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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작년 미국 사망원인 3위...플로리다 '인종 교육 제한' 법제화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D.C.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누적 사망자 70만명을 의미하는 깃발 70만 개가 꽂혀 있다. (자료사진)
지난해 10월 미국 워싱턴D.C.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누적 사망자 70만명을 의미하는 깃발 70만 개가 꽂혀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2년 연속으로 미국에서 사망 원인 3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학교와 직장에서 인종을 언급하는 방식을 제한하는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테네시주 의회 상원이 음주운전으로 인해 부모가 사망할 경우 사고 가해자가 피해자 자녀의 양육비를 내야 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주요 사망 원인 가운데 하나였던 것으로 나타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2020년에 이어 2021년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미국인의 사망원인 가운데 3번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최근 2021년 미국인의 사망 원인을 분석한 잠정 보고서를 내놓았는데요. 특히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사망률은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수치상으로 보면 어느 정도 되는 겁니까?

기자) CDC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미국에서 사망한 사람은 총 345만9천명 가까이 되는데요. 이중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69만 3천여 명으로 가장 많았고요. 암이 약 60만 5천 명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46만여 명으로 3위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그 전해와 비교하면 어떤 변화가 있는 겁니까?

기자) 네. 모든 사망원인을 망라한 2021년 사망률은 전해인 2020년에 비해 1% 늘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한 사망률은 전년도에 비해 2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구 10만 명당 코로나로 사망한 사람의 수는 지난 2020년 93.2명이었는데 지난해에는 111.4명이었습니다.

진행자) 연령에 따라서는 사망률에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요?

기자) 전체 연령으로 봤을 땐,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이대는 85세 이상이었고, 사망률이 가장 낮은 연령대는 5세~14세였습니다. 전년도와 비슷한 양상이었는데요. 코로나로 인한 사망률로 좁혀보면, 역시 85세 이상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았고, 1세~4세와 5세~14세가 사망률이 가장 낮았습니다. 다만, 고연령층에서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는 전해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지난 2020년엔 85세 이상 연령대에서 코로나 사망 인구가 12만 3천명 가까이 됐던 것이 2021년엔 9만 5천 명 가까이로 떨어졌고요. 대신, 75세 이하 연령대에서 코로나로 인한 사망률이 급증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특별히 사망자가 많이 늘어난 시기도 있었나요?

기자) 보고서를 보면 사망률이 가장 높았던 때는 작년 1월과 9월이었습니다.

진행자) 혹시 인종에 따라서도 사망률이 좀 달랐습니까?

기자) 네. CDC가 사망률을 인종에 따라 분석한 별도의 보고서도 내놓았는데요. 전반적인 사망률로 봤을 때, 작년에도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흑인과 미국 원주민, 알래스카 원주민의 사망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사망률의 경우 인종적인 변화가 제법 있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 사망자 가운데 흑인의 비율은 13%로, 전년도의 16%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고요. 중남미계의 비중은 16.5%로 역시 전해의 19%에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백인의 비율은 2020년 60%에서 2021년엔 65%로 코로나 사망자 가운데 백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이번 CDC의 연구 결과가 잠정보고서이긴 하지만, 코로나 사망률과 관련해 어떤 제안을 내놓았습니까?

기자) CDC는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 감염증 대응에 있어 백신이나 진료 시설 등 ‘효과적인 개입’이 제공되기 위해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CDC는 “과도한 COVID-19 사망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개입의 필요성에 비례해, 모든 지역사회에 평등한 치료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미국인의 사망원인 가운데 심장병과 암, 코로나 외에 또 어떤 것들이 있었습니까?

진행자) 코로나에 이어 의도하지 않은 부상, 뇌졸중, 호흡기 질환, 알츠하이머, 당뇨, 신장 질환이 뒤를 이었습니다. 한편 지난해 10대 사망원인에서 인플루엔자, 즉 독감이 빠졌는데요. 대신 자살이 10위를 기록하며 미국인의 10대 사망 원인에 올랐습니다.

론 드샌티스 미 플로리다 주지사 (자료사진)
론 드샌티스 미 플로리다 주지사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 남동부 플로리다주에서 인종에 대한 교육을 제한하는 법이 제정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가 22일, ‘비판적 인종 이론(Critical race theory)’ 교육을 제한하는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그간 해당 이론이 ‘해로운’ 이념이라며 해당 내용을 표현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반대해 왔는데요. 지난달 플로리다주 상원을 통과한 관련 법안을 이날(22일) 서명함으로써, 학교와 직장에서 인종 관련 토론을 제한하도록 법제화했습니다.

진행자) ‘비판적 인종 이론(Critical race theory)’이라는 게 뭡니까?

기자) 비판적 인종 이론은 미국의 역사를 인종주의의 렌즈를 통해 바라보자는 이론입니다. 1960년대 인종차별을 철폐하는 민권법들이 제정됐지만, 진전을 보이지 않자 1970~80년대 학자들을 중심으로 해당 이론이 주창됐는데요. 영어 약자로 줄여서 CRT라고도 부르는 이 이론은 인종주의가 미국 제도에서 조직적으로 자리 잡고 있고, 또 미국 사회에서 백인이 주도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능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플로리다주에선 이제 이 이론에 대해 법적인 제한이 가해진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드샌티스 주지사가 서명한 법안은 같은 인종 내 다른 사람들이 과거 저지른 행동에 대해 죄책감을 느껴야 한다는 등의 교육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드샌티스 주지사는 법안에 서명하면서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드샌티스 주지사는 “우리는 세뇌가 아니라 교육을 믿는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법안은 K-12 즉,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생들을 실질적으로 보호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억압적인 이념을 강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드샌티스 주지사는 이어 “우리는 여러분의 세금을 우리 아이들에게 이 나라를 미워하거나 서로를 미워하도록 가르치는 데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드샌티스 주지사가 법안에 서명한 데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진행자) 법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드샌티스 주지사가 비판적 인종 이론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고 또 그의 동기는 흑인 역사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억누르는 데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흑인으로 플로리다주 하원의 민주당 소속 앤지 닉슨 의원은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가 법안을 통과시키고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법안에 서명한 것은 흑인을 공격하는 정책 패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비판적 인종 이론이 미국 학교에서 실제로 교육되고 있습니까?

기자) 닉슨 의원은 “플로리다주 공립학교에서 비판적 인종 이론을 가르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AP 통신에 따르면 비판적 인종 이론 자체가 학교에서 교육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는데요. 하지만, 해당 이론의 핵심 내용이 학생들이 사용하는 교제에 포함돼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해당 법 시행으로 플로리다 교육 현장에서 어떤 변화가 있게 될까요?

기자) 플로리다주 의회 흑인 의원들은 법이 시행에 들어가면 교사들이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를 가르치는 데 있어 사기가 저하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과거의 노예제도나 인종 분리, 그리고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사회 내 인종주의와 같은 주제에 대해 교사들이 수업할 때, 수업 내용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교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이번 비판적 인종 이론을 포함해서요. 최근 드샌티스 주지사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인종과 성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등과 같은 일명 ‘문화 전쟁’에 집중함으로써 보수주의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화당 정치인이자 2024년 대선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진행자) 드샌티스 주지사의 보수적인 교육 정책에 반대 입장을 냈다가 역풍을 맞게 된 기업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월트 디즈니사가 플로리다주에서 운영하는 디즈니월드 리조트가 각종 규제에서 예외가 되는 특별구 지위를 잃게 됐습니다. 월트 디즈니는 플로리다 주의회가 공립학교에서 동성애 등 성적 정체성에 대한 교육을 제한하는 법안을 제정하자 여기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는데요. 그러자 드샌티스 주지사는 주 의회에 디즈니에 대한 세금 등 각종 혜택을 박탈하는 법안을 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고요. 지난 22일, 해당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어린 아이를 차에 태운 보호자가 안전벨트를 채워주고 있다. (자료사진)
어린 아이를 차에 태운 보호자가 안전벨트를 채워주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테네시주 의회 상원이 음주운전 사망 사고와 관련해 신규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테네시주 의회 상원은 타인의 음주운전으로 인해 성인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음주운전 가해자가 피해자의 미성년 자녀들에 대한 양육비를 제공해야 한다는 법안, 일명 ‘벤틀리 법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습니다.

진행자) 이 법안이 ‘벤틀리 법안’으로 불리게 된 이유는 뭐죠?

기자) 네, 지난 2021년에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와 관련이 있습니다. 한 남성이 다른 사람의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를 당했는데요. 자신의 약혼자, 그리고 넉 달이 된 아이와 함께 결국 목숨을 잃게 됐습니다. 이 사고로 이 남성의 5살과 3살 된 아이들이 고아가 됐는데요. 첫째 아이의 이름이 ‘벤틀리’로, 법안은 바로 이 이름을 따왔습니다.

진행자) 법안이 이런 양육비 지원을 법으로 의무화한 이유는 뭘까요?

기자) 마크 화이트 테네시주 상원 공화당 의원은 성명에서 부모는 자녀들의 교육과 양육에 책임이 있는 존재로서, 만약 다른 사람이 음주운전을 해 이들의 목숨을 빼앗아 가면 이에 대해 책임이 있는 사람이 피해자 자녀들의 양육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양육비 지원 금액은 어떻게 산정되죠?

기자) 법원이 피해 아이가 살던 상황을 기준으로 아이의 양육에 필요한 재정 자원, 그리고 생존 부모나 보호자가 양육을 위해 필요한 재정 자원 등의 요인을 고려해 적정 금액을 정하게 됩니다. 만약 유죄가 인정된 가해자가 수감되거나 혹은 양육비를 지원할 능력이 안 된다면 양육비 지급은 1년 동안 유예됩니다. 1년 뒤부터는 양육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데요. 미성년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18세가 될 때까지 부담해야 합니다.

진행자) 만약 가해자가 피해 자녀들이 18세가 될 때까지 정해진 양육 비용을 지급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죠?

기자) 그럴 경우, 자녀가 18세 이상이 되더라도 법원이 정한 전체 금액을 모두 양육비로 지원해야 합니다. 단, 생존 부모, 혹은 자녀의 보호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한 민사 소송을 제기할 경우에는 가해자의 양육비 지원이 중복해서 적용되진 않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얼마나 되나요?

기자)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인한 일일 사망자 수는 28명입니다. 52분마다 1명씩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겁니다. 연간 사망자는 1만 명이 넘는 수준입니다. 특히,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교통사고 관련한 소식 하나 더 보겠습니다. 운전하다 보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를 알려주는 게시판을 보게 되는데요. 운전자들의 경각심을 일으켜 안전 운전을 하도록 설치된 장비로 인해 오히려 더 많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 같은 내용을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텍사스주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조사한 결과, 사망자 수 알림 게시판 설치 장소에서부터 6.2mi, 약 10km 이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가 4.5%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사망자 수 알림판이 교통사고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다는 거죠?

기자) 보고서는 사망자 수 알림판이 운전자들의 ‘인지 과부하’를 일으킨다고 지적했습니다. 운전자들이 사망자 수 정보를 알려주는 게시판에 집중하면서 주의가 흐트러져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하지 못하거나 혹은 차선을 이탈해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적은 비용으로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이 같은 사망자 수 알림판 운영을 멈추는 것이라고 보고서는 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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