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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한, 신리 지역 예의주시”…전문가 “북한 미사일 생산 증가 따른 지원 시설인 듯”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분담을 넘어'(Beyond parallel)가 지난 5일 발표한 북한 신리 '탄도 미사일 지원 시설' 관련 보고서에 삽입된 위성 사진.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분담을 넘어'(Beyond parallel)가 지난 5일 발표한 북한 신리 '탄도 미사일 지원 시설' 관련 보고서에 삽입된 위성 사진.

미국과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지원 시설이 완공 단계에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신리 지역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생산을 크게 늘리면서 이에 필요한 종합 지원시설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 당국은 미국의 북한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가 최근 낸 보고서에서 제기한 ‘신리 탄도미사일 지원시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준락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VOA’에 북한 군사정보를 공개할 순 없지만 미-한 정보당국이 해당 시설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분단을 넘어’는 현지 시간으로 5일 웹사이트에 올린 보고서에서 신리 지역 시설 가운데 천장이 높은 건물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즉 ICBM인 화성-15를 비롯해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을 수용할 만큼 충분히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이 시설이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고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과 관련 발사대, 지원 차량을 쉽게 수용할 정도로 크기가 큰 한 지하시설 옆에 건설됐다고 했습니다.

해당 시설은 평양 순안공항 남서쪽에 있는 ‘신리’라는 곳에 위치해 있고 평양에선 북서쪽으로 17㎞ 떨어져 있고, 평양의 탄도미사일 부품 제조공장과 가깝습니다. 북한은 이 시설을 2016년 중반부터 건설해 완공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박사는 완공 후 상황을 지켜봐야 정체가 더 분명해지겠지만 북한이 추구하고 있는 미사일 다양화와 대량생산화에 따른 종합 지원시설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춘근 박사] “생산이 확 늘어날 때는 조립이 안 끝난 부품들을 조립하는 과정이나 그걸 모듈로 해서 이러저리 조합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예비 부품 확보하는 게 필요하고 연료나 이런 것들을 종합해서 놓는 게 필요하고 이런 것들이 기술이 필요한 거고 또 워낙 부품들이 수 백, 수 천 가지가 되니까 그것을 잘 아는 전문가 집단이 필요해요. 그래서 지원시설 같은 게 필요하죠.”

북한은 ICBM급부터 전술용 미사일에 이르기까지 미사일 다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미사일 생산 규모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엔 이른바 ‘신형 미사일 4종 세트’를 순차적으로 공개하면서 자신들의 미사일 역량 강화를 외부사회에 과시하고자 했습니다.

신종 전술무기인 이들 4종 세트에는 일명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과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로 불리는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신형 초대형 방사포 등이 포함됐습니다.

군사전문가인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이 시설이 부대 실전배치를 앞두고 미사일을 최종 조립하고 성능 테스트하는 시설로 추정했습니다.

신 대표는 수도인 평양과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은 것은 외부 노출에 다소 취약하더라도 인근 부품공장은 물론이고 외국에서 은밀하게 부품을 조달하기 편리하도록 교통 인프라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신인균 대표] “순안비행장에서 가깝고 그래서 여러 가지 미사일 부품들을 항공편으로 밀수했을 때 공항에서 오는 거리가 가깝고 그리고 항구하고 가깝고, 남포항하고. 선박 편으로 밀수해왔을 때 거리 이런 여러 가지 여건 때문에 여기가 저장고라기 보다는 임시로 마지막에 조립해서 현장으로 보내는 곳이기 때문에 교통을 우선시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한국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 부형욱 박사도 미사일 개발 또는 조립 시설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부 박사는 ‘분단을 넘어’가 이 시설에 대해 이미 알려졌거나 예상되는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과 이동식 발사대, 이동식 거치대의 유지나 보관 등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전략 미사일들을 저장하고 발사 준비태세를 갖춘 시설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부 박사는 북한의 전략 미사일 보관시설은 개마고원이나 자강도, 양강도의 북-중 접경 산악지역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신리는 외부 공격이나 탐지에 취약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부형욱 박사] “ICBM급 전략적 자산은 중국과의 접경 지역에 건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잖아요. 한-미가 타격을 할 때 중국 견제가 들어올 수 있으니까 북한 입장에선 그런 쪽에 건설하는 게 더 유리한 것으로 생각이 드는데 이쪽은 평야 지역이고 수도에 가깝고 해서 신리에 북한의 미사일 자산을 집중시킨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부분이 아니냐는 판단입니다.”

ICBM과는 관련성이 낮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자문연구위원은 6일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시설이 “ICBM 보다는 확장한 평양 순안공항을 방어하기 위한 시설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조 위원은 “순안비행장을 확장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방어할 수 있는 미사일 기지, 미사일 부대들을 배치했을 것”이라며 “이는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시설에서 ICBM을 쏜다고 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평양 순안공항은 2015년 7월 제2청사를 준공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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