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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판문점 회동 1년...북한 긴장 고조, 대화재개 불투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만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만났다.

판문점 미-북 정상 회동이 1주년을 맞았지만 비핵화 협상은 장기 교착 상태에 빠졌고, 북한은 현재 대미·대남 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에 열려 있다는 입장이지만, 양측이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1년 전 6월 30일,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미-북 정상 회동은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의 물꼬를 다시 트는 듯 보였습니다.

[녹취:트럼프 대통령] “And a lot of really positive things are happening, and I’m glad you could be here to see it. But tremendous positivity.”

[녹취: 김정은 위원장] “각하께서 한 발자국 넘어오시면 사상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으시는 미국 대통령이 될 겁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당시 회동에 대해 “오랜 세월 불신과 오해, 갈등과 반목의 역사를 간직한 판문점에서 화해와 평화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음을 보여주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화해와 평화’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두 정상이 판문점 회동에서 합의한 실무 협상은 10월에야 가까스로 재개됐지만 또다시 결렬됐고, 이후 협상은 중단됐습니다.

올해 초 ‘새로운 길’을 천명한 북한은 ‘대미 강경노선’으로 돌아선 가운데, 리선권 외무상은 지난 12일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2주년 담화에서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핵 억제력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고 엄포를 놨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개인적 관계가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는 대가 없이 치적 선전을 위한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더해 북한은, 지금은 잠시 숨을 고르는 모습이지만, 최근 남북 통신선을 모두 차단하고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한반도 긴장을 높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에 ‘추가 도발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설정한 목표를 외교를 통해 진전을 이루는 데 여전히 열려 있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양측 모두 협상 재개 가능성을 아직 닫지 않았지만, 대화 재개를 모색하고 있다는 모습도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북한의 추가 도발과 전격적인 대화 재개 가능성 모두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 ‘AP’ 통신은 29일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대화 재개에 북한이 관심이 있다는 신호를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면서도, 11월 미 대선 이전 ‘10월 깜짝선물’ 가능성도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10월 깜짝선물’이 대화 재개일지 핵·미사일 실험 등 도발일지는 미 관리들도 확신하지 못 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통신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미 대선 직전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일부 동결하고 미국이 제재 일부를 해제하는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29일 VOA에,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녹취:테리 연구원] “Because if you look at all the threats coming out of North Korea recently on inter-Korea relations, it was under Kim Yo-jong’s name. It wasn't really Kim Jong Un right up front. I was thinking that Kim Jong Un might be still looking for a possible deal with President Trump…”

최근 북한의 대남 위협 발언들이 모두 김여정의 명의로 나왔으며 김정은 위원장은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 가능성을 여전히 모색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설명입니다.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또 ‘트럼프-김정은’이라는 이례적인 리더십 조합도 고려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코로나

대응과 인종갈등 문제 등으로 정신이 없지만 재선에 더욱 절박해지면 북한과 ‘막판 거래’를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등 군사적 도발은 추가 제재를 부를 것이라며, 제재 완화와 비핵화 진전 필요성에 대해 미국과 고위급 협상을 하는 것이 북한에 이익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상적으로는 미-북 고위급 협상이 11월 이전에 열려야 하고 이런 대화를 통해 추가 진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며, 이런 방안이 추가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 보다 ‘더 바람직한 시나리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 평화연구소의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북한이 미 대선 이전에 ‘초기 합의’를 이룰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프랭크 엄 연구원] “I won't say it's impossible, but I think it's fairly unlikely...because of what seems to be inflexible positions on both sides…”

미국과 북한 모두 협상 교착의 근본 원인인 비핵화 조치와 제재 완화를 놓고 유연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엄 선임연구원은 또 북한과의 합의가 ‘노 딜’보다는 낫겠지만 선거 국면에서 유권자의 시선을 끌 만한 정치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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