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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한인 여배우, 북한 여성 인권 다룬 영상연극 제작   


북한 소녀의 가족애와 탈북 여정, 어린이가 본 북한 정권을 그린 연극 '나를 팔아요: 나는 북한에서 왔어요' 공연 장면.

매주 금요일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입니다. 북한 여성과 아동의 인권을 1인 극으로 미국에 알렸던 한인 여성 극작가 겸 배우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미 대학가를 두드리고 있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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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미 북동부 뉴저지 주의 한 소극장에서 1인 다역을 소화하며 열연했던 한인 여성 극작가 겸 배우 백소라 씨.

[공연 녹취] “엄마, 나를 팔아, Sell me!…너 이거, 정말 쉬워! 청소하고 빨래하고.. “

백소라 씨는 자신이 직접 쓰고 출연한 1인 창작극 “나를 팔아요: 나는 북한에서 왔어요”에서 북한 어린이와 여성의 참담한 인권 사례를 연극으로 만들어 무대에 올렸습니다.

[공연 녹취] “ Hello, let me see….”

병든 어머니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사과를 팔며 돈을 버는 주인공 소녀 지선.

병환이 깊어가는 어머니를 보며 안타까워하던 지선은 증국인 남성에게 시집을 가면 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속임수에 빠져 탈북을 감행하고, 브로커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2020년 공연 녹취] “It happened so quick. I could not stop.. 거지 같은 년! He kicked me again! And again.”

당시 ‘국제 인권예술 축제(International Human Rights Art Festival)’에 출전했던 이 연극은 15세 북한 소녀의 가족애와 탈북 여정, 어린이와 여성의 시각으로 본 북한 정권의 잔인함과 북한 주민의 상황을 담아냈습니다.

극도로 두렵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을 용감하게 이겨내는 북한 소녀의 의지도 연극의 중요한 메시지였습니다.

공연 당시 임신 34주 차인 상황에서 무대에 올랐던 백소라 씨.

[녹취: 백소라] “그 때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너무 놀랬죠. 탈북자의 이야기였는데. 북한에서 살고 있는 환경도 너무 말이 안 되고, 누군가가 이야기를 해야겠다. 중요한 이야기니까. 그러다 보니까, 내가 이야기를 해야겠네..”

이후 1년이 지난 현재, 백소라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로 확산된 상황에서 당시 공연은 필연적이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백소라] “코비드 상황 직전에.. 임신 34주였죠. 극장에서는 5월 6일 중 선택하라고 했었는데, 고민하다가 이건 쉬면, 늦추면 안된다는 책임감이 컸거든요. 임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거죠. 만약에 그 때 하지 않았다면, 아직까지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죠..”

무거운 몸을 이끌고 작품을 완성했던 백 씨는 다시 한 번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상황을 도전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오기 전에 세웠던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인데, 이런 상황이 없었다면 지금쯤 미 대학들을 돌며 학생들에게 북한 소녀 지선이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녹취: 백소라] “대학 투어를 하는 것인데, 대학교들이 지금 문을 닫았고, 그러면 내가 뭘 할 수 있지? 버츄얼로 만들어야 겠다. 이 얘기에 대해서 정말 어웨어니스를 키우는 게 제가 하고 싶은 일이거든요. 이 코비드라는 게 그걸 막으면 안 된다는 것은 확실히 알았던 것 같아요.. “

백소라 씨는 조명과 음향, 화면, 배우의 연기 등 연극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모든 장면을 여러 대의 카메라로 찍어 영상화 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관객과 배우가 같은 공간에서 함께 호흡하는 연극만의 묘미와 감동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고민한 끝에 지난해 함께 작업했던 제이미 반 다이크 무대감독과 새로운 시도를 감행한 겁니다.

무대 위 주인공을 바라보는 관객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전체 장면도 담기 위해 6대의 카메라를 다양한 각도에서 사용했고, 겨울 폭설 속에서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연극 당시 북한과 중국, 과거와 현재로 전환될 때마다 암흑 천지인 북한,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 통곡하는 북한 사람들, 눈보라, 중국 교회, 유흥업소를 상징하는 상징물이나 그림이 벽에 비춰치는 등 다양한 효과를 사용해 극적인 감동을 더한 바 있습니다.

반 다이크 감독은 이런 연극적 요소를 제대로 담기 위해 작업 시간을 늘리는 등 강행군을 이어갔습니다.

대면 리허설 횟수를 최소로 줄이고 비대면 온라인 모임을 병행했는데, 백소라 씨는 20년 가까이 배우로 살면서 집에서 리허설을 이렇게 진행해 본 적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가족과 모두의 안전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무사히 작업이 진행돼 기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반 다이크 감독은 미국의 무대예술 산업 전반이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명예로운 일에 참여했다는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녹취: 제이미 반 다이크] “We are very honored to help share the stories of North Korean defectors. We hope that as storytellers we are bringing awareness to this humanitarian issue and offering our..”

잔인한 정권으로부터 탈출할 용기를 가진 사람들에게 닥치는 위험은 미국인으로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소감도 밝힙니다.

반 다이크 감독은 무엇보다 체포 시 처벌, 교도소, 심문, 인신매매, 착취 등의 위험을 무릅쓰고 엄청난 비용을 들여 자유를 찾은 사람들이 한국에만 3만 3천 명이 넘는다며, 이런 상황을 당연시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 다이크 감독은 연극과 영화적 요소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방식’의 이번 작품이 대학생들에게 새로운 방식의 영상연극을 경험하고 북한 인권 상황을 배우는 중요한 시간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북한 여성들이 처한 인권 상황을 알릴 목적으로 제작된 영상 연극 “나를 팔아요: 나는 북한에서 왔습니다”는 이제 미국의 대학가를 두드리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1차 홍보에 들어갔고, 오는 3월 17일 뉴욕 브룩클린의 킹스보로 커뮤니티 칼리지 여성센터에서 첫 행사를 열게 됐습니다.

킹스보로 커뮤니티 칼리지의 프란시스 로빈슨 여성센터 디렉터는 VOA에 ‘여성 역사의 달’인 3월에 매우 적합한 주제이며 여러 교수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정규수업 시간에 공연을 소개한다고 말했습니다.

50분 분량의 공연을 감상한 후 학생들과 제작진의 질의응답이 이어지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자신을 흑이라고 말하는 로빈슨 디렉터는 여성 인권 문제에 대한 논의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여성들에게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로빈슨 디렉터는 “지금 세상에서 길을 찾으려면 여성이 강해져야 한다"며 자신은 "북한 여성들의 자유를 위한 싸움이 놀랍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프란시스 로빈슨] “I'll just say that women have to be really strong to find our way in our place in this world. So I wasn't at all surprised to learn that women in North Korea, you know, fight for their…”

아프리카 여성들이 자유를 위해 싸우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무슬림 여성들도 자유롭게 살기 위해 싸우고 있다는 겁니다.

로빈슨 디렉터는 이번 기회는 타인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한국인 학생이 많지 않은 학교에 좋은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킹스보로 커뮤니티 칼리지에 이어 뉴저지 주에 있는 윌리엄 패터슨대학 여성센터에서도 3월 여성 역사의 달, 교내 아시아 문화 축제의 일환으로 비대면 행사가 마련됐습니다.

백소라 씨와 제이미 반 다이크 감독은 미국 대학들에 홍보 자료를 꾸준히 보낼 계획입니다.

북한 인권 문제가 각자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 됐다고 말하는 두 사람은 작업기간 동안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느끼고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백소라 씨는 수 년 전 자신을 두드려준 이름 모를 북한 여성들의 고통과 강인한 용기의 이야기들로 인해 겸손과 삶의 감사함을 배우게 된 것처럼 북한 소녀 지선이의 이야기가 청년들의 마음을 두드려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녹취: 백소라] “어떤 주제가 와서 문을 두드리는 거에요. 저한테 올 수도 있고 다른 정치가도 할 수 있죠. 그런데 그 문을 열고 그것을 받아주는 사람이 있었을 때 그 주제가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죠. 타이밍도 있고, 맞는 사람을 찾아야 한느 것이에요. 저는 제가 이걸 찾았다기 보다 이 주제가 저한테 왔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명예롭게 생각해주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할 수 있는 한에서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항상 생각하는 것 같아요. 가장 유용하게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 같아요. ”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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