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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 대선 결과 보도 없어…"결과 공식 발표까지 신중할 듯"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9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연설했다.

북한이 아직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보도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당선인과의 관계 등에 따라 보도 형태를 달리하기도 했습니다. 오택성 기자가 과거 미 대선 결과에 대한 북한의 보도를 정리했습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제 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가운데,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9일 현재 이에 대한 어떤 보도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2000년 이후 진행된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북한은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해당 소식을 보도해 왔습니다.

북한, 조지 부시 당선,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보도
2002년 '악이 축' 발언…재선 결과 이름 호명 없이 간접 보도

지난 2000년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엘 고어 민주당 후보의 대결은 선거 직후 당선자가 가려지지 않고 재검표 요구로 가는 등 연방대법원에 가서야 승자가 확정됐습니다.

당시 북한은 투표가 실시된 11월 7일 이후 한 달이 훌쩍 지난 12월 16일에야 조선중앙방송 보도를 통해 논평 없이 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중앙방송은 “이로써 플로리다주의 문제성 있는 많은 표들에 대한 해명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연방 최고재판소의 판결로 공화당 입후보자 부시의 당선이 확정되게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과 북한의 관계는 2002년 시정연설에서 나온 북한 ‘악의 축’ 발언 이후 냉랭해졌고, 이는 부시 전 대통령의 재선 이후 이를 보도하는 북한의 태도에서도 나타났습니다.

당시 노동신문은 보도가 아닌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이 당대표단을 긴급히 미국에 파견키로 하고…(중략), 재선된 미국 대통령에게 잘 보여 환심을 사고 그의 힘을 빌려 기어이 집권야망을 실현하려는 흉심이 깔려 있다”며 부시 전 대통령의 이름 언급없이 재선된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조지 W. 부시 전 미 대통령. (자료사진)
조지 W. 부시 전 미 대통령. (자료사진)

북한, 오바마 전 대통령 당선 시 '신속 보도'
2008년 첫 당선 땐 '이틀' 만에 전해

바락 오바마 전 대통령 당선 때 북한의 보도는 이와는 대비됩니다.

2008년 미 대선 당시 북한은 조선중앙TV 보도를 통해 당선 결과 발표 이틀 만에 신속하게 보도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2008년 11월)] “공화당 후보인 상원의원 매케인을 많은 표 차이로 물리쳤습니다. 버락 후세인 오바마는 내년 1월에 제44대 미국 대통령으로 정식 취임하게 됩니다.”

특히 상대방을 크게 이겼다는 표현에 대해 당시 전문가들은 공화당 후보의 당선보다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바란 북한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하기도 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북한 사이에 직접적인 갈등이 표출되지 않은 가운데 치러진 재선 투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은 2012년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대선 결과 발표 사흘 만에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 등을 통해 “선거 결과 민주당 후보인 현 대통령 바락 오바마가 공화당 후보인 미트 롬니를 누르고 대통령으로 다시 선거됐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013년 1월 20일 백악관에서 존 로버트 미국 대법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 선서를 하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공개 취임식은 21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렸다.
지난 2013년 1월 20일 백악관에서 존 로버트 미국 대법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임 선서를 하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공개 취임식은 21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렸다.

트럼프 당선 첫 보도서 이름 생략 후 '새 행정부' 표현
이어진 여러 논평에서 미국과 한국 편가르기 시도

북한은 지난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듯한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대선 결과 발표 이틀 만에 노동신문을 통해 이를 보도하긴 했지만 “내년도에 집권할 새 행정부에 주체의 핵 강국과 상대해야 할 더 어려운 부담을 씌워놓았며”며 ‘트럼프’ 당선인의 이름 언급없이 ‘새 행정부’라고만 표현했습니다.

이후 등장한 논평에서는 트럼프 정부와 한국 정부를 갈라 놓으려는 듯한 표현이 여러 차례 등장했습니다.

노동신문은 해당 보도 이후 약 2주뒤 논평을 내고 “트럼프의 당선과 관련하여 (한국의) 괴뢰들이 가장 당황해하고 불안감을 금치 못하는 문제는 다름 아닌 미국과의 동맹과 북핵 압박 공조의 기틀이 흔들리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45대 대통령이 지난 2017년 1월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45대 대통령이 지난 2017년 1월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비전통적인 대통령에서 전통적인 대통령으로 복귀 중”
“북한, 공식 발표 전까지 대선 결과 보도 신중할 것”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한 보도를 내 놓는데 신중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Well, here we have a very untraditional president moving back to a traditional president. I think they're first going to see how is this election going to play out. 'Is Biden actually the president', or 'will the lawsuits and things that President Trump has put forward create a different dynamic and actually lead to an up ending of the election or installing in the election.”

고스 국장은 현재 미국은 매우 비전통적인 대통령에서 전통적인 대통령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실제 대통령이 될지 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하고 있는 소송 등을 통해 다른 역동성을 만들어낼 지 일단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북한은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부터 제재 완화 등을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아 그의 당선을 그다지 반겨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They're probably not too happy about that. So, I suspect that North Korea is not happy. The question is how long is it going to be before they express their displeasure.”

고스 국장은 북한이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데 얼마나 오래 걸릴지가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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