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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부 국경 이주자 폭증 예상...미 소도시 1천300여곳 '시골' 편입 전망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 (자료사진)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남부 국경지대로 유입되는 이주자들이 폭증하면서 이민 당국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미 국토안보부 장관이 전망했습니다. 센서스 인구조사국의 새로운 기준에 따라 기존에 도시로 지정된 1천 300여 개 소도시와 마을이 시골로 간주될 예정입니다. 미국 보건당국이 멘톨과 가향 담배 판매 금지 움직임에 나섰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최근 미 남부 국경 문제가 계속 화두가 되고 있는데요. 남부 국경 상황에 대해 당국자가 직접 밝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이 주말 TV 시사 프로그램들에 출연해 앞으로 미 남서부 국경에 수천 명의 이민자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상황은 “우리 시스템에 굉장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국경은 열려 있지 않다”고 강조하고 이주자들이 미국 입국을 시도해선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얼마나 많은 이주자가 남부 국경으로 유입될 걸로 보는 겁니까?

기자) 현재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넘어오다 미 국경수비대에 체포된 불법입국자의 수는 하루 7천 명가량 되는데요. ‘타이틀 42’가 종료되면 그 숫자는 하루에 1만 8천 명에 달할 것으로 당국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타이틀 42’는 이번 달에 종료되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타이틀 42는 공중 보건에 관한 연방 규정인데요.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다는 목적으로 발동해 남부 멕시코 국경지대를 불법으로 넘는 이주자들을 국경에서 즉각 추방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안정되면서, 오는 5월 23일부로 타이틀 42는 만료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타이틀 42를 조기 종료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죠?

기자) 네, 실제로 과테말라와 온두라스, 엘살바도르에서 온 이주자들을 대상으로 타이틀 42의 적용을 중단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달 초 루이지애나와 앨라배마 등 공화당이 주도하는 21개 주가 타이틀 42의 조기 종료를 막아달라며 법원에 잠정적 금지 명령을 요청했습니다. 이들 주는 타이틀 42의 조기 종료로 인해 이주자들을 위한 의료, 법 집행, 구금 등 비용이 발생하는 등 실질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지난주 루이지애나 서부 법원은 해당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 국토안보부가 타이틀 42 폐지 절차를 시작하지 못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는 법원 판결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타이틀 42가 계속 유지되는 건데요. 법원은 오는 13일 심리를 열고 양측의 주장을 들을 예정입니다.

진행자) 그동안 정부도 타이틀 42 종료에 대한 대비를 하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1일 ‘CNN’ 방송에 출연해 이민자 대거 유입에 대처하기 위해 이미 몇 달 전부터 준비해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준비 과정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야당인 공화당을 비롯해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앞으로 몇 주안에 이주자들이 대거 유입되면, 국경 보안 당국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오고 있는데요. 마요르카스 장관은 중남미 국가들도 자국의 국경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에 입국하는 사람들은 타이틀 42에 따라 전원 추방되고 있습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폭스뉴스’ 방송에 출연해, 타이틀 42에 따라 즉각 추방되는 이주자들이 있는 한편, 이민 집행 절차에 따라 이민 법원에 출석하기 전까지 미국에서 체류할 수 있는 이주자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이들 가운데 약 86%가 예정된 날짜에 이민법원에 출석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보다 좀 더 수용적인 이민정책을 지향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하지만 이주자들을 향해 미국이 무조건 받아줄 것으로 믿고 밀입국자들의 손에 자신의 목숨을 맡기지는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마요르카스 장관은 “이주자 개인이 우리 법률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합법적이며 질서 있는 경로를 확보하는 것이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라며 “우리는 변칙적인 이주에는 반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마요르카스 장관이 국토안보부의 신설 부서에 관해서도 설명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마요르카스 장관이 남부 국경지대에 불법 이주자들이 몰려들게 만드는 허위 정보 유포에 대응하기 위해 ‘허위정보위원회(disinformation board)’를 신설하겠다고 밝혀 공화당을 중심으로 정부가 언론 통제에 들어간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마요르카스 장관은 해당 위원회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부족했다고 인정하면서, 관련 비판에 대해 해명했습니다.

진행자) 허위정보위원회가 어떤 부서입니까?

기자) 마요르카스 장관이 지난주 하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신설 계획을 밝혔는데요. “온라인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국토안보부의 자원을 총동원하는 것이 허위정보위원회의 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소수계 지역 사회에 허위 정보가 퍼지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러자 공화당 쪽에서는 국토안보부가 국경을 통제하기보다는 여론을 검열하고 통제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이런 비판에 대해 마요르카스 장관이 직접 대응을 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폭스뉴스’에 “허위정보위원회는 우리 국토에 위협을 가하는 허위 정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러시아와 중국, 이란, 그리고 카르텔, 즉 마약 조직 등의 허위정보 공작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이어 해당 위원회는 허위정보에 대응을 위한 협업을 끌어내는 실무그룹으로, “언론의 자유를 제약하거나 시민의 권리 그리고 시민의 자유를 제약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시골 산지인 뉴쿠야마의 쿠야마밸리 고등학교 학생들이 교실 밖에 서 있다. (자료사진)
캘리포니아주 시골 산지인 뉴쿠야마의 쿠야마밸리 고등학교 학생들이 교실 밖에 서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도시로 분류됐던 일부 지역이 이제 시골로 간주될 예정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센서스 인구조사국의 새로운 기준에 따라 10년 전 도시로 간주됐던 1천300여 개의 소도시와 마을들이 시골로 편입될 예정이라고 AP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도시의 기준이 어떻게 바뀐 겁니까?

기자) 인구조사국은 도시 지역을 지정하는 방식을 사람 수에서 주거 단위 수로 전환하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인구조사국은 이를 통해 10년마다 인구수를 더 쉽게 업데이트할 수 있고 또 2020년 조사에서 도입된 새로운 개인 정보 보호 규정으로 인한 오류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인구수보다 세대 단위가 더 정확한 방식이라는 것이 인구조사국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도시라고 하면 인구 기준이 몇 명이나 되는 겁니까?

기자) 지난 100년간, 도시로 분류되기 위해선 최소한 인구 2천500명이 기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기준에 따르면 최소한 2천 세대가 도시의 기준이 되는데요. 이는 인구 약 5천 명에 해당합니다. 원래는 인구 2천 500명~ 5만 명 미만은 ‘도시집단(Urban Clusters, UCs)’, 그리고 5만 명 이상의 거주자가 있는 곳은 ‘도시화 지역(Urbanized Areas, UAs)’로 간주됐었는데요. 하지만 이제 이런 구분은 사라지고 도시의 정의가 새롭게 나오게 되는 겁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지역이 도시에서 시골로 바뀌게 될까요?

기자) 아직 정확한 지역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인구조사국은 올해 말이 지나서야 수정된 도시 지역을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AP 통신은 새로운 기준에 따라 10년 전 도시로 간주되었던 지역의 1/3이 시골 범주에 포함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도시에서 농촌으로 분류되면 어떤 변화가 있는 겁니까?

기자) 도시냐 시골이냐에 따라 연방 기금을 받는 자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서는 큰 변화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인구조사국은 10년마다 대대적인 인구조사를 실시하는데요. 인구조사 결과로 주를 대표하는 하원의원 수를 결정하고 또 연방자금을 의료와 일자리, 도로 등 공공서비스와 기반 시설을 위해 배분할 때도 기준이 됩니다. 특히 도시 지위를 상실하면 의료기관의 수가 제한되기 때문에 시골지역 의료 접근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진행자) 인구조사국이 도시 기준을 변경하는 데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인구조사국이 세대 가구당 평균 2.6명을 계산할 경우, 일부 지역은 과소평가 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AP 통신은 캘리포니아주 마데라 카운티를 예로 들었는데요. 이 지역은 가구당 인구가 3.3명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일각에선 인구조사국의 도시 기준 변경이 지역 사회를 완전히 대표하지는 않는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도시지역 인구는 어떤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인구조사국은 10년마다 조사 후 도시의 정의를 새롭게 검토하는데요. 지난 1910년에는 도시 인구가 미국 전체 인구의 약 45%를 차지했었고요. 10년 전인 2010년에는 그 비율이 80%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내 상점에 맨톨향 담배가 진열돼 있다. (자료사진)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내 상점에 맨톨향 담배가 진열돼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정부가 멘톨 담배를 비롯해 향이 첨가된 담배 판매를 금지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공개한 보도자료에서 멘톨, 즉 박하향 담배와 가향 시가류 판매 금지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앞서 FDA가 지난해 4월 이를 추진하고 밝혔는데, 1년 만에 실제 움직임에 나선 겁니다.

진행자) FDA가 이런 조치에 나선 것은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로버트 캘리프 FDA 국장은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이 조치는 과학적인 근거에 따라 신중하게 고려된 것으로 공중 보건 보호를 위해 적합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멘톨 담배를 비롯한 가향 담배의 판매 금지는 담배 소비를 크게 줄여 흡연자들의 사망 위험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전체 흡연자 수, 그리고 이 가운데 멘톨 담배를 사용하는 흡연자는 얼마나 되죠?

기자)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발표에 따르면 흡연자는 2020년 현재 미국 성인의 12.5%인 약 3천만 명에 달합니다. 통계 전문 사이트 ‘스태티스타’ 통계 집계에 따르면 전체 흡연 상품 시장에서 멘톨 담배가 30% 이상을 차지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0년부터인데요. 멘톨 담배는 이후 계속 30% 이상을 차지했고 지난 2019년에는 37%까지 증가했습니다. FDA에 따르면 2019년 현재 12세 이상 흡연자 가운데 멘톨 담배를 사용하는 흡연자는 1천850만 명에 이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인종별 혹은 성별로 멘톨 담배 흡연율이 다르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FDA 자료에 따르면 멘톨 담배의 흡연율은 특정 인종과 성에서 특히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백인 흡연자 가운데 멘톨 담배 흡연율은 30%인 반면, 흑인 흡연자의 멘톨 담배 흡연율은 무려 85%에 달합니다. 또한 성별로는 여성 흡연자의 멘톨 담배 흡연율이 약 40%로, 남성 흡연율인 31%보다 약 10%P 높습니다.

진행자) 멘톨 담배의 유해성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미성년자 흡연자의 높은 사용률이라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멘톨 담배는 박하향을 첨가한 담배로, 담배 냄새를 가려줘 거부감을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처음 흡연을 시작하는 저연령대 흡연자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CDC는 12세에서 17세 흡연자들의 절반 이상이 멘톨 담배를 흡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18세 이상 흡연자 중 처음으로 흡연을 시작할 때 대다수가 멘톨 담배로 시작했다고 CDC는 밝혔습니다. 하비에르 베세라 보건후생부 장관은 이번 발표에 대해 어린이들이 다음 세대의 흡연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흡연 또는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는 어느 정도죠?

기자) CDC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음에도 발생하는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매년 48만 명 이상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엔 4만 1천 명 이상의 간접흡연으로 인한 사망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진행자) 당국은 이번 조치로 인해 공중 보건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나요?

기자) FDA는 연구자료를 인용해 이번 조치로 향후 40년 동안 흡연율이 1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향후 40년 동안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대 약 65만 명 줄어들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FDA는 다만, 이번 조치로 멘톨 담배 등의 판매가 금지되더라도 소비자 개인의 멘톨 담배 소지 혹은 사용을 규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제조, 유통, 판매, 수출이나 소매업체 등에 대해서만 단속을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담배 제조업체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왔죠?

기자) 유명 담배 ‘말보로’를 제조하는 알트리아 그룹은 이번 FDA의 조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는데요. 이 업체는 멘톨 담배의 합법적인 판매를 금지하면 결국 음성화, 범죄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의 절차는 어떻게 되죠?

기자) 네, FDA는 5월부터 공청회 등을 통해서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 이 방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로이터’ 통신은 이 과정이 여러 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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