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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주요 언론들, 북한 도쿄올림픽 불참 결정에 "한국의 대화 재개 희망 무너뜨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문재인 한국 대통령,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참석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문재인 한국 대통령,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참석했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결정에 큰 관심을 보이며 관련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도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 대화 재개를 바랐던 한국의 희망을 무너뜨렸다고 전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6일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결정으로 “한국과 다른 나라들이 고립된 나라(북한)와 공식적인 접촉을 할 수 있는 드문 기회가 박탈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한국 당국자들은 도쿄올림픽이 남북한 고위 대표들이 스포츠 이상의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바랐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 대화가 진행되고,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과의 만남까지 이어진 과거 상황을 언급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북한의 불참 결정은 “3년 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번 올림픽이 고립된 (북한) 정권과의 대화를 재개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한국 정부의 희망을 무너뜨린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때 남북 공동입장이 성사되고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참석했던 과거 상황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북한이 한국, 미국과의 대화를 중단한 상황이라며 “올림픽 해빙에 대한 희망은 아마도 비현실적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AP’ 통신은 북한의 불참 결정으로 미-북 대화와 남북 대화를 되살리려는 희망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최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북한이 도쿄올림픽에 참가한다면 김정은 위원장이나 김여정 제1부부장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발언을 소개했습니다.

해외 주요 외신들도 일제히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결정이 남북 대화 재개에 대한 한국의 희망을 좌절시켰다고 보도했습니다.

토마스 바흐(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지난 2018년 1월 스위스 로잔 IOC본부에서 남북한 당국자들과 진행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국의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왼쪽은 김일국 북한 체육상 겸 민족올림픽위원장.
토마스 바흐(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지난 2018년 1월 스위스 로잔 IOC본부에서 남북한 당국자들과 진행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국의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왼쪽은 김일국 북한 체육상 겸 민족올림픽위원장.

‘AFP’ 통신은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결정으로 “현재 교착 상태인 (북한과의) 대화 과정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또 북한의 불참 결정에는 일본의 대북정책에 대한 항의의 성격도 있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일본이 미국과 함께 북한의 인권과 제재와 같은 민감한 사안들을 거론한 데 대한 북한의 불만이 도쿄올림픽 불참 결정의 한 배경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로이터’ 통신은 북한의 불참으로 2018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유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미 주요 언론들은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이유와 관련해, 코로나 사태에 취약한 열악한 보건 체계와 극심한 경제난에도 주목했습니다.

‘AP’ 통신은 자국 내 코로나 감염 사례가 없다는 북한의 일관된 주장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보건 인프라 등을 감안할 때 북한이 코로나 사태로부터 완전히 벗어났는지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외부 분석들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북한의 국경봉쇄 조치는 핵무기 프로그램으로 인한 미국 주도의 제재와 막대한 군비 지출 등으로 인해 이미 쇠약해진 북한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소개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결정엔 “코로나 감염증 대유행에 대한 북한의 편집증이 반영돼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작년 초 중국과의 국경을 폐쇄하고 무역을 제한해 엄청난 경제적,인도적 비용을 치뤘다고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도 공중보건체계가 열악한 북한은 작년 초부터 국경을 폐쇄하는 등 코로나 사태에 대한 엄격한 조치를 취했다며, 북한은 코로나 감염 사례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외부 보건 전문가들은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CNN’ 방송은 북한의 올림픽 불참은 1984년 로스엔젤레스 올림픽과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코로나 유입을 막기 위해 지난해 외부 세계와의 모든 관계를 거의 단절하기로 결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방송은 또 평양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따르면 해외 외교관들과 구호단체들은 일상생활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어 최근 대거 해외로 탈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대규모 코로나 발병 사례를 보고하지 않았고 발병 징후도 나타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단 한 건의 발병 사례도 없다는 북한이 주장을 의심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5일 체육성이 운영하는 '조선체육'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 올림픽위원회가 총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세계적인 보건 위기 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쿄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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