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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향군인의 날 '무명용사 묘' 개방...연말연시 테러주의보


미 육군 제3 보병 연대 '올드 가드(The Old Guard)' 병사들이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 내 '무명 용사의 묘'를 지키고 있다.
미 육군 제3 보병 연대 '올드 가드(The Old Guard)' 병사들이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 내 '무명 용사의 묘'를 지키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연방기념일인 ‘베터런스데이(Veterans Day)’, 즉 재향군인의 날을 앞두고 건립 100주년을 맞은 ‘무명 용사의 묘’ 가 일반 대중에 공개됐습니다. 연말연시 미국에서 국내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고 국토안보부가 경고했습니다. 물가 상승으로 지원 단체의 저소득 계층에 대한 식량 지원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11일은 미국의 연방기념일 중 하나인 ‘베터런스데이(Veterans Day)’ 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서는 군 복무를 마치고 사회로 복귀한 재향 군인을 ‘베테랑(veteran)’이라고 부르는데요. 그들의 희생과 노고를 기리는 날이 바로 ‘베터런스데이’입니다.

진행자) 베터런스데이를 ‘재향군인의 날’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기자) 맞습니다. 이날 하루 미국 곳곳에선 참전용사와 퇴역 군인들을 기념하기 위한 기념식이 열리고요. 시가행진을 비롯한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리기도 합니다. 또 식당이나 상점 등에서는현역이나 제대한 군인들을 위한 다양한 무료 서비스 행사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진행자) 미국의 기념일을 보면 다 뜻깊은 유례가 있는데, 재향군인의 날은 어떻게 시작된 겁니까?

기자) 재향군인의 날은 1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18년 11월 11일, 독일이 항복하며 1차 세계대전이 종전된 지 1주년을 맞은 지난 1919년,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종전기념일(Armistice day)’을 선포하면서 유래됐습니다. 이후 1938년 연방 의회가 종전기념일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고요. 이후 모든 참전 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지난 1964년 의회는 종전기념일 명칭을 ‘베터런스데이’로 바꾸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재향군인들은 얼마나 되나요?

기자) 센서스 인구조사 집계에 따르면 1천800만 명에 달합니다. 미국에선 군인들을 우대하는 풍토가 자리 잡고 있다 보니 정부 차원의 지원은 물론 민간 차원에서도 재향 군인들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제도가 운영되고 있는데요. 사후에도 장병들 상당수를 워싱턴 D.C. 외곽에 자리한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합니다. 알링턴 묘지는 역대 대통령과 부통령을 비롯한 주요 인물들이 영면한 곳으로 참전용사 약 40만 명이 이곳에 잠들어 있습니다.

진행자) 재향군인의 날이 되면 미국 대통령이 바로 이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지요?

기자) 네. 알링턴 묘지에 있는 ‘무명 용사의 묘’를 찾아 헌화합니다. 신원 미확인 전몰 군인의 넋을 기리는 무명 용사의 비는 평소에는 일반인들의 접근이 엄격하게 제한돼 있는데요. 하지만 올해는 건립 100주년을 맞아, 알링턴 국립묘지 측은 지난 9일과 10일 이틀간 무명 용사의 묘를 개방하고, 일반인들이 와서 직접 헌화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무명 용사의 묘를 왜 일반인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 걸까요?

기자) 무명 용사의 묘는 ‘성역(hallowed ground)’이라고 역사학자인 팀 프랭크 씨가 VOA에 밝혔습니다. 이곳은 1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무명의 전사자뿐 아니라 미국의 모든 전쟁에 참전한, 모든 군인을 추모할 수 있는 곳으로 역사적인 가치가 크다는 건데요. ‘무명 용사 묘: 100년의 경의’ 저자인 필립 비글러 씨 역시 VOA에 “무명 용사의 묘는 미국에서 가장 성스러운 군사적 기념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무명 용사의 비가 100주년을 맞았다고 했는데 그러니까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건립된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914년~1918년까지 계속된 1차 세계대전 기간 10만 명이 넘는 미군이 전사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신원 확인이 어려워 유럽에 있는 미군 묘지에 안장했는데요. 1921년 11월 11일, 미군은프랑스에 묻혀 있던 신원 미확인 미군의 시신 1구를 송환해 알링턴 국립묘지에 첫 안장식을 가졌습니다. 이후 2차 세계대전과 6.25 한국 전쟁에서 전사한 미확인 미군 시신이 1구씩 추가로 안장됐고요. 또 베트남 참전 무명 용사의 시신도 안장됐지만,DNA 검사로 신원이 확인되면서 전사자의 고향으로 이장됐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성스러운 의미가 있는 무명 용사의 비, 그만큼 잘 관리가 되고 있겠죠?

기자) 네. 무명 용사의 비에 일반인 접근이 제한된 지난 약 80년간, 특별히 선발된 근위병들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하루 24시간 무명 용사의 비를 지키고 있는데요. ‘올드가드(Old Guard)’로 불리는 미 육군 3보병연대에서 경비를 맡고 있습니다. 무명 용사의 비는 또 상징성이 큰 만큼, 워싱턴을 찾는 외국 정상들이 찾는 곳이기도 한데요. 지난 5월, 미∙한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도 첫 일정으로 무명 용사의 묘를 찾아 헌화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대통령들도 재임 기간 여러 차례 무명 용사의 묘를 찾아 헌화하는 것 같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가장 먼저 찾는 곳이 바로 무명 용사의 묘인데요.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1월, 취임식이 끝난 후 무명 용사의 묘에 헌화했습니다. 또 전몰 장병들을 기념하는 ‘메모리얼데이’에도 대통령과 부통령 등은 무명 용사의 묘를 찾아 헌화하고 연설을 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올해 재향군인의 날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겠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등과 함께 무명 용사의 묘에 헌화했습니다. 무명 용사의 묘의 일반 공개 행사가 끝난 만큼, 이날 헌화 행사에는 초대받은 사람들만 참석했습니다.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국토안보부 청사 (자료사진)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국토안보부 청사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연말 연휴가 다가오면서 사람들의 마음이 서서히 들뜨기 시작하는데요. 하지만 연말에 테러를 조심하라는 경고가 나왔군요?

기자) 네. 국토안보부가 10일, 연말 연휴를 앞두고 국내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위험이 있다며 ‘국가 테러리즘 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국토안보부가 테러 주의보를 내린 건 올해 들어 4번째입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테러 공격 징후가 포착된 겁니까?

기자) 국토안보부는 구체적인 공격에 대한 믿을만한 정보가 있는 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등 종교적인 휴일을 맞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 잠재적인 테러 목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 초까지 극단주의자들이 상당한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국토안보부는 “미국은 다양하고 어려운 위협 환경에 계속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다양하고 어려운 위협이라면 뭘 말하는 겁니까?

기자) 특정 인종이나 민족에 대한 혐오가 동기가 된 테러나 해외 집단들로부터 영감을 받은 자생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등 국내 테러의 위험성이 커졌다는 설명입니다. 국토안보부는 특히 미국 내 극단주의 세력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 조치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 등에 대한 분노를 악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 안보 당국의 발표를 보면, 해외 세력보다는 자생 테러에 대한 우려가 점점 더 커지는 것 같더라고요?

기자 ) 맞습니다. 지난 2001년 미국이 9.11테러 공격을 받은 이후 국토안보부가 설립되면서 알카에다 등 국제 테러 조직에 집중했었는데요. 이제는 자생 테러 세력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고 ‘AP’ 통신은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그만큼 미국 내 상황이 변했다고 볼 수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불안 등에 대한 분노나 온라인을 통해 퍼져나가는 선전 활동 또는 음모론 등이 환경을 바꾸어 놓았다는 겁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티머시 랭건 반테러 담당 부국장도 지난주 하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자생 극단주의의 위험성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랭건 부국장은 지난 18개월간 국내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테러 위협이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수치로 보면 얼마나 되는 걸까요?

기자) 랭건 부국장은 국내 극단주의자들의 폭력 행위와 관련해 FBI가 현재 약 2천700건의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테러 위협은 소규모 조직의 단독 범행자들에 의한 것”이라며, 이들은 주로 온라인상에서 극단화되고, ‘소프트 타깃(soft target)’, 즉 불특정 다수를 공격하기 위해 쉽게 구할 수 있는 무기를 사용하는 행태를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테러 위협을 대처하기 위해 당국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요?

기자) 국토안보부는 FBI는 물론,주와 지역 법 집행 당국 그리고 해외 조직들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또 지역사회가 기반이 된 테러 예방 프로그램을 위한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푸드뱅크에서 식료품을 나눠주고 있다.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푸드뱅크에서 식료품을 나눠주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물가 상승, 그중에서도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지원 단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최근 지속되고 있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서, 식량 불안정을 겪고 있는 저소득 계층을 지원하는 ‘푸드뱅크(Food bank)’의 활동이 큰 도전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먼저 물가가 얼마나 오른 겁니까?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 6% 이상 오르면서 30여 년 만에 최대폭으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노동부는 10일,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6.2%, 전달 보다는 0.9% 각각 올랐다고 밝혔는데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 같은 달 대비 4.6%, 전달과 비교해서는 0.6%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식품 물가는 얼마나 많이 올랐나요?

기자) 10일 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에는 식품 물가 지수가 앞선 9월보다 0.9% 증가했고,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5.3% 올랐습니다. 몇 가지 구체적인 품목을 보면, 완두콩 캔과 복숭아 캔 가격은 거의 9% 올랐고, 참치 캔 가격은 6%, 그리고 오트밀의 가격은 17%나 올랐습니다.

진행자) 전반적인 식품 가격 상승이 결국 푸드뱅크의 지출 금액 증가로 이어지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캘리포니아주의 앨러미다 카운티 푸드뱅크는 식품 가격 상승으로 한 달에 6만 달러를 추가로 지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200만 kg의 식량 지원을 위해 한 달에 약 100만 달러를 지출하고 있습니다. ‘피딩 아메리카’의 케이티 피츠제럴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식품 가격이 올라가면, 식량 불안정을 겪는 사람들의 상황은 더 악화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푸드뱅크는 어떤 조직이죠?

기자) 푸드뱅크는 식품을 확보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현재 미국 전역에 약 200개의 푸드뱅크가 있는데요. 주로 기부와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운영됩니다. ‘피딩 아메리카(Feeding America)’ 설명에 따르면 푸드뱅크는 매년 약 43억 끼의 식사를 제공하는데요. 올해 2분기에는 6억 8천kg 상당의 식량이 배포됐습니다.

진행자) 푸드뱅크의 식량 지원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식량 가격 상승 외에 또 있습니까?

기자) 네. 먼저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인해 각종 식품 조달에 어려움이 있고요.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운송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특히 이는 운송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콜로라도 스프링스 푸드뱅크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땅콩버터 한 트럭분(1만8천kg) 운송 가격이 지난 2019년 6월보다 무려 80%나 올라 올해 8월에는 5만 1천 달러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식량 불안정을 겪고 있는 인구는 얼마나 되나요?

기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현재 식량 불안정을 겪고 있는 사람은 4천 200만 명 이상이고요. 이 가운데 어린이는 1천 300만 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식량 불안정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은 푸드뱅크와 같은 기구의 식량 지원 외에도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도 있죠?

기자) 맞습니다. 저소득층을 위한 식료품 비용 지원 혜택인 ‘보조영양지원프로그램(SNAP: Supplemental Nutrition Assistance Program)’, 일명 ‘푸드 스탬프’인데요. 이는 개인에게 식품 구매 비용을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월평균 121달러씩 지급됐는데, 지난달부터 157달러로 25% 올랐습니다. 이 지원에 해당하는 사람은 약 4천 200만 명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 기사는 AP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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