 동맹국에 대한 지원 법안은 81억 달러 규모입니다.

진행자) 그동안 하원에서는 해외 안보 지원안이 지지부진한 상태였는데 이렇게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게 된 배경이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이란 대사관을 이스라엘이 공습하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지난 주말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에 나서면서 이스라엘 지원이 시급해진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이스라엘 지원은 찬성하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우크라이나 지원에는 의견이 나뉘었습니다. 민주당은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찬성하는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여기에 반대했는데요. 특히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은 우크라이나 지원보다는 불법 이주자를 막기 위한 국경 안보 예산이 먼저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결국 존슨 의장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지원이 하나로 묶여 있던 법안을 분리해서 별도의 법안으로 만들게 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존슨 의장은 당내 강경파 의원들의 주장을 수용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가운데 일부를 우크라이나가 나중에 갚는 차관 방식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존슨 의장은 또 남부 국경 안보 법안은 별도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존슨 의장이 제안한 법안에 조 바이든 대통령도 반응을 보였군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하원이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지원 법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나는 전 세계에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이 법안에 즉시 서명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친구(동맹)들과 함께하며 이란이나 러시아가 성공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원에서 법안 통과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기자) 현재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로 하원 다수당인 만큼 법안 통과를 위해선 민주당의 협조가 필요한데요.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는 당 차원에서 우선 법안을 논의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공화당 강경파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은 17일 소셜미디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방금 존슨 의장이 추진하는 법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지적했는데요. 이어 “존슨 의장은 우리의 의장이 아니라 그들의 사람”이고 “문제는 우리가 이를 얼마나 더 용납할 것인가”라며 존슨 의장 해임을 추진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지난 2월 미시간주 예비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자료 사진)
지난 2월 미시간주 예비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자료 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정부 당국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외국 세력의 선거 개입 가능성을 경고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안보기간시설안보국(CISA)과 국가정보국장실(ODNI), 미 연방수사국(FBI)이 공동으로 ‘외국의 악의적 영향력 작전에 대비한 선거 인프라 보안(Securing Election Infrastructure Against the Tactics of Foreign Malign Influence Operations)’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는데요. 보고서는 러시아와 중국, 이란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혼란을 부추기는 한편, 유권자들을 분열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가 언급한 러시아, 중국, 이란은 미국에 가장 적대적인 것으로 평가되는 나라들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보고서는 이들 세 나라 모두 “미국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기 위해 사회정치적 분열을 악용하는 영향력 작전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가짜 온라인 계정과 관영 언론 매체 등을 이용해 선거와 관련한 허위 정보나 의혹을 퍼트리고 있다는 건데요. 특히 이들 나라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른바 ‘인플루언서’ 등을 통해 “알게 모르게 자신들의 관점을 홍보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외부 세력이 왜 하필 대통령 선거를 노리는 걸까요?

기자) 케이트 콘리 CISA의 선임 고문은 “선거 과정은 미국 민주주의의 황금 실”이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의 적들이 영향력 작전을 동원해 의도적으로 우리의 선거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콘리 고문은 이어 “CISA는 (주와 지방의) 공무원들과 미국 대중이 홀로 이 싸움에 맞서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들 나라가 구사하는 영향력 작전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일까요?

기자) 보고서는 선거의 신뢰성을 떨어트리고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기 위해 새로운 수법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음성 복제인데요. 공무원이나 주요 인물의 목소리를 가짜로 녹음해 혼란을 야기하는 겁니다. 보고서는 또 최근 몇 달간 이란이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한 것과 유사한, 이른바 ‘해킹과 유출’ 사이버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요. 또 러시아와 중국은 선거 관련 시설이나 컴퓨터 시스템 등의 보안 문제를 보여주는 가짜 문건을 퍼트려 유권자들의 불안을 키우려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보 당국의 이런 지적에 당사국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VOA가 러시아와 이란, 중국 정부 측에 입장을 물었는데요. 중국 측이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중국은 항상 다른 나라의 내정에 불간섭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류 대변인은 이어 “중국이 미국 정치에 간섭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이용한다는 추측이나 의혹은 전혀 근거가 없고 악의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지역 선거 당국자들이나 유권자들은 외부 세력의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요?

기자) CISA와 국가정보국, FBI는 선거 관리자들이 미국 정부 웹사이트와 같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 포털을 만들고 또 허위 정보를 적극적으로 폭로함으로써 선거 개입 시도의 영향력을 완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하지만 외부의 선거 개입 시도는 점차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고, 또 이들의 선거 개입 시도가 이미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외부 세력의 선거 개입 정황이 보인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사는 17일, 러시아가 선거 개입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와 중국, 이란이 지난여름부터 일종의 생성형 AI(인공 지능)를 콘텐츠를 만드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미국외교협회는 17일 보고서를 통해 “극단주의 폭력의 심각한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며, 이번 미국 대선에 국내 극단주의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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