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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미-북 10월에 ‘옥토버 서프라이즈’?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15일 워싱턴의 민간단체 '애틀랜틱카운슬'과 온라인 대담을 하고 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미국과 북한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모종의 접촉을 재개하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어떤 조짐이 있으며, 이것이 ‘옥토버 서프라이즈’ 즉, ‘10월의 이변’이 될 수 있을지,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오랫동안 교착 상태에 있는 미-북 간 접촉설을 촉발한 것은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의 최근 발언입니다.

폼페오 장관은 지난 15일 워싱턴의 민간단체에서 연설하면서 “(북한과 관련해) 공개적으로는 조용하지만 여전히 많은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다”며 자신은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폼페오 장관] “It’s gone quiet publicly, but there’s still lots of work going on, work going on between ourselves, our allies in the region, the Japanese, the South Koreans,

같은 날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도 아시아 지역 기자들과의 전화간담회에서 ‘북한의 자연재해 피해’와 관련된 질문에, “홍수와 태풍 등 북한의 현 상황과 관련해 다시금 비핵화의 필요성을 되짚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11일 워싱턴의 민간단체에서 행한 화상연설에서 국무부가 “북한과의 외교적 돌파구 마련에 전념하고 있다”며, 미국과 북한 모두에 이익이 되는 결과를 달성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 국무부 고위 관리들의 이런 발언은 대북 인도주의 지원을 명분으로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자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스콧 스나이더> “Basically US indicate open to engage humanitarian aid…”

일부에서는 아예 미국과 북한이 이미 물밑접촉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북한에서 대미, 대남 외교를 관장하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두 달 가까이 공개 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것을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그동안 한국, 미국과의 정상회담은 물론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 지도에도 대부분 동행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7월 27일 정전협정 기념일을 기해 열린 노병대회 참석을 끝으로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췄습니다.

앞서 김여정은 지난 7월10일 “조-미 수뇌회담 같은 일은 올해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미국 독립기념일 기념행사를 수록한 DVD를 개인적으로 꼭 얻으려 한다”며 대미 접촉 의사를 내비친 바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김여정이 막후에서 미국과의 접촉을 지휘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ISSUE 921 WKC-ACT3>[녹취: 조한범 박사] “김여정뿐 아니라 모든 미국 라인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리선권, 최선희, 최강일이 안 보입니다. 옥토버 서프라이즈, 이미 김여정이 미국에 대화를 제의했기 때문에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에는 ‘옥토버 서프라이즈’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10월이라는 ‘옥토버’와 ‘놀랄만한 일’이라는 뜻의 ‘서프라이즈’ 가 결합된 이 표현은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뭔가 큼직한 뉴스를 내놔 반전 효과를 노리는 것을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옥토버 서프라이즈’가 미-북 양측의 이해관계에 맞아 떨어진다고 말합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3일 치러지는 대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여론조사에서 5% 정도 뒤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시점에 북한 핵 문제의 실마리를 푼다는 소식을 내놓는다면 선거에 다소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교수] ”Big breakthrough will be very helpful but just announcement of more talks is..”

트럼프 대통령의 ‘옥토버 서프라이즈’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백악관에서 자신의 중재로 이뤄진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 (UAE)와 바레인 관계 정상화 협정 조인식을 가졌습니다.

‘10월 이변’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좋은 기회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우선 11월 3일 미국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거나,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는 결과 중 하나가 나옵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3년간 트럼프 대통령과 쌓은 친분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한층 강경한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과 처음부터 다시 핵 협상을 시작해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고 해도 곧바로 미-북 협상이 재개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는 정책 재검토를 이유로 몇 달간 시간을 끌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 입장에서는 선거 이전에 미국과 뭔가를 시작해 놓고 11월 대선 결과를 맞는 편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브라운 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Small kind of deal may be just talking…”

게다가 북한은 대북 제재에 코로나 사태, 그리고 연이은 수해와 태풍으로 3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으로부터 식량을 받아내고 조만간 제재가 풀릴 것이라는 희망을 주민들에게 주는 것은 김 위원장으로서는 구미가 당길 것이라고, 조한범 박사는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김정은 위원장은 현재 위기 상황이고, 인민들에게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데, 자체 복원력은 절망적이죠, 그렇게 보면 북-미 관계 성과를 가장 원하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다.”

문제는 미국과 북한이 10월 중 무엇을 주고 받을까 하는 겁니다.

현재 워싱턴에서는 두 가지 관측이 있습니다.

하나는 미국과 북한 양측 모두 가장 아쉬운 것 즉, 비핵화와 제재 해제를 맞바꾸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CNI) 국장은 1차로 북한 핵 시설 폐기와 `스냅백’ 방식으로 대북 제재를 푸는 방안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지아니스 국장] ”Snapback is most sensible to US and no risk...”

스냅백 방식이란 조건이나 기한을 정해놓고 제재를 풀었다가 이를 위반하면 다시 제재를 가하는 것을 말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미국을 방문하는 겁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워싱턴에서 폼페오 장관과 회담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카지아니스 국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카지아니스] ”If She is now negotiator, in portfolio, and advise her stay Washington…”

이밖에 미-북 연락사무소, 미-북 비핵화 실무 협상 재개, 대북 인도적 지원 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북 접촉과 ‘옥토버 서프라이즈’를 회의적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습니다.

북한 내부를 오래 관찰해온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CNA) 국장은 트럼프 진영과 바이든 진영 모두 북한에 “아무런 진지한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겠냐고 반문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Neither Trump administration or Biden campaign said anything…”

1990년대 국무부 북한담당관을 지난 케네스 퀴노네스 박사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원하는 것을 들어줄 능력이 없다며, 북한이 현 시점에 미국에 접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퀴노네스 박사] ““I have absolutely no confidence that Trump has ability…”

스콧 스나이더 국장은 지금은 양측이 암중모색하는 단계라며, 10월에 어떤 일이 있을지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미-북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본격적인 진전은 내년 초에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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