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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미 국방예산 삭감압박 심화 전망…"저위력 핵폭탄 등 사업 차질" 


미국 워싱턴 인근의 국방부 건물.
미국 워싱턴 인근의 국방부 건물.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은 미국에 새 행정부가 들어서는 내년에도 큰 변화가 없을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에 따른 미국의 국방예산 삭감이 향후 방위 셈법에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합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24일 외교안보 분야 요직 인선에 대해 설명하면서, 불필요한 군사적 충돌을 피하면서 적대세력을 견제하는 것이 미국을 안전하게 지키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중국과 러시아와의 패권경쟁을 염두에 둔 안보 셈법의 큰 그림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세부 접근법에서는 한정된 예산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이 강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에 따른 내년 예산과 패권경쟁에 대처하기 위한 국방예산 배정 사이에서 저울질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로즈 전 차관보 “차기 행정부, 국방예산 삭감셈법 고심 깊어질 것”

프랭크 로즈 전 국무부 군축·검증·이행 담당 차관보는 26일 VOA에 “내년도 국방예산 실질 증가율은 0% 이하를 기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지정학적 환경에 따른 도전들을 고려할 때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 로즈 전 차관보] “ I think defense budgets are likely to remain flat. And therefore there's going to be challenges. Because we're going to have to do three things. One, we're going to have to modernize our nuclear deterrent. Two, we're going to have to recapitalize our conventional forces, and Three we will have to invest in new technologies like outer space. And quantum computing artificial intelligence… We're in a very, very difficult and challenging geopolitical situation. So we're going to have to balance our priorities…”

바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한반도 사드(THAAD) 배치에 직접 관여한 로즈 전 차관보는 특히 핵 억지력 현대화 계획과 재래식 전력 재편, 우주와 인공지능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계획이 직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예산 배정은 미국의 최우선 과제를 균형 있게 편성할 수 있는 견실한 심의과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도노반 차관 “5년간 예산 실질 증가율 0% 유지도 선방”

로드 차관 “저위력 핵폭탄 생산 타격...내년 조달계획 차질”

미 국방부는 앞서 내년 회계연도 예산으로 약 7천160억 달러를 의회에 요청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 확산 여파에 따른 예산삭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매튜 도노반 미 국방부 인사-준비태세 담당 차관은 지난 4월 “향후 5년간 실질 증가율이 0%로 유지되더라도 만족할 것”이라며 군 현대화 계획 차질을 우려한 바 있습니다.

미 의회 상원과 하원은 최근 내년도 국방예산 확정을 위한 국방수권법안(NDAA) 문안조정에 나선 가운데 세부내역을 놓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극명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엘렌 로드 국방부 획득지속 담당 차관은 지난 9월 상원 군사위에 출석해 하원이 의결한 예산은 당장 개량형 저위력 핵폭탄인 B61-12와 장거리 원격 핵순항미사일 (LRSO)에 적용될 W80-4 핵탄두 조달 일정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브루스 베넷 “민주당, 저위력 핵무기 억지력 셈법에 부정적”

세이모어 전 조정관 “잠수함 발사 핵무기 예산삭감 가능성”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의 많은 의원들은 특히 저위력 핵폭탄이 미국에 위험을 야기하는 것으로 여기면서, 광범위한 위력을 가진 핵무기로 억지력 유지는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베넷 선임연구원] “Many people in the Democratic Party, which would be the house, that's the house controlled by the democrats feel that the tactical nuclear weapons, that the lower yield nuclear weapons create a danger of the United States thinking that it could use nuclear weapons…they want nuclear weapons to be strategic only”

총력전이 아닌 국지전에서의 저위력 핵폭탄 투사 선택지는 대통령에게 실전 사용을 검토하도록 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민주당의 전통적 핵 억지력 셈법에 대한 이 같은 분석에 동의하면서도, B61-12, W80-4, 차세대 핵순항미사일 개발 등 구체적인 예산 내역에 따라서는 입장이 각각 다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B61현대화 계획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수립됐다며, 민주당 내에서도 북한, 중국, 러시아 등을 겨냥해 깊은 지하 속 갱도를 타격하기 위한 저위력 핵폭탄의 제한된 억지 효과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 세이모어 전 조정관] “US should have a low yield weapon in its arsenal. And I think that was the intent of the B61. It was to develop to have on hand in case it was necessary, a low yield weapon that could be used against particular targets, including targets in North Korea, and China and Russia, and so forth, heavily fortified underground targets”

다만,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민주당 주류는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신형 저위력 핵폭탄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라며, W80-4나 차세대 핵탑재 해상 기반 순항미사일 개발 예산의 대폭 삭감 또는 폐지가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핵 전면전 발생 시 핵 운반체계 삼축 중 선제타격으로부터 가장 생존성이 큰 잠수함의 저위력 핵폭탄 투사는 위치를 쉽게 노출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전략무기의 핵무기 보복, 이른바 세컨드 스트라이크 능력 상실을 야기할 위험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민주당 내 샌더슨 계파, 국방삭감 움직임 주도 전망

데이비드 맥스웰 “공화당 상원 사수한다면, 영향 제한적”

한편,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민주당 내 진보 성향 의원들이 국방예산을 삭감해 국내 사회정책에 전용하도록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의 패권경쟁 환경이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바이든 당선인은 최적의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주장했습니다.

[녹취 : 맥스웰 선임연구원] “The progressive wing of the Democratic Party, of course, wants to cut the budget, to shift those resources to social programs. This is what a president has to do. You know, he's got to make the right decisions. Now, if the Republicans in the Senate remains Republican, then President Elect Biden will be moderated in his decision making by a Republican Senate.”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경우 권력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관점에 따라 미국의 정책 결정은 중도적 선택을 취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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