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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기밀문서 700쪽 이상 자택 보관...미 뉴욕 예비선거 현역 하원의원 2명 패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당시인 지난 2020년 4월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관한 문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당시인 지난 2020년 4월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관한 문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700쪽이 넘는 기밀문건을 자택으로 가져간 사실이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서한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뉴욕주 예비선거에서 현역 하원의원 두 명이 패했습니다. 이어서, 2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해 미국인의 가치관에 변화가 있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라라고에 상당한 양의 기밀문건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퇴임 후 백악관을 떠나면서 700쪽이 넘는 기밀문건을 자택으로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이 23일 공개한 서한을 통해 밝혀진 내용인데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에 대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압수 수색이 어떤 경위로 이뤄졌는지를 보여주는 서한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해당 서한은 언제, 누구에게 보낸 겁니까?

기자) 미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이 올해 5월 10일,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사 에반 코코런 씨에게 보낸 서한입니다. 서한은 데브라 슈타이델 월 NARA 권한대행 명의로 작성됐는데요. 월 국장 대행은 서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올해 1월에 반납한 15개 상자 분량의 자료에서 “기밀문건 표식이 된 문건은 100여 건으로 총 700쪽이 넘는 분량”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분량도 많지만, 매우 민감한 정보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월 대행은 지난 1월 회수한 자료에서 ‘특별접근프로그램(SAP)’으로 분류되는 문건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SAP는 1급 비밀 중에서도 가장 엄격한 보안을 요구하는 기밀로, 마라라고 같은 거주지가 아닌 안전한 정부 시설에서만 열람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원래는 이들 문건이 대통령 퇴임과 동시에 정부에 반환했어야 하는 문건이라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대통령기록법’에 따라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면 모든 공적인 자료를 정부 소유로 간주해 NARA에 제출해야 합니다. 하지만 월 대행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대통령 기밀 유지 특권’을 주장하며 문건의 일부를 보관하도록 허용해 달라고 주장했다고 밝혔습니다. 월 대행은 하지만 이를 거부하고, 법무부가 기록물에 대한 접근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서한에서 밝혔는데요. “기록물이 보관되고 수송된 방식에서 비롯된 잠재적 손상”의 가능성을 살펴보기를 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후 법무부는 실제로 추가 수사를 진행했죠?

기자) 네, 1월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NARA의 문서 반환 요구에 자진해서 자료를 반납한 것이었는데요. 하지만 기밀 내용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자 6월에도 마라라고에 있던 자료를 추가로 돌려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달 8일에 FBI가 법원의 승인을 받아 마라라고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건데요. 마라라고 지하 저장 공간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무실 등에서 기밀문서 11상자를 포함해 총 26개 상자 분량의 자료를 확보한 겁니다.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왜 이런 기밀문서를 돌려주지 않은 겁니까?

기자) 작년 1월 20일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전에 해당 자료들의 기밀을 해제했다는 것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기밀을 해제했다는 문서화된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NARA 측이 이렇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까지 공개한 건지 궁금하네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언론인 존 솔로몬 씨가 전날 해당 서한의 내용을 공개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수사에 관여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NARA가 23일 서한 전문을 공개한 건데요. 백악관 측은 바이든 대통령이 해당 수사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쪽에서는 마라라고 압수수색이 정치적 표적 수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법무부 수사 내용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기자) 법무부는 관련 수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건 취급과 관련한 불법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FBI는 수색 영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방첩법(Aspionage Act) 등 총 3가지 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승인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1917년 제정된 방첩법은 국가 안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정보 유출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측은 전 대통령에 대한 압수수색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압수 수색을 가능하게 한 근거를 설명한 진술서도 곧 공개될 예정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 언론사가 FBI의 진술서 공개를 법원에 요청함에 따라 법원은 진술서의 민감한 내용을 가린 편집본을 25일까지 제출하라고 정부에 명령했습니다.

미국 뉴욕 제12 연방 하원 선거구에서 민주당 예비선거에 나선 캐롤린 멀로니 의원이 23일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미국 뉴욕 제12 연방 하원 선거구에서 민주당 예비선거에 나선 캐롤린 멀로니 의원이 23일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23일 또 예비 선거가 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1월 8일 중간선거에서 각 당을 대표할 후보를 뽑는 예비 선거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지난 3월 텍사스주를 시작으로 40여 개 주에서 예비 선거가 끝났는데요. 23일에는 미국 동부 뉴욕주와 남동부 플로리다주에서 경선이 치러졌습니다.

진행자) 먼저 뉴욕주 경선 결과를 살펴볼까요?

기자) 네, 뉴욕주에서는 현역 연방 하원의원 2명이 패했습니다. 하원 12지구를 대표할 민주당 예비 경선에서 제리 내들러 하원의원과 캐롤린 멀로니 하원의원이 맞붙었는데요. 내들러 의원이 30 년간 하원 동료로 지낸 멀로니 의원을 꺾고 11월 중간 선거 후보로 나올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현 연방의원이라면 각자의 지역구가 있을 거 아닙니까? 어떻게 두 명의 현역 의원이 예비선거를 치르게 된 겁니까?

기자) 네, 선거구 재조정의 결과로 맨해튼 지역의 두 지역구가 합쳐지면서 같은 당의 현역 의원 두 명이 경선을 치르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두 민주당 중진 의원의 각축전에 많은 관심이 쏠렸는데요. 내들러 의원은 앞서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의 공식 지지를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해당 선거구는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인 만큼 11월 중간선거에서도 내들러 의원의 승리가 예상됩니다.

진행자) 이날(23일) 뉴욕 예비경선에서 패배한 또 한 명의 현역 의원은 누구입니까?

기자) 뉴욕주 17지구에서 먼데어 존스 하원의원이 연방 검사 출신인 대니얼 골드먼 후보에 패했습니다. 존스 의원은 초선 의원으로 공개적으로 동성애자임을 밝힌 첫 흑인 하원의원이라는 기록을 세웠었는데요. 하지만, 재선에 도전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이들 의원 외에도 뉴욕주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선거가 있었다고요?

기자) 네, 바로 연방 하원 19지구에서 열린 보궐 선거였습니다. 안토니오 델가도 하원의원이 지난 5월 뉴욕주 부지사가 되면서 생긴 공석을 채우는 특별 선거였는데요. 민주당 후보로 나선 팻 라이언 후보가 공화당의 마크 몰리나로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습니다. 뉴욕주는 전반적으로 민주당 세가 강하지만, 19지구는 경합지역으로 분류되는데요. 지난 대선에서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 지역에서 단 2%P 차이로 승리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결국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네요?

기자) 맞습니다. 해당 지역이 경합지역이다 보니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는데요. 특히 두 후보가 내세운 공약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민주당 라이언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낙태권 보장을 내세웠고요. 공화당 몰리나로 후보는 경제를 되살리겠다는 데 중점을 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언론은 뉴욕 19지구 보궐선거는 대법원의 보편적 낙태권 폐기 판례가 중간선거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게 될지 가늠해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뉴욕주의 주요 예비 선거 결과 살펴봤고요. 이제 플로리다주로 가 볼까요?

기자) 플로리다주에서는 주지사 예비 선거가 가장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공화당 소속으로 큰 지지를 받고 있는 론 드샌티스 현 주지사에 맞서 민주당 후보로 누가 선출될지가 관심사였는데요. 드샌티스 주지사는 현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더불어 가장 강력한 차기 공화당 대선 주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민주당 주지사 후보로 누가 뽑혔습니까?

기자) 민주당 내 첫 여성 주지사를 꿈꾸는 니키 프라이드 농무장관과 찰리 크리스트 연방 하원의원이 경합을 벌인 끝에 크리스트 의원이 승리했습니다. 크리스트 의원은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공화당 소속으로 플로리다주 주지사를 지낸 인물인데요. 지금은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꿔 활동하고 있습니다. 플로리다주 역시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축전을 벌이는 경합주로 손꼽히는데요. 역대 플로리다 주지사를 보면 민주당 소속이 더 많지만, 1998년 이후론 민주당 후보가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지난 12일 미국 뉴욕 시내에서 공연 티켓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 지어 서있다. (자료사진)
지난 12일 미국 뉴욕 시내에서 공연 티켓을 사려는 사람들이 줄 지어 서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2년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 기간을 거치면서 미국인의 삶과 생활에 관한 가치관에 변화가 있었다고 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코로나 대유행 기간, 미국인들이 어떤 요인을 삶의 우선순위로 생각하게 됐는지 확인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최근 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 결과 '건강'과 '사회적 활동'을 미국인들이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럼 내용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사람들의 가치관에서 최우선 순위에 오른 것은 어떤 거죠?

기자) 네. 바로 '건강'입니다. 코로나 대유행 기간 미국에서만 1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상황에서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꼽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는데요. 설문조사 응답자 가운데 26%가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은 공중 보건 예방 수칙을 잘 준수하든지, 건강한 생활방식을 더 강조하든지 어떻게든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보건 예방 수칙이라는 것은 어떤 것이죠?

기자)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응답자들 답변 내용을 보면 상점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일정 간격을 유지하거나 식사하기 전에 꼭 손을 씻는 것 등입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상황이 어떤지도 한 번 짚고 넘어가 볼까요?

기자) 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23일 현재 일일 평균 확진자 수가 약 9만 2천 명입니다. 지난 3월 2만 명대로 떨어진 것에 비하면 늘었지만, 1월 정점을 찍을 당시의 수치인 80만 명 대 보다는 낮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건강 외에 또 어떤 것이 사람들이 꼽은 중요한 부분인가요?

기자) 바로 '사회적 활동'입니다. 코로나 대유행 초기에는 일부 도시가 일정 기간 거의 폐쇄되기까지 했었죠? 그리고 폐쇄가 풀린 뒤에도 이전과 같은 대규모 운집 활동이 거의 중단됐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이런 제한 조치가 풀려서 일상생활이 차츰 회복되고 있는데요. 2년 만에 찾은 일상을 통해 사회적 활동에 대해 감사함이 더 커졌다고 합니다. 응답자 10명 가운데 2명이 대면 활동 재개와 대규모 행사 참여와 같은 일상의 사회적 활동이 이전보다 중요해졌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방금 설명한 이 '사회적 활동'이라는 것이 흥미롭게도 이중적인 부분이 있다고 퓨리서치센터가 지적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에 실시된 조사는 기관에서 미리 항목을 정해 놓고 그 가운데 고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적어 내는 형식으로 진행됐는데요. 사회적 활동이 중요해졌다고 답한 비율이 높게 나온 것과 동시에, 사회적 활동이 덜 중요해졌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놓게 나왔습니다.

진행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회적 활동이 코로나 대유행 기간을 거치면서 덜 중요해졌다고 답했나요?

기자) 네. 전체 응답자 가운데 35%를 차지했습니다. 이들은 코로나 대유행 기간, 사람들과 모이거나 외출하는 것이 본인 삶에서 덜 중요해졌다고 답했습니다. 여기에는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장소에 가는 것을 비롯해 여행이나 휴가, 쇼핑 등도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응답자들은 또 어떤 것이 덜 중요해졌다고 답했나요?

기자) 네. 많은 직장인이 공감할 수 있을 텐데요. 바로 사무실 출근입니다. 응답자 10명 가운데 1명이 이전처럼 사무실로 출근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답했는데요. 한 응답자의 경우 굳이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도 재택근무 등을 통해서 같은 일을 할 수 있다면서 자기 삶에서 사무실 출근이 덜 중요해진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서 나온 내용과 관련해서 지지 정당에 따라 응답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죠?

기자) 그렇습니다. 건강이 더 중요한 가치가 됐다고 답한 비율은 민주당 지지자 측에서 32%로 나와 공화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들의 응답률 17%보다 높았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활동이 덜 중요해졌다는 응답률은 민주당 지지층에서 45%로, 공화당 지지층의 22%보다 거의 두 배 가량 많게 나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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