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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석유 채굴 임대료 인상"…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매출 첫 감소


멕시코만에 있는 BP사의 유정탑 (자료사진)
멕시코만에 있는 BP사의 유정탑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연방 부지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시추하는 기업에 부담하는 비용을 인상할 방침입니다. 미국 최대 쇼핑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의 온라인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문을 연 오프라인 매장 수가 폐점하는 수보다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석유 시추와 관련해 새로운 방침을 밝혔군요?

기자) 네. 연방 정부가 관할하는 공공 토지와 수역에서 석유나 가스 등을 채굴할 경우, 기업에 부과하는 비용을 늘리는 방안을 미 정부가 내놓았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공공부지에서 기업이 시추하려면 돈을 더 내라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내무부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연방 정부의 석유∙가스 시추를 위한 임대 프로그램이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지적했는데요. 현재 수준으로는 기후 변화 대응 비용을 충당하지 못하고, 납세자들에게 공정한 보상도 하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현재 석유 시추 사용료는 어느 정도 되나요?

기자) 연방 공공용지에서 화석연료를 채취할 때 기업은 전체 이익의 12.5%를 정부에 지급해야 합니다. 하지만 내무부는 사유지나 주 정부 부지에서의 시추 사용료 수준으로 비용을 올릴 방침이라고 밝혔는데요. 또 시추하기에 앞서, 환경 부담금의 규모도 증액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시추 비용을 올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게 된 배경이 있겠죠?

기자) 네. 보고서는 공공 토지와 수역, 야생 구역에서의 석유와 가스 채굴로 인한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지역 사회의 보건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볼 때 유색인종이 환경 오염 피해에 불균형적으로 노출돼 있다며, 따라서 정부의 석유∙가스 프로그램의 근본적인 재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는 비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건가요?

진행자) 맞습니다. 뎁 할랜드 내무장관은 26일 성명에서 “우리나라는 모든 미국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기후 변화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내무부는 공공 토지와 수역을 관리하는 책임을 지고 있으며, 납세자들에게 공정한 보상을 돌려주는 한편, 기후 변화 영향을 줄이는 데 대한 책임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시추 비용을 얼마나 올릴지는 내무부가 밝혔습니까?

기자) 구체적인 비율이나 금액을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민간 연구소인 ‘미래를 위한 자원(RFF)’의 연구 내용을 인용했는데요. 기업 비용을 현재의 12.5%에서 18.75%까지 올리면, 오는 2050년까지 정부에 매년 10억 달러의 추가 수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만약 사용료를 25% 수준까지 올리면 그 규모가 매년 20억 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정부로서는 적지 않은 세수를 기대할 수 있는 건데, 시추 사용료 인상 방침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의 석유, 천연가스 산업을 대표하는 미국 석유협회(API)는 정부의 방침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미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석유 개발에 더 큰 비용을 요구한다면, 국내 유가 상승을 가중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환경 단체 쪽에서는 어떤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환경 단체 쪽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오히려 정부의 조처가 너무 약하다는 주장인데요. ‘생물학적 다양성 센터(CBD)’ 측은 기후 위기 상황에서 이런 미미한 변화는 의미가 없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이라면 뭘 말하는 겁니까?

기자) 공공용지에서의 시추 완전 금지를 말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연방 정부 소유의 모든 공공 토지와 수역에 대해 석유와 가스 채굴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었는데요. 이에 따라 시추를 위한 신규 임대를 중단했고요. 또 당국에 기존 체계에 대한 검토 지시를 내렸습니다. 내무부의 이번 보고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결과물인데요. 당초 내무부는 초여름에 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몇 차례 연기한 끝에 연말이 돼서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에도 석유 시추와 관련한 결정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멕시코만 일대에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를 허용하는 조처를 단행했습니다. 내무부는 지난 17일, 8천만 에이커, 그러니까 약 32만4천 ㎢에 달하는 면적을 석유, 천연가스회사들에 임대하기 위해 입찰에 내놓았고, 주요 석유 석유회사들이 일부 지역을 낙찰받았는데요. 정부는 연방법원의 결정에 따라 다시 시추 임대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지만, 환경 단체들의 반발이 뒤따랐습니다.

진행자) 비록 시추는 다시 허용하고 있지만, 기후변화 대응은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국정 과제 가운데 하나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할랜드 장관도 따라서 시추 사용료 인상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이라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또 화석 연료보다는 풍력과 태양열 등 친환경 에너지 산업을 연방 부지에 임대함으로써 미국 공공용지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시타델 아울렛에서 쇼핑객들이 블랙프라이데이 쇼핑을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시타델 아울렛에서 쇼핑객들이 블랙프라이데이 쇼핑을 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의 최대 쇼핑 대목은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블랙프라이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지난 26일, 금요일이었는데요.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매출 성적표를 한번 볼까요?

기자) 네. 매년 블랙프라이데이가 지나고 나면 얼마나 물건이 많이 팔렸는지가 관심사입니다. 해마다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올해는 약간 주춤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온라인 유통 분석업체인 ‘어도비 애널리스틱스’는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에 미국인들의 온라인 쇼핑 구매액이 총 89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전년도와 비교하면 얼마나 되는 건가요?

기자)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쇼핑 규모는 90억 달러였으니까 조금 줄었습니다.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매출이 전년보다 줄어든 건 올해가 처음인데요. 하루 전인 추수감사절 당일에 온라인 쇼핑 금액은 51억 달러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었습니다.

진행자) 온라인 쇼핑 총액이 줄어든 이유가 뭘까요?

기자) 미국인들이 예년보다 온라인 쇼핑을 일찍 시작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어도비 측은 분석했습니다. 미국에선 현재 물류 공급망이 차질을 빚으면서 물류 대란이 일고 있는 상황인데요. 연말에 원하는 상품을 얻지 못할 것을 우려한 미국인들이 이르면 9월이나 10월부터 연말 쇼핑을 시작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물류난을 우려한 기업들도 연말 할인 행사를 예년보다 빨리 시작했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소매협회(NRF)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60% 이상이 추수감사절 이전에 이미 연말 쇼핑을 시작했는데요. 어도비 측은 기업들이 할인 혜택을 이미 시작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연말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블랙프라이데이에 온라인 판매는 줄었는데, 매장 판매는 어땠습니까?

기자) ‘센서매틱솔루션’의 매장 유동량 분석 결과,블랙프라이데이 매장 방문자는 지난해보다 약 4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는 약 28% 감소한 수준입니다.

진행자) 블랙프라이데이라고 하면, 새벽부터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가 매장 문이 열리면 물밀듯 들어가는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데, 올해는 어땠습니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해 예전의 이런 쇼핑 대란은 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 지난 몇 년간 추수감사절 당일에도 문을 여는 상점이 점점 늘어나면서 추수감사절부터 많은 쇼핑객이 매장마다 붐볐는데요.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와 인력난 등으로 많은 상점이 추수감사절에는 문을 닫으면서 매출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지난해보다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매장을 찾은 사람이 늘었다는 거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물류난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의 배달이 지연될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매장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는 분석이고요. 또 배송비를 줄이기 위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매장에서 가져가는 ‘픽업(pick up)’ 서비스를 이용한 소비자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연말까지 쇼핑 시즌이 이어질 텐데요. 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월요일인 ‘사이버먼데이’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름처럼 사이버먼데이는 온라인 중심의 행사인데요. 연휴 이후라 재고는 한정돼 있지만, 할인 폭은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어도비는 올해 사이버먼데이 매출액이 102억~113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팬실베이니아주의 운동용품 전문 판매 체인점 '딕스' 매장 (자료사진)
팬실베이니아주의 운동용품 전문 판매 체인점 '딕스' 매장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방금 블랙프라이데이에 온라인 쇼핑은 전년보다 줄었지만, 매장 판매는 늘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미국인의 이런 쇼핑 경향의 변화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네. 올해 새로 문을 여는 매장 수가 문을 닫는 매장 수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시장조사 업체인 ‘IHL그룹’ 분석 결과를 인용해 지난 2017년 이후 폐점 매장 수가 개점 매장 수보다 많았지만, 올해엔 개점 상점 수가 4천 300개가량 더 많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진행자) 2017년부터 올해 전까지는 폐점되는 매장 수가 더 많았다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월스트리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폐점되는 매장 수는 개점 매장 수보다 약 1천 100개 많았고요. 2019년에도 폐점 매장 수가 650개 정도 더 많았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어느 부문에서 신규 매점 개장이 이뤄지는 건가요?

기자) 신규 매장 개점을 이끈 것은 대형 유통 체인입니다. 특히 눈에 띄게 매점 개장 수가 늘어난 곳은 주로 저가 제품을 판매하는 '달러 트리'와 '달러 제너럴'입니다. 올해 달러 제너럴은 1천 개 이상 매장, 그리고 달러 트리는 약 500개 매장이 더 늘어날 예정입니다.

진행자) 백화점, 혹은 특수 재화 매장 같은 경우는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네. 백화점이나 특수재화 매장의 경우 아직 폐점 매장 수가 개점 매장 수보다 약 470개 더 많습니다. 지난해에는 폐점 매장 수가 개점 매장보다 6천 800개 정도 더 많았는데요. 1년 만에 그 격차가 급격히 줄어든 겁니다.

진행자) 이렇게 매장 개장이 늘어나는 건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기자) 여러 가지 요소가 있는데요. 먼저 온라인에서 충족 시킬 수 없는 부분을 오프라인 매장이 충족시켜 주기 때문입니다. 운동용품 전문 판매 체인점인 '딕스'의 경우 매장에 운동화, 야구 방망이 등 단순히 제품만을 진열해 놓는 것이 아니라 최근에는 제품을 시연해 볼 수 있는 시설, 가령 ‘야구 배팅 케이지’라든지, 모의 암벽 등반 시설 등을 만들어 놓고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하고 제품을 살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요. 이 업체는 이런 체험형 매장을 800개 이상 더 만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물건을 써보고 구매하라는 말이군요?

기자) 네. 예를 들어 지난 2010년 온라인에서 시작한 남성 의류 전문 업체 '언턱잇' 역시 이런 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업체 대표는 원래 오프라인 매장을 열겠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는데요. 이후 제품을 직접 입어보고 또 만져보고 구매하고 싶다는 고객들의 요청이 이어져 현재는 90개에 달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고요. 2~3년 뒤엔 150개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진행자)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매장의 활동을 뒷받침하는 데 있어서 중요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죠?

기자) 맞습니다.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의 역할이 합쳐졌기 때문인데요. 매장이 물류 허브로서 역할을 하는 것과 동시에, 온라인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자신이 주문한 상품을 직접 찾아가거나 이를 반품할 때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하는 겁니다.

진행자) 오프라인 매장이 늘어나는 데에는 경제적인 이유도 한몫하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온라인 매장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에서 광고하려면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에서의 검색을 위한 비용과 콘텐츠 제작 비용 등이 들어가는데요, 월스트리트 신문은 소프트웨어 회사 '프로핏웰'의 분석을 인용해 지난 5년 동안 이 비용이 50% 가까이 급증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상품 배송 비용 역시 이 부분에 포함됩니다. 중앙 물류 창고에서 상품을 운송하는 비용보다 고객과 가까이 있는 각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배송하는 비용이 더 저렴하다는 설명인데요. 가령 대형 유통업체 '타겟'은 각 매점에서 고객에게 배송하는 비용이 물류 창고에서 배송하는 비용보다 평균적으로 40%가량 더 저렴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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