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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북한 경제발전 계획 성공하려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북한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제 7기 제 6차 당 전원 회의를 주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북한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제 7기 제 6차 당 전원 회의를 주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 수뇌부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실패를 시인하고 내년 1월 새로운 경제계획을 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경제계획이 실패한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을 최원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실패를 인정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경제전략 실패를 공개 시인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계획되었던 국가 경제의 장성(성장) 목표들이 심히 미진되고 인민생활이 뚜렷하게 향상되지 못하는 결과도 빚어졌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은 북한이 22년 만에 채택한 경제계획이었습니다.

앞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수 차례에 걸쳐 5년 또는 7년 단위의 ‘국가 경제발전 계획’을 추진했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자 1990년대 중반부터는 아예 경제계획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12년 집권한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난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겠다고 주민들에게 약속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그 해 4월 15일 태양절 열병식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녹취: 김정은] “우리 인민이 다시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며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자는 것이 우리 당의 확고한 결심이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개혁’ 조치들을 부분적으로 도입했습니다. 공장과 기업소에는 독립채산제가 도입됐고, 잉여생산물 처분과 임금 결정의 자율성이 커졌습니다.

또 무역을 장려하는 한편 농업에는 분조제를 도입했습니다.

어율로 외국 자본과 기술을 들여오기 위해 평양, 원산, 금강산 등에 13개 경제개발구를 만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한국 남북물류포럼의 김영윤 박사입니다.

[녹취: 김영윤 박사] ”김정은 위원장이 들어서면서 당 일꾼들을 모아놓고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경제관리 시스템을 가져오라고 얘기했어요, 전체적으로 새로운 포맷을 시도하겠다고 한 거지요.”

북한 당국의 이런 경제개혁 노력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2014년 북한은 석탄 수출 11억 달러를 포함해 31억 달러의 물자를 수출했습니다.

또 개성공단을 통해 노동자 임금 1억 달러, 노동자 해외 송출을 통해 2억 달러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북한은 2012년 평양에 창전거리를 건설한 데 이어 은하과학자거리(2013년), 위성과학자주택지구 (2014년) 미래과학자거리 (2015년)를 잇따라 조성했습니다.

자신감을 갖게된 김정은 위원장은 2016년 5월 평양에서 열린

7차 노동당 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입니다.

[녹취: 중방] ”인민경제 전반을 튼튼히 하고 나라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은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북한은 2017년 9월 6차 핵실험을 실시한 데 이어 그 해 11월 미 본토 공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5형을 발사했습니다.

그러자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그 해 12월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2397호를 채택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위한 돈줄을 차단했습니다.

이 결의는 북한의 최대 외화벌이 수단인 석탄과 철광석, 수산물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물론 대북 정제유 수출을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했습니다.

안보리의 고강도 제재는 북한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 큰 충격을 가했습니다. 우선 경제개발에 필요한 자금줄이

끊겼습니다. 북한 무역의 90%는 중국과의 거래에서 이뤄지는데 북한의 대중 수출이 붕괴됐다고 할 정도로 감소했습니다.

2017년 북한의 대중 수출은 2억2천만 달러로, 전년도 (16억5천만 달러)에 비해 90% 가깝게 줄었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올 1월 시작된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북한 경제에 2차 충격을 가했습니다. 북한은 1월 말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북-중 국경을 봉쇄했습니다.

국경이 갑자기 차단돼 밀가루, 식용유, 설탕, 비료같은 생활필수품이 들어오지 않자 물가가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의 북한전문 매체인 ‘아시아 프레스’에 따르면 지난 연말 kg당 4천100원 선이었던 쌀값은 2월 초 5천 670원까지 올랐습니다. 또 kg당 1천 800원선이었던 옥수수(강냉이)도 6월 24일 2천 400원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북한의 식량 사정이 악화된 것같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쌀을 사기 힘들 때 옥수수를 구매했는데 최근 옥수수 값이 크게 올랐다는 겁니다.

[녹취: 뱁슨 전 고문] “The general population, if they can’t afford rice…”

이렇듯 고강도 제재와 코로나 사태에 시달리다 김정은 위원장이 9월 19일 당 전원회의에서 경제전략 실패를 인정한 겁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작성 중인 새로운 경제계획이 성공하려면 세 가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합니다.

첫째는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 제재가 풀려야

합니다. 지금처럼 석유와 외화 자금줄이 끊긴 상황에서는 아무리 좋은 경제계획을 세워도 경제를 살릴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따라서 경제를 살리고 싶으면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결단을 내려 미국과 마주 앉아 제재를 풀어야 한다고,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I think we of course hope Kim to do that…”

두 번째 조건은 시장경제를 받아들이는 겁니다. 국제사회에서 지난 50년간 가장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룬 두 나라가 중국과 베트남입니다.

중국과 베트남은 모두 사유재산 확대와 민간 기업 육성을 통해 커다란 발전을 이뤘습니다.

따라서 북한도 적극적인 시장화를 통해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북한경제 전문가인 미 남부 조지아 주립대학의 그레이스 오 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 그레이스 오 교수] ”Privatization actually increase productivity because it provide incentives…”

특히 브라운 교수는 국영기업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김책제철소부터 거의 모든 기업소와 공장이 국가 소유입니다.

문제는 공장과 기업소가 생산성이 낮고 비효율적이라는 겁니다.따라서 국영기업을 민영화하는 것이 경제개혁의 첫 걸음이라고 브라운 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 윌리엄 브라운 교수]”That system broke down badly in 90s..”

세 번째는 북한 농업의 현대화입니다. 농업 부문에는 300만 명의 농민이 종사하고 있는데 생산성은 20년째 제자리 걸음입니다.

따라서 북한도 중국을 본받아 협동농장을 개혁해야 한다고 조지아 주립대학의 그레이스 오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녹취: 그레이스 오 교수] “Privatization is actually done by Chinese government and productivity has increased so North Korea…”

북한이 내년 1월 어떤 새로운 경제발전 계획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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