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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 뒤흔든 제1차 오일쇼크 시작…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 탈세 유죄 평결

1차 오일 쇼크 당시 기름이 모두 떨어져 문을 닫은 주유소 (자료사진)
1차 오일 쇼크 당시 기름이 모두 떨어져 문을 닫은 주유소 (자료사진)

[진행자] 오늘은 10월 17일입니다. 오늘 ‘역사 속 오늘’에서는 1973년 아랍 산유국들의 석유 생산 감축 결정으로 시작된 제1차 오일쇼크를 돌아봅니다. 이어 미국에서 악명 높았던 갱단 두목 알 카포네가 탈세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사건을 살펴봅니다.

1. The First Oil Crisis Begins — 1973년 10월 17일

[진행자] 첫 번째 소식입니다. 1973년 10월 17일, 세계 경제를 뒤흔든 제1차 오일쇼크, 석유파동이 시작됐습니다. 당시 중동에서 벌어진 전쟁이 계기가 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973년 10월 6일, 이집트와 시리아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제4차 중동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욤키푸르 전쟁이라고 부르는 전쟁인데요.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자 아랍 산유국들은 석유를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0월 17일, 쿠웨이트에 모인 아랍 산유국 석유장관들은 석유 생산량을 즉시 5% 줄이고, 이후에도 매달 추가로 5%씩 감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결정이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가져온 제1차 오일쇼크의 중요한 출발점이 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석유 생산을 줄이기로 한 결정이 어떻게 전 세계 경제에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친 겁니까?

[기자] 당시 세계 경제는 석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자동차와 항공기뿐 아니라 공장과 발전시설에서도 석유가 중요한 에너지원이었는데요. 특히 미국과 서유럽, 일본 등 주요 산업국들은 중동산 석유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랍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하자 국제 석유 공급에 대한 불안이 커졌습니다. 여기에 미국 등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국가들에 대한 석유 수출 금지 조치까지 이어졌습니다. 10월 19일 리비아가 미국에 대한 석유 금수조치를 발표했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아랍 산유국들도 이에 동참했습니다. 이렇게 생산 감축과 수출 금지 조치가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가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진행자] 당시 국제 유가가 무려 네 배 가까이 올랐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어느 정도였습니까?

[기자] 1973년 가을 배럴당 약 3달러 수준이었던 국제 원유 가격은 이듬해 초 약 12달러 수준까지 상승했습니다. 불과 몇 달 사이에 네 배 가까이 오른 겁니다. 석유 가격이 오르자 휘발유와 난방유 가격도 상승했고, 운송비와 공장 생산비도 높아졌습니다. 이는 결국 각종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석유를 수입하는 국가들은 에너지 비용 증가와 물가 상승이라는 이중의 부담을 떠안게 됐습니다.

[진행자] 경제 전체에도 상당한 충격이 있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석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업들의 생산비가 증가했고, 소비자들의 생활비 부담도 커졌습니다. 동시에 경제 성장은 둔화되고 실업률이 상승했습니다.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침체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이 심각한 경제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물론 당시 세계 경제의 어려움이 모두 석유 파동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국제 통화체제의 변화와 인플레이션 등 여러 문제가 나타나고 있었는데요. 제1차 오일쇼크는 이러한 경제적 불안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됐습니다.

[진행자] 이 사건 이후 각국이 에너지 정책도 크게 바꾸게 됐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산업국들은 특정 지역의 석유 공급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 국가 경제와 안보에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1974년에는 주요 석유 소비국들이 에너지 정책을 협력하기 위해 국제에너지기구(IEA)를 설립했습니다. 미국도 비상 상황에 대비한 전략비축유 제도를 마련했고, 원자력과 석탄, 대체에너지 개발 및 에너지 효율 개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2. Al Capone's Guilty Verdict in Tax Evasion Case — 1931년 10월 17일

[진행자] 두 번째 이야기는 미국에서 마피아와 관련된 사건이네요?

[기자] 네, 미국 갱스터 영화의 단골 소재가 된 인물이죠. 바로 알 카포네입니다. 1987년 개봉한 영화 '언터처블'에서는 배우 로버트 드니로가 알 카포네를 연기했고, 케빈 코스트너는 그를 추적하는 수사관 엘리엇 네스 역을 맡았습니다. 카포네는 미국 금주법 시대에 시카고에서 활동했던 악명 높은 조직범죄 두목인데요. 1931년 오늘, 연방 법원에서 소득세 관련 범죄로 유죄 평결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알 카포네는 살인이나 폭력 범죄로 유명했던 인물 아닙니까?

[기자] 네, 알 카포네는 1899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났습니다. 젊은 시절 범죄 조직에 가담했고, 이후 시카고로 옮겨 활동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는 1920년부터 술의 제조와 판매 등을 금지하는 금주법이 시행되고 있었는데요. 술을 원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았기 때문에 불법 주류 사업이 크게 성장했습니다. 카포네는 이런 상황을 이용해 밀주 유통과 불법 주점, 도박 사업 등을 장악하며 세력을 키웠습니다. 1920년대 중반에는 시카고에서 가장 강력한 범죄 조직 가운데 하나를 이끄는 인물이 됐습니다.

[진행자] 알 카포네 하면 1929년에 발생한 '성 밸런타인데이 학살 사건'도 유명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1929년 2월 14일, 시카고의 한 차고에서 경쟁 갱단과 관련된 남성 7명이 총격으로 살해됐습니다. 일부 공격자들은 경찰관 복장을 하고 있었는데요. 이 사건은 미국 범죄사에서 가장 악명 높은 갱단 간 살인 사건 가운데 하나로 기록돼 있습니다. 당시 수사당국과 언론은 카포네 조직의 연루 가능성을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카포네가 직접 범행을 지시했다는 사실은 법정에서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은 시카고 조직범죄의 폭력성을 보여줬고, 카포네를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도 더욱 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그렇게 유명한 범죄자였는데도 수사당국이 쉽게 처벌하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카포네는 불법 사업을 운영하면서도 자신이 직접 범죄에 관여했다는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 했습니다. 또 범죄 조직 내부의 침묵과 증인에 대한 협박 등으로 수사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당시 수사당국은 카포네의 조직을 무너뜨리기 위해 여러 방향에서 수사를 진행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미국 재무부와 연방 수사당국은 카포네가 막대한 수입을 올리면서도 그에 따른 소득세를 제대로 납부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1927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불법 주류 거래에서 얻은 소득에도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진행자] 결국 1931년에 재판이 열렸는데요. 배심원단은 어떤 결론을 내렸습니까?

[기자] 재판은 1931년 10월 시카고에서 진행됐습니다. 담당 판사였던 제임스 윌커슨은 배심원 매수 가능성을 우려해 재판 과정에서 배심원단을 교체하기도 했습니다. 10월 17일 배심원단은 8시간 넘게 심의한 끝에 카포네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1925년부터 1927년까지 소득세를 포탈한 혐의 3건과 1928년과 1929년 소득세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혐의 2건이 인정됐습니다. 일주일 뒤인 10월 24일, 카포네는 총 11년의 징역형과 5만 달러의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수많은 폭력 사건에 연루됐던 조직범죄 두목이 결국 세금 문제로 장기간 수감되는 처지가 된 겁니다.

[진행자] 알 카포네는 이후 어떻게 됐습니까? 유명한 앨커트래즈 교도소에도 수감됐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카포네는 항소 절차를 거친 뒤 연방 교도소에 수감됐습니다. 처음에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연방 교도소에서 복역했고, 1934년에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앞바다에 있는 앨커트래즈 교도소로 이감됐습니다. 카포네는 수감 생활 중 건강이 악화됐고, 1939년에 석방됐습니다. 이후 플로리다에서 생활하다가 1947년 48세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아랍 산유국들이 석유 생산 감축을 결정하며 세계 경제를 뒤흔든 제1차 오일쇼크가 시작된 1973년 10월 17일, 그리고 미국의 악명 높은 갱단 두목 알 카포네가 탈세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1931년 10월 17일. 역사 속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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