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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연대 심화 주목해야…두 나라 위협 동시 대응력 필수"    


중국과 러시아 해군이 산둥반도 주변에서 합동해상훈련을 실시했다. (자료사진)
중국과 러시아 해군이 산둥반도 주변에서 합동해상훈련을 실시했다. (자료사진)

미 하원 외교위원회가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미국과 유럽의 역할을 논의하는 청문회를 개최했습니다. 최근 강화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연대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아미 베라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태소위원장은 20일 최근 중국의 부상에 따른 유럽의 관여 확대 움직임을 환영한다며, 하지만 유럽 전략의 본질이 적극적인 반중국 태세는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 소속의 베라 소위원장은 이날 하원 외교위 아태소위와 유럽에너지 소위가 ‘중국과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협력’을 주제로 공동 개최한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베라 위원장 “대중국 전략, 공동가치 기반 대안전략 제시 필요”

베라 소위원장은 유럽의 대중국 전략은 한국이나 동남아국가연합(ASEAN) 일부 회원국들이 자국이 중시하는 가치에 따라 행동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베라 소위원장] “They are not choosing a positive Anti-China strategy. They're choosing a strategy based on the values that countries like Korea, or some of the countries in the ASEAN bloc really value. So I really do think it's imperative for us to present an alternate strategy.”

그러면서 향후 미국은 중국을 직접 겨냥하는 것에서 탈피해 인권이나 인간의 존엄 등 가치에 기반한 대안적 전략을 동맹들에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맷 퍼천 머카터 중국연구소 국장은 최근 중국의 인권 유린에 대한 유럽의 관여 확대나 영국,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인도태평양 내 군사활동 증가는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향후 대중국 전략 틀을 노골적으로 반중국 연대 형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유럽은 냉랭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보다 심층적인 외교가 요구된다고 말했습니다.

콘리 선임부회장 “미국과 유럽 동맹들 간 상호 조율된 접근법 필요”

워싱턴의 민간연구기관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헤더 콘리 유럽/유라시아 담당 선임 부회장도 중국의 도전에 대한 대응 방안과 관련해 미국과 대서양 동맹들 간 상호 조율된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 문제와 관련해 유럽의 입장을 모두 수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면서, 때론 동맹국들이 어려운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접근법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콘리 선임부회장은 강조했습니다.

[녹취 : 콘리 선임부회장] “We can't allow problems, like the Airbus Boeing dispute to go on for 17 years, we have to address them immediately. Tough allied love must be administered by the US from time to time to our allies. We shouldn't shy away from making tough and difficult points”

이날 청문회에서는 최근 한층 심화된 중국과 러시아 간 전략적 유대관계에 대한 향후 대응 전략을 묻는 질문들이 집중 제기됐습니다.

“중-러, 편의적 전략적 제휴관계 탈피 중…동시적 대처 역량 필수적”

콘리 선임부회장은 하나의 초강대국의 위협에만 대처하는 이른바 냉전시대 셈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미국과 동맹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대서양 동맹들은 유럽과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동시에 야기하는 도전들에 군사, 외교, 경제 분야에서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태세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그 동안 미국은 안일하게 중국과 러시아 간 관계를 ‘편의'에 기반한 전략적 제휴로만 간주해 왔다면서, 그러나 최근 두 나라는 군사부문 뿐 아니라 무기확산, 기술, 경제 측면해서 한층 지속가능한 관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 콘리 선임부회장] “I think the analytical community had been a little lazy to be honest with you. We kept calling this dynamic alignment, a marriage of convenience that this was something that we historically did not see evolving and I think we have to really now begin our assessment with a more enduring alignment. This is not an alliance let me be clear, but it is an alignment of interest between Moscow and Beijing…”

그러면서 두 나라 관계가 분명 동맹은 아니지만 최근 유럽과 인도태평양에서 이전보다 훨씬 지능적으로 미국과 동맹의 안보에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화당 외교위 간사인 스티브 채봇 의원은 중국과 러시아가 동시에 군사력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가 향후 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들의 국방비를 자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이상 지출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지 물었습니다.

러프 선임연구원 “유럽 동맹들, 방위비 인상 더 매진해야”

이와 관련해 피터 러프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 프랑스, 노르웨이가 잇달아 2% 이상을 지출하겠다고 발표한 점은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여전히 더 노력해야 한다고 답변했습니다.

러프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유사시 타이완 무력 침공 상황을 거론하면서, 미국은 현재 운용하고 있는 약 290척의 해군력으로 인도태평양 뿐 아니라 유럽 동맹군의 장거리 전개를 위한 보급지원을 동시에 고려해야만 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유럽의 동맹들이 병력 일부를 인도태평양으로 전개할 경우 러시아를 겨냥한 억제력 공백도 동시에 생각해야 한다면서, 향후 지속가능한 방위역량 증진을 위해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럽의 부담경감 노력, 인도태평양 억제력 개선에 도움” ”

러프 선임연구원은 북대서양조약기구의 병력 전개는 분명 도움이 되긴 하지만, 인도태평양은 기본적으로는 미국의 군사적 행동 반경에 속한 지역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 동맹들은 현재 대서양과 지중해, 수에즈 운하, 북인도양 등지에서 미국의 부담을 경감시킴으로써 미국이 인도태평양 문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콘리 선임부회장도 유사시 유럽 동맹의 인도태평양 군사적 관여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다만, 해양안보, 불법어선 단속 부문에서 이들 나라의 전력 전개는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와 미국, 일본, 호주, 인도로 구성된 이른바 역내 집단안보 구상 쿼드 간 연합훈련을 보다 확대하고 상호운용성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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