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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북-중 밀착 배경과 전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월 베이징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위해 인민대회당에서 환영행사를 열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전 세계 이목이 미국 대선에 쏠려있는 사이 북한과 중국이 조용히 밀착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은 최근 60만t의 식량과 비료를 북한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과 중국의 밀착 행보는 6.25 전쟁 70주년을 계기로 가시화됐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2일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 인민지원군 열사릉원을 찾아 참배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중국 인민지원군 참전 일흔 돐을 맞아 중국 인민지원군 열사릉원을 찾아 경의를 표하시었습니다.”

평양에서 동쪽으로 90㎞ 떨어진 이 곳은 6·25 전쟁 당시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부가 있던 장소로, 전사한 마오쩌둥 중국 주석의 장남 마오안잉의 유해가 묻혀 있습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을 중국 단둥에 보내 항미원조열사릉과 기념탑에 헌화했습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도 지난달 23일 이례적으로 인민지원군의 한국전쟁 참전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연설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한국전쟁을 `미 제국주의 침략전쟁’으로 규정했습니다. 특히 “중국의 주권, 안전, 발전 이익이 침해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중국 인민은 반드시 정면으로 통렬한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들어 친서도 자주 주고받으며 ‘혈맹관계’를 과시했습니다.

두 정상은 지난달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서로 축전과 답전을 주고받으며 양국 간 친선관계를 더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9-10월 두 달간 무려 6차례 친서를 주고받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북한이 이렇게 접근하는 것은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말합니다.

중국은 미국의 ‘중국 때리기’에 대응해 반미세력을 결집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이란, 베네수엘라는 이미 확보했고, 6.25 참전을 명분삼아 북한을 확실히 잡아 놓으려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한미연구소 연구원은 미국이 타이완을 활용해 중국을 견제하듯이 중국도 북한을 미국에 대한 `견제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래리 닉시 박사] “China may some degree North Korea turn more provocative toward US…”

북한도 중국이 필요합니다. 현재 북한은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와 코로나 사태, 그리고 태풍으로 인한 수해로 삼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의 대선 결과 정권교체가 이뤄질 경우 비핵화 협상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북한은 경제난을 완화하고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중국에 밀착할 필요가 있다고, 한국 한동대 박원곤 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대선 이후 바이든이 됐든 트럼프가 됐든 북한과의 협상밖에 방법이 없으니까요, 미국 행정부도. 그럴 경우 북한이 중국과 관계가 좋다는 것은 협상이 장기화하더라도 중국을 통해서 지원을 받으면 자신들이 자력갱생과 정면돌파가 가능하다라는 그런 얘기거든요. 또 미국 입장에선 미-중 관계를 생각하니까 북한을 중국으로부터 떼어놔야 하는 부분도 있는 거고요.”

북-중 밀착은 중국의 대북 식량과 비료 지원으로 가시화 되고 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중국발 식량 유입 현황과 관련해 “중국에서 상당히 들어오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났을 때 약속했던 식량 60만t 지원을 거의 다 이행했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전했습니다.

시 주석은 지난해 6월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습니다.

일본 `아사히’ 신문도 3일 중국이 식량 외에 대량의 비료까지 제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올해 북한에 지원한 식량은 50만∼60만t이며 비료는 55만t에 달합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인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중국이 식량을 지원하는 것은 북한을 안정화 하려는 의도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Make sure North Korea stable..”

식량 60만t은 엄청난 분량입니다. 만일 식량을 25t 트럭에 실어 북한에 제공했다고 하면 2만4천 번이나 수송을 해야 합니다. 또 3만t급 화물선으로 수송할 경우 20번 정도 운항을 해야 합니다.

이 정도 규모의 식량 수송은 미국 정보당국의 눈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미 정부는 중국의 대북 식량 제공에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켄 고스 국장은 미국과 중국이 이 문제를 별도의 채널로 조용히 논의했고, 미국도 이를 문제 삼지 않기로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US may have talk to China privately and US also doesn't want instability in North Korea…”

전문가들은 올 말이나 내년 1월께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이번 대선으로 미국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비해 중국과 북한 수뇌부가 만나 공동의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래리 닉시 박사는 말했습니다.

[녹취: 래리 닉시 박사] ”Kim Jung-un going to Beijing…”

또 다른 이유는 북한의 8차 노동당 대회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미 경제계획 실패를 인정하고 내년 1월 열리는 8차 당 대회에서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경제발전 계획을 세우려면 외화와 물자, 기술 도입이 전제돼야 합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중국을 방문해 미리 경제원조를 확보하려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미 대선 이후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가 북한 문제를 우선적으로 다루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비핵화 조치와 함께 대북 제재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또 미-북 관계와 남북관계 개선도 가능합니다.

두 번째는 북한 문제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리는 경우입니다. 특히 미국의 새 행정부가 정책 재검토를 할 경우 내년 봄 이후에나 북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지연되고 제재 등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북한은 미사일 시험발사 동결 조치 즉, 모라토리엄을 파기할 수도 있다고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Because I think Kim Jong Un may decide to break moratorium, especially if Biden is elected.”

북한과 중국의 밀착이 향후 한반도 정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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